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타바코산업(JT), 필립모리스 등 국내외의 담배회사 23개사로 조직되어 있는 사단법인 일본타바코협회(회장은 필립모리스의 제임스 스카리 사장)는 9월 30일 광고·판매촉진 활동에 관한 자주규정을 개정하고 내년 4월 1일부터 담배상표의 TV 및 라디오 CM을 전면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미성년자의 끽연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취해진 것으로 아울러 가두에서의 판매촉진 활동도 중지한다. 한때 CM방송 시간에서 10위 안에 들어간 적도 있는 담배 CM이지만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혐연운동을 배경으로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담배 CM은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미성년자의 심야시청 증가가 CM 자주규제의 한 요인

일본타바코협회는 1985년 4월에 처음으로 자주규정을 마련하고 미성년자의 끽연 방지 차원에서 담배광고 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거듭해왔다. 1995년 10월부터 적용된 '담배의 상표광고, 판매촉진 활동에 관한 자주기준'에 의거해 총량 규제(2400GRP 이하)를 하는 한편 TV를 통해서는 평일은 오후 10시 54분부터 오전 5시 사이(토, 일요일은 전면 금지), 라디오로는 토,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만 담배 CM을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 시청률 조사(1997년 4월 조사)에 의하면 미성년자층(13∼19세)의 오후 11시대 시청률은 20.4%로 9년 전보다 무려 1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업계는 심야 시청시간대의 CM이 미성년자에게 미칠 악영향이 문제시될 뿐만 아니라 방송시간을 더 늦출 경우 광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자체판단에서 담배 CM 전면 중지라는 형태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개정된 자주규정에 의하면 TV나 라디오 외에 영화관 및 옥외에 설치된 TV 전광판, 인터넷에서도 담배상표의 CM을 전면적으로 중지해야 한다. 가두에서 담배 샘플을 배포하는 활동도 중지하고 이벤트 장소 및 담배 판매점, 미성년자의 출입이 금지된 술집, 레스토랑 등에서의 판매촉진 활동만은 인정한다. 다만 신문 및 잡지(구독자의 50% 이상이 미성년자인 잡지의 경우 광고 게재를 자제해왔으나 이제 30% 이상인 잡지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간판광고는 대상에서 제외되며 끽연매너의 향상을 촉구하는 류의 이미지CM 및 담배 자체를 광고하지 않는 기업 CM에 대해서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시간제한 없이 방송할 수 있다.

타바코협회의 담배 CM 전면 중지 결정에 따라 담배업계가 등장할 수 있는 광고매체의 場은 한층 협소해지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협회 관계자는 담배가 여전히 성인들의 기호품인 점을 고려, 담배를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작업은 꾸준히 해나갈 것으로 밝히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문 및 일부 잡지 등의 활자매체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혹해 하는 민간방송업계

일본타바코협회의 담배 CM 전면 중지 결정에 대해 민간방송 등 직접적인 당사자들측에서는 조그만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TV는 "스폰서 상황을 확인한 후 대응하겠다.", TBS도 "영업 손실은 있겠지만, 업계의 판단은 존중한다."고 하는 등 다소 당황해 하는 모습이다.

또한 실제로 담배 CM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방송의 광고영업 관계자는 "지금 광고하고 있는 것이 없어지는 데 따른 영향이 막심하다. 그만큼 수입이 준다는 의미로 결코 기뻐할 일은 아니다."고 어려운 입장을 토로했다. 민간방송측은 향후 대응책 마련 및 연간 100억엔 정도로 추산되는 광고비의 공백을 메울 신규 광고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덕/일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