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9호] 고전을 계속하는 아시아의 케이블TV 사업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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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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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케이블비전(SCV)는 1995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1996년 말까지 23%, 7년의 독점기간이 끝날 때까지 50%의 보급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첫해 14%, 개업 2년째인 1997년 6월 15%, 실계약수 5만으로 예상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SCV는 영어 외에 현지어 프로그램도 충분히 갖추고, 출자자인 미국 Cablevision으로부터
사장을 영입하여 미국식 시스템경영의 노하우에 따라 영업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먹혀들던 방법도 싱가포르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미국식 마케팅 기법이 통하지 않는 아시아의 케이블TV 시장 초대 사장은 개업 1년 만에 2500만 달러의 적자를 남기고 퇴사했다. 이유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그의 미국식 사업방식이 현지인 동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업분석가들은 사업부진의 이유를 미국에서의 마케팅 기법이 싱가포르에서는 통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케이블TV라고 할 때, 소비자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케이블TV를 도입한 SCV는, 우선 소비자에게 케이블TV가 무엇인지를 납득시킨 다음 사업을 시작했어야 했다. 지금에서야 SCV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케이블TV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케이블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어떤 미국인은 홍콩의 실업가에게 "텔레비전을 '보는' 정도라면 차라리 마작을 하고 놀아라"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이 미국인은, 40년 간 정부가 관장하는 텔레비전에 길들여진 아시아인들은 텔레비전에 대해 '정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뿐, '오락'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아시아인에게 텔레비전에 돈을 들인다는 의식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텔레비전에 돈을 들인다는 생각이 없는 이상 해적 시청이 성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로그램을 복사한 비디오테입이 순식간에 시장에 나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기법의 차이를 아시아에만 국한시킬 수는 없다. 영국에서는 업계 수위인 CWC를 비롯해 대형 MSO가 기본 프로그램의 소형 패키지를 시험 판매한 후 호평을 얻자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6∼8채널과 전화, 지상파를 결합시키고 요금도 그에 맞게 싸게 책정한 패키지이다. 미국인은 선택범위가 넓은 전 채널(full lineup) 패키지를 선호하는 반면, 영국인은 패키지라 하여 자신에게 흥미가 없는 프로그램에까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달가와하지 않은 것이다.
'케이블TV에는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인식이 보급 확대의 열쇠 홍콩의 Wharf Cable은 1993년 10월 방송을 시작하며 1996년 초에 흑자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1995년도 1억 57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 시점을 1999년도로 변경했다. Wharf 발족 당시 홍콩 정청은 케이블사업을 홍콩에 정착시키기 위해 1996년도까지 Wharf에 독점권을 주었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회사는 1998년까지 독점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신청하여 허락을 얻었다. 업적 부진을 당국이 인정해 준 것이다. Wharf는 외국 프로그램과 자사 제작한 값싼 프로그램을 주요 상품으로 출발했지만, 소비자들은 돈을 들여 시청해도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2년 사이 보급이 늘었지만, 견인차가 되었던 것은 플레이보이등 포르노 프로그램과 국제 축구시합의 중계였다. 초기 단계에서 HBO나 CNN을 즐겨 보는 외국인과 지식층 거주지구에 전송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점도 보급이 늦어진 원인의 하나로 여겨진다. 머독이 매수한 홍콩의 StarTV도 아직까지 계속 연간 1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 프로그램 사업자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초, 미국의 프로그램 사업자가 속속 아시아에 진출했다. 당시의 텔레비전 업계지를 살펴보면, 아시아에는 8억의 인구가 있으며, GDP가 매년 8%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며, 아시아인은 미국 영화를 좋아한다는 취지의 기사가 실려 있다. 1995년의 어느 업계지를 보면 논조가 바뀌어, '아시아는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하나가 아니다'는 보고와 함께 '아시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요하며 아시아만큼 현지 파트너가 중요한 시장은 없다'며 무작정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케이블은 뉴스, 오락, 스포츠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약간의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서비스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침투시키는 것이 케이블사업자가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제1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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