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5호] 미국, Discovery/BBC의 협약으로 PBS 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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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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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영방송, PBS의 재정적인 측면은 오랜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면서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이다. 특히 디지털방송 시대로 전환되면서 종전에 비해 더욱 많은 재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시작 전후에 실시되는 최고 15초 기업 협찬광고를 30초로 늘려서 본격적인 광고를 수용하자는 주장도 이러한 어려운 재정상태에서 비롯된 주장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인 어려움의 근저에는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문이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공영방송를 통해 전달되는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상업 네트워크로서는 수용할 수 없었던 자연, 과학, 그리고 역사 등에 관련된 교육성이 강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나름대로 차별성을 지켜왔다. 그러나 그동안 공영방송이 차지해왔던 영역들을 점차 상업 케이블채널들이 대치해 가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정체성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Discovery 채널을 비롯한 일부 채널들은 과학과 자연을 주요 소재로 하는 편성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면서 공영방송 시청자들의 응집력을 분산시켰다. 이러한 움직임은 A&E(Arts & Entertainment) 채널, History 채널, Nickelodeon, TLC(The Learning Channel) 등 보다 많은 채널들이 공영방송 고유의 프로그램 유형들로 생각되던 영역에 끼어들면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 및 구입비로 연간 1억 4300만 달러가 책정되어 있는 공영방송으로서는 이 같은 누수현상을 적극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으로 수개월 내에 Discovery 채널과 영국의 BBC간의 프로그램 협정이 구체화될 예정이어서 공영방송의 정체성 문제는 더욱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되었다. 그동안 BBC는 PBS의 프라임타임대 프로그램들인 공영방송의 안일함으로 정체성 위기
공영방송의 정체성 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러한 위기가 공영방송의 안일함에서 기인했다고 해석한다. 즉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프로그램 구성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 방안은 보다 적극적인 재원 창출 노력이라고 본다. 이미 많은 협찬기업들 사이에서는 공영방송이 남다른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인상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 그들 주장의 전제이다. 따라서 공영방송이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창의력 높고 개혁적인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상업광고를 부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충분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성담당 전무인 Kathy Quattrone의 의견은 다르다. 많은 조사 결과들에 의하면,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청률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Nielsen의 조사 결과는 지난 수년 동안 주요 방송 네트워크들이 시청자들을 케이블채널에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영방송은 지속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어린이 계층(2세에서 5세 층)에 있어서는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늘어나 현재는 이 연령층의 18%가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차별화 전략에 있어서도 많은 케이블채널들이 소규모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협송 전략을 유지하는 것에 반해, 공영방송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성격을 지니는 비상업적 프로그램들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확보 측면에서는 외국의 독립 프로덕션과 직접적인 거래를 통해서 다른 케이블채널들의 공략을 저지할 계획이다. 자체적인 프로그램 제작 방향에 있어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미국의 문학작품을 드라마화하는 등으로 드라마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보다 지역중심적인 프로그램 제작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Discovery 채널과 BBC의 협약을 공영방송 입장에서 보다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동안 공영방송은 너무나 자연이나 역사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에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Discovery-BBC 협약으로 자연이나 역사 관련 프로그램들의 공급이 어려워지면 공영방송의 프로그램들은 환경 문제나 현재의 공공 문제들을 더욱 많이, 심도있게 다룰 수 있는 시간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이것이 바로 공영방송의 주임무인 공익성 신장의 옳바른 길이라는 시각이다.
[윤은상/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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