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월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보혁명은 케이블TV에 심각한 경쟁상황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그 결과로 시청자들은 더 비싼 요금을 물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대부분의 케이블 가입자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위원장인 Kennard는 그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내년에 계획된 케이블 요금의 탈규제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회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의제를 다루는 의원 두 사람도 가격 규제를 철폐하기 전에 영상시장의 경쟁을 강화시키거나, 탈규제를 늦추도록 하자는 법안을 제안했다. "대부분의 케이블 요금 규제가 사라지기 시작한 지 15개월이나 지났지만, 광범위하고 전체적인 케이블산업계의 경쟁은 생기지도 않았고 생길 전망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서 손해보는 것은 시청자들뿐이다. 그들은 별다른 선택권도 누리지 못하면서 오른 요금을 물어야 한다."라고 Kennard는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 요금은 지난해 8.5% 올라서 표준 서비스에 대한 월평균 요금은 28.83 달러가 되었다. 이는 전년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인 1.7%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FCC는 이를 실제적인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6월 기준으로 (지상파가 아닌) 진보된 TV 서비스를 즐기는 7360만 가구 중에 87.2%인 6420만 가구가 케이블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그 나머지의 대부분은 위성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케이블의 시장점유율은 96년 9월의 89%보다 약간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Kennard는 현재의 경쟁 진행속도로 미루어 보건대, 앞으로도 적당한 가격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의 통신법은 케이블 요금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규제들을 철폐하는 시한을 1999년 3월로 잡고 있다. 이 법안에 찬성한 많은 의원들은 그때까지는 충분한 경쟁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믿었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거대 지역전화회사들은 자신들의 광통신망을 이용하여 영상전송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지역전화회사들이 2000억 달러나 되는 전화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장거리 전화 사업자들과 경쟁하는 데 자신들의 힘을 너무 쏟은 나머지 이런 계획들은 유야무야되어 버렸다.

DirecTV나 Primestar같은 새로운 타입의 직접방송위성 서비스는 72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FCC나 소비자단체들은 직접방송위성서비스는 초기설치비가 비싸고, 지역방송의 신호를 전송하지 못하기 때문에 케이블TV의 완벽한 경쟁자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성가입자들은 장비구입 및 설치를 포함해 첫해 비용이 1100 달러나 드는 반면 케이블에 가입하면 400 달러만 들면 된다.

하원의 Tauzin의원(공화당)은 대변인을 통해 위성 운영자들이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 주어야 하는 돈을 줄이고, 지역 프로그램을 전송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위성이 케이블의 진정한 경쟁자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arkey의원(민주당)은 한 인터뷰에서 케이블 요금 탈규제를 연기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행 FCC 규정은 케이블 운영자들이 새로운 채널을 추가하던가, 기존 채널이 비용이 더 든다던가, 인터넷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전송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 시킬 때는 요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는 이런 규정은 합리적 가격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규정은 엉터리다. 이런 규정으로서는 아무것도 규제할 수 없고, 독점적 가격책정이 가능하다."라고 소비자 연합의 Gene Kimmelman은 주장했다.

케이블 운영자들은 요금인상은 프로그램 가격인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경쟁적 환경에 놓여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프로그램 가격은 항상 오르고 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는 심각하다."라고 TCI의 대변인 Lela Cocoros는 말했다.

Kennard위원장은 프로그램 가격의 인상과 소비자 요금 인상이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연구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