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정성은 10년 후인 2007년까지 NHK, 공중파 민방 및 BS 민방에 대해, 자막 처리가 가능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 즉 뉴스 등 생방송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약 40%)에 자막을 부여하도록 하는 행정지침을 작성, 발표했다. 배경에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난청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자막방송(텔레비전 문자다중방송)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의 자막방송은 미국, 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태여서, 방송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자막방송의 보급 촉진을 도모하기로 한 것이다. 우정성은 앞으로 이 행정지침에 입각해 방송사업자의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행정 차원의 여러 지원조치를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또 수신기 제조업체들에게도 신규 출하되는 TV 수상기에 문자방송 단말을 내장하도록 요청해 나갈 방침이다.

자막방송이란 텔레비전방송 전파의 틈새에 디지털 신호를 다중 전송해 실시하는 방송을 말하는데, 일본에서는 1985년 11월에 본방송이 시작되어, 현재는 NHK 종합채널, BS 제2채널, 그리고 민방텔레비전 44개사가 자막방송을 실시중이다. 이 중에는 올해 10월 1일부터 자막방송 노력의무를 규정한 개정방송법이 시행된 후에 자막방송을 시작한 곳이 모두 30개사로, 전체적으로 자막방송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방송시간별로 보면, NHK 종합채널이 주당 21시간 57분, 민방 키 스테이션 5사의 경우 합계 8시간 56분에 불과해, 미국 3대 네트워크 약 70%, 영국 BBC 33.8%, 영국 민방 33.2%에 비해 극히 부족한 상태이다. 일본의 경우 한자와 가나(히라가나, 가타가나) 변환 등 기술적으로 생방송 처리가 어려운 점이 있어서, '자막을 부여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은 전체 방송시간의 약 40%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자막을 부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자막방송 비율도 NHK 종합채널이 30%, 도쿄의 키스테이션은 4%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령화로 자막방송 필요성 증가

일본의 청각 장애자는 1991년 현재 약 36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노령으로 인한 난청자 수는 모두 600만명에 달하고,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난청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욱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면, 자막방송은 정보 입수를 위한 생명선으로서 그 필요성이 더욱 증가될 것이다. 우정성의 행정지침 마련도 이런 맥락에서 자막방송의 확대를 위한 조치이다.

이 지침에서는 10년 후인 2007년까지 NHK, 공중파 민방 및 BS민방의 경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자막을 부여할 수 있는 모든 방송프로그램'에 자막을 넣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NHK 교육채널에 대해서는, 청각 장애자의 필요성에 입각해 가능한 한 많은 자막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고, 민방의 독립 UHF국의 경우에는 목표 연차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CS방송 사업자,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가능한 한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자막을 넣도록 하고, 방송대학에 대해서는 시청 장애자 등의 필요성에 입각해 가능한 한 많은 자막을 달도록 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에서 엿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번 행정지침이 제시한 목표는 어디까지나 노력 목표 차원에서 자막방송 보급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방송사업자 등에게 어떤 의무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자막방송의 증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요청하고, 아울러 행정측도 방송사업자에 대한 지원 등 보급을 위한 정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도이다. 또 현재 240만대에 불과한 문자방송 수신 단말의 보급을 확대시키려는 데도 이번 행정지침의 목적이 있다. 즉 행정당국이 자막방송 확대 지침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수신기 제조업체로 하여금 신규 출하되는 텔레비전 수상기에 문자방송 단말을 내장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성빈/일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