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RAI(Radiotelevisione Italiana)는 9월 말에 3개의 디지털 전문채널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동사업자는 Telecom Italia이다. 구상중인 채널은 문화채널, 학교채널, 이탈리아 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채널 'di cultura multiet- nica'이다. 1998년 초에는 뉴스채널, 스포츠채널, 어린이채널이 추가된다. 이 채널들은 위성 안테나와 디지털 디코더가 있는 시청자라면 무료로 수신할 수 있도록 암호화하지 않은 채 송신한다. 이탈리아에는 현재 100만 개의 파라볼라 안테나가 있고 유료텔레비전 'Telepiu'의 가입가구에 해당하는 8만 가구가 디지털 디코더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RAI, Mediaset, Canal Plus, STET간에 공동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합의가 있은 후 의회에서는 디지털텔레비전의 도입을 둘러싼 광범위한 토론이 벌어졌었다. 이들은 그동안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던 유료텔레비전 Telepiu를 공동으로 인수하고자 했다. Kirch 그룹의 소유지분 45%를 매입함으로써 Telepiu 지분의 90%를 소유하게 된 Canal Plus는 그 절반을 양도할 생각이었다. Berlusconi의 경쟁자인 Vittorio Cecchi Gori도 관심을 표명한 바 있는 이 합작회사 때문에 Giuliano Amato를 위원장으로 한 의회 차원의 반독점위원회가 소집되었다.

Amato는, 이 플랫폼은 현행 독점방지법에 위배된다고 밝히고 다른 사업자들도 디지털텔레비전 사업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새 미디어법에 첨가시킬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는 현재 디지털텔레비전에 관심이 있는 다른 사업자들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물론 이탈리아 최대의 기업인 FIAT가 연말까지는 민영화될 예정인 Telecom Italia의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바는 있다.

정부는 Amato의 주장을 받아들여 '투명성, 자유경쟁, 국 민영 사업자의 동등한 대우'라는 원칙을 존중하여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이 다른 사업자들에게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미디어법안은 지난 주에 의원 내각을 통과했는데 이번 주에는 상원에서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이 법안의 핵심 사안은 국영인 Telcom Italia의 민영화를 추진과 전자매체의 발전을 감독하게 될 통신감독기구의 설치이다. 이 위원회는 의회에서 선출되는 8인의 위원과 정부가 임명하는 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원래 법이 통과되면 각각 3개의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RAI와 Mediaset의 실질적인 독점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한 이탈리아 헌법재판소의 3년 전 판결이 실행에 옮겨질 예정이었다. 헌법재판소는 한 사업자가 지상파 채널의 5분의 1 이상을 소유할 수 없으며 텔레비전 광고 점유율이 30%를 넘어서서는 안된다고 판시했었다. 이는 결국 Mediaset의 채널 하나를 위성으로 전환하고 RAI의 채널 하나는 광고 없이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새 법으로 인해 이에 대한 실행은 1998년 4월 30일로 연기되었다. 그때까지 Cecchi Gori는 자신의 방송사인 'Telemontecarlo'와 'Videomusic'을 위해 전국적으로 수신이 가능한 새 주파수를 갖춰 민영방송사간에 새로운 경쟁 환경이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 법에 의거하여 Mediaset는 이탈리아 전가구의 절반이 수신기를 갖추게 되면 위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알다시피 1998년 봄까지 실현되기에는 불가능한 목표이다. 정부는 위성수신기와 디지털 디코더 시장을 활성화시킬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

RAI 역시 이 새 미디어법의 덕을 보게 된다. 1998년 4월 30일은 RAI에게도 중요한 날로 감독위원회에 '조직 개편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 안을 토대로 광고 축소 문제가 결정되게 된다.

[epd medien '97.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