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2호] 영국 디지털방송 정책, 멀티플렉스사업자에 별도 면허 부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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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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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6월 24일, ITC(Independent Television Commitee)는 지상파 디지털텔레비전(DTT)사업에서 채널의 디지털압축을 하는 멀티플렉스사업자 면허를 BDB(British Digital Broadcasting) 컨소시엄에 교부한다고 발표했다. 1996년 10월부터 면허신청을 공모하여 1997년 1월 신청마감때까지 BDB와 DTN(Digital Television Network)의 2개 컨소시엄이 신청했었다. BDB는 민방의 선두주자인 Carlton과 Granada에 BSkyB가 손을 잡은 황금 트리오로서 자본금 3억 파운드는 3자가 균등출자한 형태로, 5년째에 단년도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한편, DTN은 영국 3위의 케이블TV사업자인 International CableTV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컨소시엄이었다. 발표 직후 영국 주요지들은 BDB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왜냐 하면, BDB의 프로그램제공자 가운데는 BBC가 Flextech(미국 TCI의 자회사로 위성·케이블의 프로그램공급사업자)와 공동으로 시작하는 유료TV사업회사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항간에서 이야기되는 것처럼 새로운 방송에는 킬러(killer) 소프트웨어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바로 그런 점에서 BDB 유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면허를 부여하는 행정의 입장에서도 사업이 보다 순조롭게 성정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 면허를 교부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단 한 가지 5월에 치뤄진 총선거에 의한 정권교체에 따른 영향이 걱정되는 점이었지만, 머독이 산하의 미디어를 통해 노동당을 지지하는 논진을 펼치고 있었다. BDB측은 만전을 기해 면허 교부에 임하고 있었던 것이다. BSkyB를 뺀 면허 교부 지상파 멀티플렉스 면허는 대다수의 예측대로 BDB에 교부되었다. 그러나, 이 BDB에는 BSkyB의 이름이 지워져 있었다. 교부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인 6월 중순에 BSkyB에 BDB에 대한 출자를 철회하게 하라는 ITC의 지시가 전달되어, BDB는 그라나다와 칼튼이 50%씩 출자하는 기업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BSkyB가 완전히 DTT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프로그램공급사업자로서 BDB에 관여하는 취지의 지도가 동시에 있었던 것이다. ITC가 BDB에 면허를 부여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방송사업자가 지닌 방송프로그램의 조달력에 있었기 때문에, 입찰시 제출된 사업계획서대로 BSkyB로부터 영화나 스포츠 프로그램을 공급받지 못하면 사업으로서 성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를 누가 어떤 이유에서 일으킨 것일까. 그 주모자는 전기통신사업의 감독청인 OFTEL(Office of Telecommunications)이었다. ITC와 OFTEL 사이의 줄다리기 결과가 이번 면허 교부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통신사업관련기관이 OFTEL이 등장한 것일까. 그 전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국 DTT사업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영국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구조 영국의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크게 4개의 사업자로 이루어진다. 최대의 특징은 멀티플렉스 면허를 도입하는 것으로, 종래의 방송사업자를 채널사업자와 전파를 다중하는 사업자로 기능분화시킨 점이다. 일본의 위성 디지털방송의 용어를 빌어 말하자면, 방송사업자가 위탁방송사업자이고 멀티플렉스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수탁방송사업자에 해당한다. 또, Conditional Access (CA)사업자는 일본의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해 고객관리를 담당한다. 관할 관청별로 나누어 보면, 방송사업자와 멀티플렉스사업자는 방송사업을 담당하는 ITC가, 통신사업자와 CA는 OFTEL이 관할한다. 이 체제는 앞으로 성장이 예상되는(성장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정보산업의 기본구조(contents, distribution, flatform)에 합치되는 것으로 회계분리의 사상에 근거한 업무분해(unbundling)라는 사고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체제를 향한 첫 걸음으로써 종래 내재화되어 있던 방송사업자의 전송부문을 매각하여 개별회사로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민간방송 ITV의 전송부문 매각, BBC의 전송부문도 1997년 2월 말에 미국자본인 Castle Tower 컨소시엄에 매각되었다. 유럽에서는 예외적으로 미국형 프로그램 제작·전송 일체형이었던 영국의 방송사업도 유럽 표준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형태로 탈바꿈하였다. BBC로 보면, 전송부문의 매각 이익을 디지털화 자금에 충당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OFTEL의 BSkyB에 대한 우려 OFTEL은 1984년 British Telecom을 민영화할 때 전기통신시장을 BT의 독점에서 경쟁적 형태로 바꾸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그 임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OFTEL은 BSkyB에 의한 디지털방송시장의 독점이 전기통신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OFTEL은 ITC의 면허부여에 앞서 ITC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OFTEL SUBMISSION TO THE ITC ON COMPETITION ISSUES ARISING FROM THE AWARD OF DIGITAL TRRESTRIAL TELEVISION MULTIPLEX LICENCES") 이 속에서 OFTEL은 장래 쌍방향 통신시장의 성장을 중시하여, 홈쇼핑, 홍뱅킹 서비스의 사업화안을 제출하고 있던 DTN에 대한 면허부여를 권장하고 있다. BSkyB가 컨텐츠와 전송 네트워크 양쪽을 통제하게 되면 독점적 지위의 남용이 우려된다며 경종을 울리고, 입찰시 제시된 컨텐츠의 내용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인 시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은 다른 나라에 앞서 케이블텔레포니(케이블TV에 의한 전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케이블TV를 종래의 통신사업자의 경합 대상으로 두고, 가입자회선 시장을 경쟁상태에서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케이블TV의 본업은 유료TV사업이지만, 여기에서는 직접수신에 의한 BSkyB와 경합한다. 