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2월, 우정성 방송행정국장의 사적 자문기관으로 설치된 '다채널시대, 방송과 시청자에 관한 간담회'(이하 '간담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그 중요 논점의 하나로 시청자의 "방송법령·프로그램 기준에 관련된 중대한 고충, 특히 권리 침해와 관련된 고충"을 접수받아 판단하는 고충대응기관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NHK와 일본민간방송연맹(이하 민방련)에서는 이러한 고충대응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를 거듭한 결과 '방송과 인권등 권리에 관한 위원회 기구'라는 다소 긴 이름의 기구를 신설했다.

1. 설립 취지

'간담회'는 고충대응기관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설치형태에 대해 ①공적 기관으로 할 것인가, ②방송사업자의 자주적 기관으로 할 것인가 ③그 중간적인 형태를 취해 법률의 규정에 근거하여 방송사업자가 설치하는 기관으로 할 것인가 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NHK와 민방련은 방송에 의한 인권등의 권리 침해의 피해를 구제하는 한편, 방송에 의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양자 공동으로 자주적 입장에서 이를 신설하기로 했다. 단, 그 역할은 이미 설치되어 있는 NHK·민방련·민방 각사의 고충처리기관 및 프로그램심의기관, NHK·민방련 양자 공동으로 설치하고 있는 프로그램향상협의기관 등과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방송에 의한 인권등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고충에 초점을 맞춰 심리하고, 고충 제기인 및 방송사업자에게 권고 또는 견해를 밝히는 기관으로 했다.

따라서, 이 위원회는 한편으로 시청자·국민의 인권등의 권리를 구제하고, 다른 한편으로 방송사업자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지킨다는 헌법에 정해진 두 가지 국민적 권리를 조화시키면서 판단해 나가야 한다는 매우 어렵고 중대한 임무를 떠맡게 되었다.

2. 다루는 고충의 범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이 위원회가 다루는 고충의 범위는,
● NHK와 민방련 가맹 각사의 개별 방송프로그램에 관련된 고충
● 방송법령·프로그램 기준과 관련된 중대한 고충, 특히 권리 침해와 관련 된 고충
● 방송된 프로그램에 관해 고충 제기인과 방송사업자와의 의견이 양립하는 상황에 이른 고충
● 사법에 근거하여 계쟁중에 있지 않은 고충에 한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CS텔레비전이나 인터넷 상의 프로그램에 대한 고충, 방송윤리·취재윤리상의 문제에 대한 고충, 인권 침해의 혐의가 있더라도 아직 방송사업자와 협의가 끝나지 않은 고충, 재판소에 판단을 맡긴 고충 등은 위원회 심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프로그램에 의해 인권등을 침해당한 사람으로서는 시간과 노력이 드는 재판에 제소하기 전에 비교적 손쉽게 호소할 수 있는 기관이 생긴 것은 기쁜 소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방송사업자에 대한 고충 제기에 이어 '제 2심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3. 조직의 구성

이 위원회는 당연히 방송사업자나 그 누구로부터도 중립적인 조직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필요성에 따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모체로서 임의단체인 '방송과 인권등 권리에 관한 위원회 기구(약칭 BRO)¹⁾'라는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이사회는 NHK·민방련 양자가 선임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지만, 위원회의 위원을 이사회가 선임하면 방송사업자와 사이가 좋은 사람이 뽑힐 우려가 있는 까닭에 이사회는 평위원(5명)을 선임하고 평위원회가 위원회의 위원(8명)을 선임하는 간접적인 선임 시스템을 취하기로 했다.

특히 이 조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위원회의 멤버는 '간담회'의 좌장, 전임 최고재판소 판사, 매스미디어 윤리문제의 권위자, 사회심리학자, 저널리스트, 미디어법 학자, 정치평론가, 인권옹호문제에 밝은 변호사 등 다채롭게 구성하고, 이들 각자의 식견에 따라 제기된 고충에 대해 판단을 하게 했다. 방송사업자의 대표를 참석시켜야 되지 않는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방송측의 의향에 따라 좌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결정을 미루었다.

이 위원회 활동을 보좌하는 사무국은 이사회 2명이 상주하는 외에 제기된 고충의 내용을 조사하여 위원회에 보고하기 위한 조사역 3명, 전화응답 전문가 2명, 일반직원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NHK·민방을 퇴직한 전문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운용 경비는 NHK(연간 6500만 엔)와 민방 각사(연간 1억 3000만 엔)으로 충당한다.

4. 심리의 절차

방송프로그램에 의해 명예, 신용, 프라이버시 등의 인권을 비롯한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선 그 내용을 방송한 방송사업자에게 고충을 제기한다. 물론 그 단계에서 BRO에 문의하면 절차를 알려 준다.
고충 제기인과 방송사업자 사이에 협의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위원회의 권고 또는 견해를 구하고자 하는 경우, 위원회에 서면으로 그 내용을 제출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으면 전체적인 서면 형식은 요구하지 않지만, 개요만은 정해진 서식에 따라 작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BRO에서는 조사역이 미리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위원회에 보고하고 심리를 요구한다. 위원회에서는 필요에 따라 고충 제기인 또는 해당 방송사업자측의 출석을 요구한다든지 방송국으로부터 테이프 제출을 요구하여 시청한다든지 하면서 심리한다.

위원회의 심리 방법이나 판단 기준에 대해서는 6월 9일과 6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 협의하여, 가능한 한 빨리 운영요령과 같은 내규를 결정하기로 했다.

일정한 심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권고 또는 견해로서 고충 제기인 및 방송사업자에게 제시하고 동시에 그것을 공표한다.
공표의 방법으로서는 보도 발표(기자회견), 해당 방송국에 의한 방송, BRO의 회보등을 통해 방송사업자에게 주지시키는 것 등이 고려되고 있다.

[月刊 民放 '97. 8.]

1)Broadcast and Human Rights/Other Related Rights Organization 위원회는 BRC(Commitee)라고 약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