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V 채널군의 개요가 밝혀졌다. 우정성은 10월 31일 전파감리심의회의 자문을 받고 DirecTV 산하에서 TV방송을 실시하게 되는 18사(90채널)에 위탁방송사업자 면허를 부여하였다. DirecTV는 우정성의 인가 조치에 따라 11월 중 시험 방송에 들어가며 12월 1일부터 본격적인 유료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PerfecTV 출범에 이어 2번째의 CS 디지털 위성방송이 등장함으로써 일본의 위성방송 시장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

PerfecTV와 채널 중복 두드러져

DirecTV 산하 채널의 특성은 PerfecTV와는 달리 DirecTV에 참가하는 대주주 채널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TV 채널의 경우, 총 90채널 중 78채널이 주주 소유이다(휴즈 재팬 : 12, 컬쳐 콘비니언스 클럽 : 12, 마쓰시타 전기 : 11, 도구마 서점 : 11, 대일본 인쇄 : 11, 미쓰비시 전기 : 10, 미쓰비시 상사 : 11). 이는 중소사업자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PerfecTV의 방송사업자보다 자본적 뒷받침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PerfecTV 산하 채널이 거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향후 몇 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DirecTV에 참가하고 있는 대기업의 튼튼한 자본력은 장기적인 경영전략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임이 틀림없다.

DirecTV가 방송 인가를 받은 90채널에는 복수 채널을 이용, 동일한 영화를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방영하는 VOD 방식 및 성인용 채널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는 약 60채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채널 내역은 영화, 드라마가 가장 많으며(13채널) 사극 및 일본의 명화, 헐리우드 영화, 만화, 해외 홈드라마 등의 전문채널에 WOWOW가 공급하는 2채널이 포함된다. 음악은 모두 9채널로 재즈, 팝송,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치료 음악도 있다.

스포츠(7채널)는 프로축구 J리그 중계, WOWOW가 공급하는 스포츠 프로그램 등이 있다.

교양·문화(18채널)는 해외 패션, 여행 정보, 예술 등의 채널이 있다. 독립 UHF국인 TV 가나가와와 MXTV도 프로그램을 공급할 예정으로 도쿄키국 이외의 방송국으로서 CS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뉴스(9채널) 부문은 일본TV, CNN, 아사히 뉴스타와 TBS('98년 4월 개국 예정)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DirecTV는 30채널 정도가 PerfecTV와 유사하거나, 동일 내용으로 방송 소프트면에서 그다지 독자성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의 경우 7채널 가운데 5채널이, 뉴스도 TBS, 일본TV 등이 거의 동일한 내용을 방송할 예정이다.

음악 채널등 DirecTV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채널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더우기 WOWOW가 공급하는 영화도 향후 타 플랫폼에도 공급될 것으로 보여 두 CS 디지털 위성방송간 프로그램의 유사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

PerfecTV는 DirecTV와 방송 소프트가 동일하다면 먼저 출발한 쪽이 유리하다고 자신을 보이고 있다. 채널수도 94채널(9월 말 현재)로 증가했고, 대리점도 늘어났으며, 수신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해지고 있는 이점을 배경으로 DirecTV 출범 등 CS 디지털위성에 대한 인지도가 고조되고 있는 연말을 가입자 확보의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PerfecTV는 대형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와 손잡고 고단샤 계열의 잡지 14개와 PerfecTV 산하 21채널이 서로 광고를 게재, 방영하기로 하는 등 타겟을 세분화하는 광고 전략으로 신규 가입자 개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DirecTV는 채널의 독자성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튜너 기술의 우위를 강조한다는 영업 의도도 엿보인다. DirecTV의 튜너에는 복제 가능한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어 위성방송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튜너 규격 통일이 이뤄지면 DirecTV 기기로 PerfecTV 및 JSkyB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Perfec TV의 튜너로는 불가능한 기술을 활용,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또 하나의 영업 전략으로는 시청료를 낮게 책정하여 PerfecTV에 대항한다는 것이다. DirecTV의 요금 체계는 세트 계약의 '패키지', 개별 계약의 '프리미엄', 시청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PPV'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패키지는 절반 이상이 선발주자인 PerfecTV와 중첩되지만 20채널 세트에 월시청료 2000엔, 32채널 세트에 3500엔으로 경쟁 상대인 PerfecTV(21채널 : 2700엔, 30채널 : 3500엔)에 비해 조금 낮은 가격을 설정하였다. 또한 내년 1월 영화 채널이 추가되더라도 가격을 변경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 외 프리미엄은 900엔에서 3000엔 사이이고, 가입료는 3000엔이다.
DirecTV 출범과 함께 일본 CS 방송 시장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영덕/일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