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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61호] 영국, 정부의 정책 결여로 디지털방송 준비에 혼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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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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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말경에나 디지털 시대에 접어드는 미국보다 1년이나 앞선 올해 가을쯤이면 영국이 디지털 지상파방송(Digital Terrestrial Television, DTT)을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영국의 최대 프로그램공급사인 Carlton과 Granada가 손을 잡아 설립한 BDB가 무려 3개의 멀티플렉스(Multiplex)를 운영하는 최대 사업자로 허가받았다. 이로써 디지털방송 시장의 구조는 일단 확정되었고 BBC, ITV 등 앞서 선정된 멀티플렉스 사업자들과 더불어 출범 준비에 부산하다. BBC는 이미 '96년에 '디지털시대의 선택 확대(Independent Choice in the Digital Age)'라는 상세한 계획을 제시한 데 이어 '97년에 다시 디지털 서비스 계획을 내놓는 등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ITV, Channel 4, Channel 5 등 민영방송에 뉴스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ITN(Independent Television News)이 불과 방송 개시 몇 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뉴스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를 보여주는 조감도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튜어드 피비스 ITN 사장은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디지털이 방송 뉴스 프로그램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방송은 또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상세한 그림을 제시했다.
디지털방송 시장의 기본구도 확정 멀티서비스를 위해 디지털방송의 화면은 마치 컴퓨터 화면처럼 꾸며진다. 화면 하단과 오른쪽 벽에 인터넷의 웹브라우저 같은 내비게이션 도구들이 표시된다. 이 도구들은 텔레비전 리모콘에 장착된 커서와 같은 키로 작동된다. 화면 아래쪽에 있는 내비게이션 도구의 메뉴들은 Video-On-Demand (VOD) 기능을 지시한다. 이 메뉴에는 '뉴스', '생활 정보', '스포츠', '오락', '시사 정보', '드라마', '교양' 등 장르에 따른 다양한 선택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접근할 수 있는 각 부문별 정보들은 Demand-On 또는 Near- Demand-On에 가까운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제공된다. 화면 오른쪽 벽에 수직으로 표시되는 내비게이션 도구는 시청자들이 그 정보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정도를 표시한다. 즉 시청자가 원하는 정도에 따라 더 많고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선택한 뉴스프로그램에서 방송되고 있는 기사를 좀더 상세하게 보고 싶다면 오른쪽의 커서를 움직이면 된다. 이런 식으로 뉴스는 물론 현재 방송되고 있는 광고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인 방송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뉴스 가운데 나온 수도물 단수 소식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면 뉴스에 나오고 있는 '파이프 공사' 부문을 리모콘의 커서키로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단수가 어느 지역에는 언제 실시되고, 언제 수도물 공급이 재개될 것인지, 어떤 제한 조치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런 경우의 정보는 일단 텍스트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멀티서비스는 텍스트 정보 외에 추가 음성 서비스도 가능하게 해 준다. 예를 들어, 의회에서의 수상의 연설이나 발언이 나오는 <웨스트민스터>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내용에 대해 더 많은 수상의 발언을 듣고 싶을 경우 역시 해당 커서키를 누르면 된다. 이 경우, 현재 방송되는 화면은 정지화면으로 바뀌고 원하는 이슈에 관해 수상이나 야당 당수가 행한 발언 가운데 방송에 나오지 않은 부분이나 다른 곳에서 행했지만 같은 이슈에 관한 발언 등을 더 들을 수 있다. 또 조금 전에 방송에 나간 수상의 발언도 마치 테이프를 재생하듯이 다시 들을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추가 정보가 정지화면이나 텍스트 정보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동화상과 함께 제공된다. 현재의 테크놀로지는 아직 완전한 동화상을 재현하기 어렵다. 쌍방향 정보도 가능하다. 생활정보에서 '여행' 메뉴를 선택하면 시청자는 원하는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여행지를 선택하면 그 곳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여행사의 광고까지 함께 볼 수 있다. 물론 광고정보를 통해
여행 가격에서부터 어떤 형태의 패키지가 가능한가 하는 여행 상담까지 할 수 있다. 광고의 경우, 광고주는 이를 통해 확실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우디' 자동차 광고가 방송되었을 때 시청자가 무료 시승을 원한다고 화면의 메뉴를 조작하면 시청자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아우디' 대리점에서 무료 시승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런 시청자의 경우 직접 구매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디지털 지상파 방송의 주파수 대역 때문에 심층정보 제공에 한계 미국에서는 현재 Time Warner사가 플로리다의 올랜도에 있는 케이블텔레비전 방송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VOD 서비스를 시험중이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이와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인 텔레텍스트가 기존의 지상파방송을 통해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면서 제공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지상파 주파수 가운데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이용해서 텍스트 형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ITN 시청자들은 현재 이 텔레텍스트 서비스를 통해 지역 날씨, 각종 스포츠 경기 결과 및 그 외 지역 정보 등을 제공받고 있다. 