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1호] 미국, 디지털방송의 갈등과 향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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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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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디지털방송을 위한 제2의 주파수대가 많은 비난 속에서 방송사들에게 무료로 분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디지털방송하면 미국의 시청자들에게는 고화질방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그것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디지털방송을 둘러싼 갈등의 주체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네트워크 방송사, 컴퓨터사, 텔레비전 수상기 제조업체, 그리고 치열한 논란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FCC이다. 현재 FCC는 표준방송기술의 채택 문제도 관련 당사자들간의 협의로 결정하도록 일임하였고 미국의 역사상 정부가 민간산업에 수혜하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하는 700억 달러 가치의 주파수대를 선뜻 내줌으로써 시장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디지털시대로 전이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시장은 관련업계의 통일된 의견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였다. 방송계와 가전제품업계는 모든 디지털방송 포맷을 수신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한 반면 컴퓨터업계는 480p-SD(480-line progressive scan ; standard definition resolution) 방식을 채용함으로써 각자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다. 현재 공영방송사 PBS는, 하나의 채널은 무료의 고화질방송을 실시하되 나머지 여분의 채널들은 다른 민간방송사들에게 임대하거나 유료채널화해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한다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CBS와 NBC가 이 계획에 동의하고 있다. 이들 두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프라임타임대와 특별 프로그램을 방송할 때에는 고화질 방송방식을 이용하고 그 외에는 일반화질방송(SD : standard definition resolution)을 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ABC의 태도이다. 현재 ABC 네트워크의 회장 Preston Padden은 고화질방송의 실시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관련자들은 고화질방송(HD : 1080-line interlaced display)이 아닌 SD 방송만을 하게 될 것으로 못박고 있다. FCC는 디지털방송과 관련해서 하나의 디지털채널은 무료로 방송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가전업계, 고화질방송의 장래가 밝지 않을 것으로 우려 한편 고화질 텔레비전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가전제품업계는 깊은 혼란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도 방송사들이 원래의 계획과는 달리 하나의 채널로만 고화질방송을 하고 나머지 채널로는 일반화질 방송을 할 경우 고화질 텔레비전의 장래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런 혼란의 파장을 더욱 크게 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게 만들고 있는 것은 일본의 대형텔레비전 제조사인 Sony와 Panasonic이 비밀리에 최고 480p-SD 포맷의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와이드화면의 텔레비전을 이미 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SDTV 전용 텔레비전의 경우에는 복수의 방송 포맷을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고가의 신호처리부품(signal processing electronics)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HDTV에 비해서 훨씬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더욱이 방송사들이 SD 방식의 프로그램을 주로 방송하게 된다면 다른 가전업체의 HDTV들은 경쟁력을 거의 상실하게 될 형편이다. 텔레비전 생산업체들간의 갈등을 바라보는 컴퓨터 생산업체의 태도는 느긋하다. Microsoft사의 디지털TV 담당자는 내년도에 480p 전용의 텔레비전이 시판될 것으로 확신한다. 480p-SD 기술의 일반화는 컴퓨터업계로서는 지속적으로 주장한 기술이 보편화되는 것을 의미하고 그동안 복수 포맷 수신방식을 선택한 ATSC(Advanced TV System Committee)와 텔레비전 수상기 제조업체에 밀려 디지털방송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자신의 위치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Sony와 Panasonic의 480p 텔레비전 시제품들은 SD 방식과 HD 방식 사이에서 일단 양다리를 걸쳐보자는 속셈으로 보인다. 현재 실험적으로 생산된 제품은 폭이 34인치인데 높이는 기존의 27인치 텔레비전과 같아서 소비자들에게 화면이 그리 크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양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HD 형식의 대형화면 생산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한편 다른 가전제품업계는 HDTV생산을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입장이다. 방송사들의 SD 방식 프로그램 계획은 단순히 애드벌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즉 방송사들이 가전제품업계로부터 HD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SD 방식의 복수채널 방식이 경제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기인하고 있기도 하다. 먼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방송 시스템을 위한 대부분의 연구는 HD 방식에 집중되어왔기 때문에 SD 방식에 대해서는 축적된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내용 안테나를 이용한 수신방식에 있어서는 더욱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SD 방식을 통한 복수채널의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의 확보, 시설, 인력, 조건부 접근을 위한 스마트 카드(smart card) 시스템 운영비용 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가능성을 약하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명백하게 고화질과 고음질의 텔레비전방송을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들의 이해관계로 디지털방송의 원래 색깔이 탈색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므로 방송사들이나 가전업체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계획은 단순히 내면의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충격요법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윤은상/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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