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3호] 미국, 새로운 프로그램 등급제 실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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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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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을 기점으로 NBC를 제외한 미국의 케이블과 지상파 네트워크들은 일제히 새로운 방식의 프로그램 등급제를 채택하여 이를 방송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새 등급제는 기존의 등급표시 방식에 여섯 가지 글자를 추가하여 시청자들에게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추가되는 글자는 S(성적 묘사), V(폭력), L(저속한 언어), D(선정적인 내용의 대화), 그리고 FV(비현실적 폭력)이다. 특히 FV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중 코믹하게 처리하지 않은 폭력장면에 적용되는 등급이다. 이제 TV의 오락프로그램들은 시작 부분에, 새로운 방식의 등급을 표시해야 하는데,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방송사의 자유재량에 달려 있다. 기존의 등급제도는 영화의 등급제도를 모방한 것으로 연령층을 기초로 여섯 가지로 구분한다. 여기에 여섯 가지의 추가 분류 기준이 도입됨으로 해서 등급표시 방식의 가능성은 한층 다양해진 셈이다. 새로운 등급 방식에 대해 수개월에 걸친 다양한 각도의 검토가 이루어졌는데, 등급표시 방식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사실, 시청자들이 새로운 등급표시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등급표시를 보고 프로그램의 성격을 빨리 인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CBS는 전국적으로 시행하기 이전에 새로운 등급표시를 시범적으로 사용해 보았다. 경찰과 뉴욕의 할렘가를 소재로 한 'Brooklyn South'라는 드라마에서 방송사 측은 TV-MA-SVL이라는 등급을 화면에 표시했는데, 이는 성인용(MA)이며 성적인 묘사가 많고(S), 저속한 언어가 많이 등장(L)한다는 표시이다. 한편 NBC는 새로운 등급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등급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당시 NBC의 입장에 동조하던 여타의 네트워크들이 그동안 모두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이제 NBC는 미국내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등급제를 채택하지 않은 네트워크가 되었다. NBC는 변함없이 새로운 등급제도가 전혀 실용성이 없으며, 정치적인 압력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의 제도를 고집하고 있다. 그리고 특정한 방송물에 대해서는 별도 주의 화면을 삽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정부와 NBC의 갈등 새로운 프로그램 등급제를 10월부터 실시한다는 방송사측과 정부측의 협상은 이미 수개월 전에 이루어졌으며, 정부측은 NBC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꾸준히 압력을 넣어왔었다. NBC가 끝내 동참하지 않자 Gore 부통령은 공식적으로 NBC의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미 상원의 통상위원회의 의장인 McCain 의원은 NBC의 사장인 Bob Wright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 이 편지에서 McCain의원은, 만약 NBC측에서 새로운 등급제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FCC를 통해 NBC의 방송면허 갱신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도 있다는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새로운 등급제의 공식적인 취지는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여섯 가지로 구분된 기존의 등급제하에서 방송사들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대해 TV-PG나 TV-14의 등급을 매겼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보게 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TV-14, 혹은 TV-PG가 되어 사실상 등급제가 거의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로 인해 여론과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방송사, 정부, 시민단체들은 7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었다. 결국 S-V-L-D-FV 라는 여섯 가지 다른 차원의 등급을 새롭게 첨가하는 방식을 방송사측에서 자발적으로 채택하자는 협상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등급제에 대한 자발적인 수정조치에 대한 반대 급부로 국회와 정부에서는 향후 2년간에 걸쳐 방송규제를 위한 강도높은 법안의 상정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새로운 프로그램 등급제를 둘러싼 사건들의 진행상황을 보면, 프로그램 등급제는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보다는 정치적인 이슈에 관련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그러므로 NBC의 반대는 어떤식으로 종결되던지 간에 프로그램 등급제의 정착을 위한 방송과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의미있는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여은호/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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