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9호] 독일의 어린이채널, 편성에 회의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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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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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와 ZDF는 올해 초부터 '어린이를 위한 텔레비전'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린이 전용 텔레비전 채널 'Kinderkanal'을 공동으로 신설하여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서 난무하는 폭력과 섹스에서 어린이를 보호하며 교육적 차원의 우수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야겠다는 독일의 양 공영방송사 ARD와 ZDF의 계획은 기존 어린이 프로그램의 질적 변화라는 차원을 넘어서 별도의 어린이채널 신설이라는 능동적 차원의 방안으로 Kinderkanal을 탄생시킨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그들의 의도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텔레비전이 훌륭한 교육적 차원의 미디어로서 그 역할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폭력과 섹스의 배움터라든지 혹은, 적어도 바보상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쨌든지 어린이 전용채널인 Kinderkanal의 신설은 ARD와 ZDF가 1990년대에 들어서 민영방송사의 양적 질적 팽창이라는 독일내 방송계 구도의 변화 속에서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게 할만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Kinderkanal이 방송을 시작한 지 8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요즘, 방송계에서는 어린이 전용 채널인 Kinderkanal에 대해 처음 시작 때의 좋은 반응과는 달리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기되는 물음 가운데 하나는 'ARD와 ZDF의 야심찬 어린이 채널 프로젝트가 과연 먼지 낀 낡은 필름들만으로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에 잡아둘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개월간의 Kinderkanal 프로그램 내용과 구성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하여 회의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구태의연한 재방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 Kinderkanal이 방송을 시작할 당시의 목표는 대상 연령층인 3세에서 12세 사이에서 두 자리 수의 시청률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쟁 채널인 Nickelodeon을 누르는 것이었다. 실제 방송 초기에는 상당히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프로그램 구성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Heidi)]라든지 [말괄량이 삐삐(Pippi Langstrumpf)] 혹은 [푸무클(Pumuckl)] 같은 것들이었으며, 이외의 프로그램 출연 인물들도 생쥐나 아우구스부르크 인형극 등의 등장인물들로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30대 연령층인 부모들에게도 자신이 자랄 때의 영웅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다는 것이다. 결국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옛날의 향수에 젖어들 수 있다는 점이 어린이들의 부모들에게까지 상당한 관심을 끌게 했고 이에 편승하여 시청률 또한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오래 전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에게 옛날을 회상하며 향수에 잠시 젖는 시간을 갖게 할 수는 있지만, 아침과 저녁 그리고 몇 주 혹은 몇 달 단위로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식상한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과 너무 시대적으로 동떨어진(의상이나 주변의 등장인물, 환경 그리고 배경과 무대 등에서) 프로그램 내용은 관심도 유발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여러 가지 제약들로 인하여 시청자들은 끊임 없이 반복되어 방영되는 오래 전의 재방송 프로그램들에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주인이 둘 처음 시작부터 문제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인이 둘(ARD와 ZDF)이다 보니 우선 운영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방송사는 MDR이 주가 되어 운영하기로 일단락 짓고 방송국의 위치도 구동독지역인 에르푸르트로 합의를 보긴 했다. 그러나 양 방송국간의 각기 다른 프로그램 편성 정책과 양 방송사의 자체 어린이 프로그램들과의 상충에 대한 이견 노출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은 초기 방송국 사장인 Ernst Geyer가 방송이 시작된 지 6주가 채 되기도 전에 '자의 반 타의 반' 물러나게 된 일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둘째로, 프로그램 방영 시간보다 방영할 프로그램 수가 매우 빈곤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ARD와 ZDF에서는 오전과 저녁의 몇 시간만 할애하여 어린이 프로그램을 방영했지만 어린이 전용 채널인 Kinderkanal에서는 네트워크의 방송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시간(Kinderkanal의 경우 연 평균 28만 분 분량)을 채울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양 방송사가 보유하고 있는 어린이용 프로그램은 이를 채울 만큼 넉넉치 못하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재원 확보도 충분치 못하다. 셋째로, 기존의 어린이채널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없다는 것 또한 커다란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결국 편성 계획이라든지 편성 정책이 시험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은 전체적 운영 재원확보에 대한 것이다. ARD와 ZDF는 초기 1년 운영 예산으로 1억 마르크를 확보해 놓았다. 그러나 사무 운영비와 기계 설비 그리고 장비 구입비까지 포함하여 책정한 이 금액으로는 방송 시간을 채울 만큼의 프로그램 확보가 도저히 불가능하다. 설상가상으로 민영방송국연맹은 공영방송 수신비로 충당되는 Kinder- kanal의 위법문제를 유럽연합 위원회에 제소해 놓은 상태이기까지 하다. 해결책 모색 Kinderkanal이 안고 있는 기타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우선, 방송 프로그램 편성을, 옛날 프로그램의 재방송 1 : ARD 와 ZDF에서의 공급 1 : 신설 혹은 새 프로그램 1로 한다. 이러한 편성 비율은 20여년에 걸쳐 끊임 없이 재방송되어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만드는 재탕 삼탕의 프로그램 수를 줄이게 되고, 새 프로그램을 위한 재정 확보에도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최적 비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Kinderkanal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컴퓨터 관련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 셋째로, 어린이 종합 프로그램과 같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의 직접제작 프로그램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재정으로는 최소한 연 1500만 마르크를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종합 프로그램들은 어린이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어린이 채널에 대하여 보다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며, 아울러 자연스런 시청률 확보 및 증가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이 시작된 지 8개월째 접어든 어린이 전용 채널 Kinderkanal은 현재 3세부터 12세 연령층까지의 시청자 확보율이 5%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처음의 계획인 두 자리 수 시청률 확보를 위해 착실한 준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쟁 채널인 Nickelodeon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민영방송인 Super RTL과 Pro7 등에서만도 Walt Disney사의 필름들과 유명인기 만화영화 방영 계획을 세우는 등 어린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좋은 프로그램 편성에 혼심을 기울이고 있다. 적어도 그들은 <푸무클> 같은 옛날 프로그램을 가지고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내용이 밝고 건전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어린이 채널의 프로그램 편성에서 잊지 않아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다음 세가지를 예로 들고 있음은 주시해 볼 만하다. 첫째, 정보적인 프로그램을 편성할 것. 둘째,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편성할 것. 마지막으로, 대화와 조언이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 할 것. [박노성/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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