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0호] 미국, 경찰폭력 드라마 방영을 둘러싸고 갈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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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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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내용과 현실을 충분히 구별할 능력이 있는가? 이번 가을 시즌부터 CBS를 통해서 방송될 한 경찰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제기되고 있는 질문이다. CBS는 [Brooklyn South]라는 프로그램을 9월 22일부터 방송할 계획인데, 그 중 한 편에서 다루어질 경찰의 폭력과 관련한 소재가 며칠전 실제로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관련 지역의 경찰에 대한 감정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8월 9일, 뉴욕의 브룩클린 70지구 경찰대 소속의 경찰관 4명이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소란을 피운 30세의 Abner Louima라는 흑인 청원경찰을 고문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검사에 의하면, 경찰관들은 경찰서의 화장실에 Louima를 끌고가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해가며 폭행하고 변기 손잡이를 그의 항문에 찔렀다가 다시 입에 찔러 넣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폭행당한 사실을 발설하면 Louima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이 사건으로 뉴욕 흑인밀집 지역에서는 대규모의 시위가 있었고 향후 있을 시장 선거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가을부터 CBS에 등장할 [Brooklyn South]에서도 경찰의 폭력이 다루어진다. 지난 봄부터 촬영에 들어간 이 드라마에서는 한 흑인이 브루클린 거리에서 총을 난사하여 경찰관들과 행인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관들과의 대치 끝에 범인은 총상을 입고 체포된다. 동료를 잃은 경찰관들은 범인이 계속 거짓말을 하자 발길질을 하며 따귀를 때린다. 수분 후에 그 흑인은 숨을 거둔다. 이에 가족들은 경찰의 폭력을 비난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드라마에 그려진다. 드라마의 내용과 현실간의 혼돈을 우려 경찰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 프로그램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브루클린 경찰당국과 지역 지도자들은 CBS에 프로그램의 내용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당국은 이 프로그램이 경찰의 이미지를 더욱 손상시킬 것인지 회복시킬 것인지는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과연 이 드라마의 내용을 현실과는 상관없는 단순한 픽션으로 인식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면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지역의 지도자들 또한 경찰에 대한 지역감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CBS의 책임있는 조치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CBS의 프로그램 담당자들은 예정되어 있는 프로그램의 방송일자나 프로그램 내용과 관련하여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의 광고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입장은 프로그램의 소재가 실제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측면이 있지만 현실의 경찰폭력 문제와는 내용이나 배경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허구적인 내용과 현실을 혼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다. [Brooklyn South]의 수석프로듀서이자 유사한 경찰 드라마인 [NYPD Blue]의 작가인 Steve Bocho는 프로그램의 방향을 수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드라마의 내용과 현실의 내용이 인종적인 소재들과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드라마에 흐르는 맥은 인종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먼저 총을 난사한 흑인이 백인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고, 경찰들 또한 흑인이라서가 아니라 동료를 살해한 범인이기 때문에 폭력을 행사하게 된 점을 지적한다. 만일 그 범인이 백인이나 동양인이라 할지라도 경찰들의 폭력은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NYPD Blue]와 마찬가지로 뉴욕경찰국의 전문적인 협조를 얻어서 제작되고 있다. 뉴욕경찰국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갖는 잠재적인 위험성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갈등은 결국 시청자들의 지적 능력에 대한 상이한 판단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지적 수준 문제로 초점이 전이될 경우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주장은 방송사에 유리한 것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라는 정치, 사회구조에서 쉽사리 국민의 다른 용어인 시청자들을 폄하하는 발언이 먹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Brooklyn South]가 미국사회에 미칠 영향은 방송되는 때의 정치, 사회적인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파장은 다른 프로그램과는 다른 양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은상/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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