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7호] 미국, 장노년층을 주시청자층으로 하는 CBS의 고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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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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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은 항상 젊다고 한다. 그 원인은 영상을 다루는 매체적 속성에서도 찾을 수도 있지만 그 배후에는 방송사들의 생존 전략이 숨어 있다. 방송사들의 운명은 그들의 수입원인 광고주들을 얼마만큼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젊은 시청자들을 선호하고 있는 광고주들의 욕구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의 4대 방송 네트워크 중의 하나인 CBS는 이런 본질적인 측면에서 광고주들과 갈등에 휩싸여 있다. CBS의 시청자들은 전통적으로 다른 네트워크들에 비해 많은 장노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CBS의 프로그램들은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시청률 조사에서 CBS는 프라임타임대의 전체적인 시청자 규모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18세부터 49세 사이 젊은 시청자군에서는 NBC, Fox, ABC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연령대의 시청자들은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계층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또다른 연령층은 25세에서 54세에 이르는 시청자들이다. 시청자들을 네트워크별로 구분해 볼 때 연령 구성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CBS는 고연령층으로 편향되어 있는 반면, Fox의 주시청자는 저연령층이다. 즉 CBS는 65세 이상의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상위 20개 프로그램들 중에서 14개를 차지했지만, 35세 이하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군에는 단 한 프로그램도 끼워넣지 못했다. 이에 반해 Fox의 프로그램은 50세 이상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상위 20개 프로그램 중에서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NBC와 ABC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층에서 고르게 발견되고 있다. 광고 수입의 측면에서 볼 때 18∼49세 사이의 시청자층에서 2위와 큰 차이로 수위를 차지한 NBC의 경우, 금년의 시즌 초기 광고수입액이 21억 5000만 달러로 CBS에 비하면 9억 달러가 많은 액수이다. 이러한 액수의 차이는 수적인 측면에서 NBC가 18∼49세 시청자들을 더욱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주시청 대상에 따라 특정 프로그램의 광고 단가가 천차만별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NBC의 인기 시츄에이션 코미디 프로그램인 [Seinfeld]의 시청자수는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CBS의 [Diagnosis Murder]의 시청자수에 비해 두 배를 상회한다. 시츄에이션 코미디들이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큰 수입의 격차를 뜻하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시청자들을 주로 확보하고 있는 [Van Dyke's Show]는 시츄에이션 코미디물에 비하면 광고수입의 측면에서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또한 CBS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Touched by an Angel]이 시청률 측면에서는 Fox의 성인 대상 만화 프로그램인 [The Simpsons]나 [King of the Hill]보다 높지만, 광고수입면에서는 Fox의 두 프로그램들이 더욱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광고주들은 젊은층을 선호 광고주들이 젋은층의 선호 프로그램들에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장노년층은 일관된 구매 경향을 보인다. 즉 텔레비전의 상품광고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기존의 소비 습관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둘째, 텔레비전을 통해 광고되는 대부분의 상품(영화, 패스트 푸드, 음료수 등)들이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셋째, 60세 이상의 노년층들은 홀로 사는 경우가 많아서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사는 층에 비해 소비량이 적다는 점이다. 끝으로 광고주들이 젊은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젊은층들에게 상품 이미지를 각인시키면 그들의 기대 수명이 장노년층들에 비해 길기 때문에 상품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매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장노년층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CBS는, 장노년층의 수입이나 지출의 규모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을 이용하는 광고주들의 상품들에 대해서도 높은 구매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점차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방송 환경도 대형 네트워크들에게 장노년층 대상 프로그램쪽으로도 관심 영역을 확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네트워크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케이블채널들이, 수익이 높고 채널 충성도가 떨어지는 젊은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어 네트워크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안정적인 대안으로서 장노년층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의 확보를 위해 지나치게 투자하는 것을 지양하고 기존의 시청자층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이용할 것인가에 관심을 쏟고 있는 CBS지만, 광고주들과 주주들의 반발에 언제까지 현재의 방침을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NBC와의 4년 계약을 끝내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찾고 있는 미국 최대의 인기 드라마인 [E.R.]이 한편당 10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지만 CBS가 유력한 계약 후보로 올라 있는 점도 젊은층을 껴안기 위한 CBS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윤은상/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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