그렇지만, BSkyB는 동시에 케이블TV에 대한 프로그램공급사업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BSkyB가 자의적으로 프로그램공급선인 케이블TV방송국을 선별한다든지, 직접수신 가입자로부터는 회수할 수 없는 경비를 케이블 TV방송국에 부담지울 가능성도 있어 어느 경우에든 케이블TV의 보급에 장애가 된다. 그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전기통신시장의 육성도 타격을 받게 된다. 그래서, BSkyB에게는 일정한 규제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OFTEL의 기본 생각이었던 것이다. OFTEL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경쟁적 시장의 정비'이다. 업무분해라는 사상 자체도 회계를 분리하는 것으로, 특정기업의 현존 전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장래적으로는 기술혁신을 도입한 기업의 신규참여를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멀티플렉스사업자의 경영주체는 기존의 방송사업자(BBC, ITV 각사)이다. 일단 부정한 거래가 이루지지지 않게 하는 구조를 정비하기만 하면 나중은 자본력이 있는 기업이 그 운영을 담당한다는 극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송부문은 통신사업자, 고객관리는 CA사업자가 맡아 각각의 사업자가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여 새로운 산업의 성장에 힘쓴다는 것이다. 민간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정부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역으로, 방송사업자도 본래 강점을 지닌 프로그램의 제작·편성에 주력할 수 있다. 종래의 방송사업자가 모든 것을 스스로 조달하려고 하면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것을, 이처럼 구분해 놓음으로써 타업계의 자금력이 있는 기업이 자기책임하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투자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쌍방향 통신산업의 경쟁적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 경쟁적인 가입자회선 시장에 이토록 골몰하는 배경에는, 장래 정보산업의 육성에는 정보통신 인프라의 정비가 필수불가결하지만, 그것을 공적 자금을 투자해 실행할 만큼 재정사정이 좋지 않아 민간에 자금을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영국정부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BSkyB가 DTT의 참여를 거절하지 않았던 것도 BSkyB가 제공하는 영화와 스포츠 중계가 이용자측에서 보면 DTT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최대의 요인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점은 OFTEL도 앞에 언급한 보고서에서 명확히 서술하고 있다. 제아무리 경쟁조건을 정비하더라도 이용자가 이용하지 않으면 시장은 영원히 성립되지 않는다. 또, 어느 정도의 속도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행하지 않는 한 계속적으로 동시방송을 해야만 하고, 이렇게 되는 경우 사업자측에서 보면 장기간에 걸쳐 이중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그런데, CA사업자도 OFTEL이 감독하며 모든 방송사업자에게 '공정/효율적/비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쌍방향 통신시장에서는 CA사업자는 고객관리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CA시스템은 네트워크의 외부성 효과에 의해 디펙트 스탠더드를 형성하기 쉽다는 구조 때문에 앞서 보급된 시스템이 나중에까지 커다란 영향력을 갖게 된다. 지상파, 위성, 케이블TV에서 공통의 IRD(Integrated Receiver Decorder)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디지털방송의 보급이 진척되어 시청자가 얻을 장점은 커지게 된다. 한편, 규격통일이 이루어진 경우, 특정기업만이 이익을 독점적으로 향수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 DTT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BBC나 ITV 각사들은 BSkyB의 CA를 오픈 규격으로 하고, BSkyB의 수신기를 타사의 방송에 대해서도 '공평하고 타당한 조건으로' 이용하게 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다. 1997년 봄, OFTEL은 그를 위한 가이드라인("The Regulation of Conditional Access for Digital Television Service")를 발표했다. BSkyB에게 BDB에 대한 출자를 철회하도록 한 이유의 하나이다. 쌍방향 통신사업이 차세대의 영국 건설의 관건 영국은 '정보통신기반의 정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반 정비 앞에 있는 '쌍방향통신산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것은 영국의 간판산업이 금융업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홈뱅킹, 홈쇼핑이라는 네트워크상의 개인 대상 결재 구조를 다른 나라에 앞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화폐의 실험을 시작한 것도 영국의 몬덱스였다. 1980년대를 통해 대처 정권은 영국의 산업구조를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급격히 바꾸었다. 영국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자를 도입하여, 실업률을 낮추는 것을 첫째로 생각했다. 국가로서는 명예보다는 실리를 택한 것이다. 단, 이것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고 주력한 것이 금융업으로 그 구조개혁이 빅뱅이었다. 주식거래에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채택한 SEAQ(상장정보전달시스템)도 빅뱅시에 도입되었다. 금융과 정보통신은 결국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OFTEL이 DTN을 평가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케이블TV를 배경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홈쇼핑이나 홈뱅킹이라는 '쌍방향 기능을 이용한 통신서비스'를 주요 메뉴로 올려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7년 5월 1일의 영국 선거에서 노동당이 18년만에 정권을 획득했지만, 경제정책면에서는 보수당 노선을 기본적으로는 답습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앞의 '금융과 정보'를 핵으로 한 산업육성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과 정보'로 국가의 활로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싱가포르의 IT 2000 구상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사상은 같다. 유럽의 경우, EU차원의 정보기반 구축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1998년 1월 1일, 역내 정보통신시장의 완전 자유화를 앞두고 EU 가맹 각국은 법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 때문에 국가간의 경쟁이 정책 내용의 경쟁을 낳아 선수를 치는 형태로 검토되고 있다. 원초적 차원의 경쟁이 이미 시작된 영국(BT) 對 독·불(도이치 텔레컴, 프랑스 텔레컴)의 경쟁 속에서 영국은 확실한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NEW MEDIA '9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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