퍼비스 사장은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좁은 주파수 대역 때문에 ITN이 제공할 수 있는 보다 깊이 있는 심층정보 제공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광대역 주파수가 가능한 디지털 위성방송의 경우에는 거의 인터넷에 버금가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 접속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현재 프랑스의 Canal Plus가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하이웨이'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하이웨어'는 디지털 지상파방송과 비교하면 훨씬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수십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운신의 폭이 넓다. 예를 들어, 알파벳 순으로 개별
프로그램 정보를 저장하고 뉴스 목록이나 스포츠 영화 등을 축적해, 시청자들이 원할 때마다 실제 방송시간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시청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뿐만 아니라 마치 비디오의 예약녹화 기능처럼 디지털방송 수신을 위한 디코더에 일주일 동안의 프로그램 수신 예약을 지시할 수도
있다. 정부는 기본원칙만 제시하는 수준 한편, 올 가을에는 디지털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BSkyB의 디지털 위성방송도 거의 동시에 문을 연다. 따라서 영국의 디지털방송은 처음부터 격렬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도 정부의 확고한 정책 제시가 없어 시작하기도 전에 혼란에 빠져 있다. 첫번째 문제는 디지털방송들이 수신 필수 장비인 디코더에 대해 각기 호환성이 없는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BSkyB의 프로그램 공급을 받게 될 BDB의 경우 BSkyB의 시스템과 호환성이 없는 Seca사의 디코더를 선택했다. BSkyB 측은 시청자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BSkyB는 이미 영국에서 튼튼한 시장을 구축해 놓았고 시청자들은 머독의 자회사인 NDS가 개발한 디코더를 이용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BDB가 다른 시스템을 선택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추가 부담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직까지 기본입장만 내놓고 있을 뿐으로 '디지털 디코더는 디지털 지상파방송, 디지털 위성방송 어느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디코더의 호환성(Interoperability) 원칙만을 주장하고 있다. 디코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처럼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면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만일 정부가 BSkyB와 다른 시스템을 선택할 경우, 시청자들은 머독이 주장하는 대로 추가 부담이라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만일 시청자들이 이런 손해를 감수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는 곧 디지털 지상파방송이 처음부터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BSkyB의 디코더를 선택할 경우 이는 두말할 것 없이 머독이 디지털방송의 출입구를 완전히 장악하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머독의 시장 독점을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현재 영국 정부는 디지털방송과 관련하여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완전히 디지털로 이행하는 시점(switch-off date)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원칙만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방송 개시 5년 후 또는 전체 가구의 50%가 디지털방송 수신장비를 갖추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아날로그방송을 중단하고 완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담당부처인 미디어문화체육부의 크리스 스미스 장관은 "명확한 전환 시점이 결정되기 전에 디지털방송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스미스 장관이 전환 시점을 밝히기 전에 디지털방송을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의 명확한 정책 제시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네라(Nera)'라는 한 독립기구는, 정부가 아날로그방송의 종료 시점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할수록 디지털방송의 조기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이상적인 시기는 디지털방송 시작 후 10년에서 15년이라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5년' 안을 내놓은 정부의 생각대로 디지털방송이 단기간 내에 정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영국의 디지털방송은 일단 시동은 걸어놓았지만 일정 수준의 속도를 내는 데까지는 많은 장애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우/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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