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9호] 중국, 미국과의 전파전쟁 시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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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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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을 차단하라!' 최근 중국방송계에 내려진 지상명령이다. 중국과 미국의 전파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미국이다. 미국은 냉전시대에 자유의 복음을 공산권 청취자들에게 전해온 VOA(미국의 소리)에 이어 지난 해 11월부터 중국대륙을 겨냥한 새로운 라디오방송을 신설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바로 그것이다. 이 방송의 설립 목적은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94년 의회와 라디오방송을 통해 한 연설에서 잘 드러나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아직도 정부가 진실을 억누르고 있는 아시아의 국민들에게 정확한 국내외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중국인들에게 자유를 전파하려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을 시작하고 VOA방송도 확충할 것이다. VOA는 매주 중국의 인권상황을 보고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낼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언론자유와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리고 나선 것이다. 물론 중국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자유아시아방송의 실시를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며 외교적 일전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유아시아방송을 전면적으로 실시해 중국을 겨냥한 중국어와 영어방송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어 지난 3월부터는 북한을 겨냥한 한국어방송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해외방송 타깃이 아시아로 옮겨진 것은 불과 얼마 전부터이다. 미국 해외방송의 주된 관심은 구소련과 동구권에 치중돼 있었다. 그렇지만 구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해체 이후 탈냉전시대가 도래하면서 주된 타깃이 사라졌다. 구소련시대 자유의 횃불을 자처해 공산권내 반체제 활동을 지도한 Radio Liberty와 Radio Free Europe의 활동 목적도 함께 잃어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동구권국의 조직을 축소하고 아시아국을 확대하면서 자유아시아방송이 탄생되게 되었다.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인권개선이 목적이라지만 실제로는 세계의 맹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에 흠집을 내려는 생각 또한 없지 않다. 대부분의 방송내용이 중국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불리는 티벳의 분리독립 문제, 천안문사태 수감자들의 석방 운동, 중국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정부, 적극적인 대응으로 맞서 중국정부는 급기야 최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는 차원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 역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중국정부가 中國國際廣播電臺(China Radio International)의 위상을 제고,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中國國際廣播電臺(약칭 CRI)는 중국 유일의 해외 라디오 방송이다. 中國人民廣播電臺, 中央電視臺와 함께 중국 3대 방송국 중의 하나이다. 中國廣電部는 올해 CRI의 신청사 이전을 계기로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송출전파 강도를 높이는 등 새로운 공을 들이고 있다. 中國國際廣播電臺는 현재 38개 외국어와 중국 표준어, 방언 등 5가지 중국어로 매주 189시간 이상 방송하고 있다. 영어와 불어, 러시아, 일어는 물론 한국어와 서반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세계 공용어인 에스페란토어를 비롯해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스와힐리어, 소수지역을 대상으로 한 루마니아어, 미얀마어 등 사용 언어가 매우 다양해 CRI 조직의 방대함을 짐작하게 한다. 방송언어와 방송시간, 청취자 편지 반응 등으로 평가할 경우 CRI는 영국 BBC와 미국 VOA와 함께 세계 3대 국제방송국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43개 언어로 송출되는 각 프로그램은 사실상 전세계를 가청권으로 하고 있다. 해마다 청취조사와 함께 각국에서 오는 편지를 분석한 결과 20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약 2억 명이 CRI 방송을 청취하는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이같은 무기를 바탕으로 미국에 정면도전장을 던지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신화통신사에서 발표한 미국의 인권사각 실태 등을 인용보도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CRI는 흑인과 인디언, 황인종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미국은 남의 나라 내정을 간섭할 것이 아니라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는 미국내 소수민족들의 인권부터 보장하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의 전파전쟁은 곧 21세기는 미디어를 통한 총탄없는 전쟁이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각국은 갈수록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고 그 수단으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성채널의 확대 추세와 함께 한때 한물 간 것으로 여겼던 라디오방송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해 각 국가들이 최근 들어 라디오방송의 시설과 조직을 재확대시키고 있는 것은 그래서 주목되는 움직임이다. [민경중/중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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