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의 의견 대립으로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국회TV 구상이 실현될 전망이다. 최근 중의원 의원운영위원회의 국회TV 중계소위원회가 중의원 독자적으로 중계방송을 한다는 방안에 여야가 기본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중의원의 본회의, 위원회심의를 내년 4월부터 일반가정에서도 CS 및 케이블TV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었다. CS를 이용한 국회TV는 국회 자신의 정보공개, 국회심의의 시민감시를 구현함으로써 심의의 충실도를 기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다. 열린 정치, 참여민주주의가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국영방송방식으로

국회TV 구상은 정치개혁, 국회개혁의 일환으로 1989년 자민당 정치개혁대강에 처음으로 입안되었다. 그 이후 8년에 걸쳐 국회심의의 영상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의의 및 사업주체를 둘러싸고 논의를 거듭해왔다.

국회심의의 TV중계는 1990년 5월에 예산위원회의 영상을 국회 내에서 방송한 것이 처음이다. 중·참 양원은 현재 각 위원회실에 중계카메라를 설치하고 국회심의의 무삭제·무편집 영상을 중앙관청 등 한정된 장소에서 광섬유케이블로 생중계를 실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국회TV 실현이 정체를 거듭해온 것은 심의영상은 국회가 제공하되 이를 각 가정까지 송출하는 사업주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가 난항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특수법인 설립안 및 국회직영안 등도 검토되었지만 특수법인안은 행정개혁의 취지에 반한다는 점, 공영방송인 NHK와의 관계가 미묘해진다는 점에서 보류되었고 국회 직영안도 국영방송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방송법에 저촉된다며 우정성이 반대하여 사라졌었다.

2년 전에는 자민당의 사가이 의원이 재계 등의 출자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사가이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국회TV의 사업주체는 주식회사로 한다.
2. 국회는 심의영상을 무상으로 주식회사에 공급한다.
3. 주식회사는 일체 편집에 관여하지 않고 위성방송에 의해 전국에 직접 혹은 케이블TV를 통해 중계방송한다.
4. 국회는 국회홍보비로서 연간 약 4억엔을 지출하고 지구국 등의 부지도 무상제공한다.
5.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기업도 주식회사를 지원한다.
중·참 양원이 1개 채널로 국회TV를 개시한다는 사가이안에 중의원 각 정당은 합의를 보았으나, 민영화할 경우 공평성 유지가 곤란하다는 점, 참의원이 이미 심의 영상의 일부를 특정 민간방송업자에 제공하고 있는 사정도 있어 사가이안은 결국 폐지되었고 국회TV 구상은 수포로 돌아가는 듯했다.
중·참의원의 의견 대립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지난 정기국회에서 국회TV 구상은 자민당의 호소다 의원에 의해 쟁점화되었다.

호소다 의원이 제시한 국회TV 중의원안은,
1. 중의원의 심의영상을 기존, 신규방송국 모두에 무료로 제공한다.
2. 중의원이 독자적으로 CS의 1개 채널을 확보하여 모든 중의원의 심의를 생방송과 녹화로 중계방송한다.
3. 필요한 경비를 내년도 예산 요구에 삽입하며 방송법 개정안 등을 차기정기국회에 제출, 내년도를 목표로 방송을 개시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안에 여야가 의견의 일치를 봄으로써 국회TV 구상은 시야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참의원도 국회TV 검토

중의원이 국회TV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중의원의 책임하에 중계방송하는 직영방식을 결정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국회TV의 조기실현을 위해 참의원과의 공동보조에 집착하지 않고 중의원 단독으로 중계방송 결의를 명확히 한 것도 평가할 만한 일이다.

직영방식은 형식적으로는 국영방송이 되지만 무삭제, 무편집이고 영상은 타방송국에도 개방되어 독점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국영방송의 폐단은 벗어날 수 있다. 한편, 국회TV 구상에 있어 중의원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참의원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참의원의 위상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스컴에 대한 인식부족이라는 자성을 배경으로 국회TV 구상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참의원 운영위원회는 본회의 및 위원회 심의의 전국TV 중계에 관한 검토위원회를 설치하고 9월 16일 첫 모임을 가졌다. 이 위원회는, 이미 국회 내 및 중앙관청에 제공하고 있는 케이블TV의 영상을 희망하는 방송국에 무료로 제공하는 안과 참의원이 사업주체가 되어 법인을 만들고 독자적으로 중계 및 방송을 실시하는 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회TV 중계는 국민의 알권리 신장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추이가 주목된다. 아울러 다채널 속에서의 정치와 공공성 모색이라는 함의도 지니고 있다 고 하겠다.

[김영덕/일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