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8호] 미국, 가을부터 새로운 프로그램 등급제 실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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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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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가에 올해 등장한 프로그램 등급제도가 드디어 구체적인 수정, 보완의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지난 1월 프로그램 등급제도가 실시된 이래, 현재의 등급제는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의 성격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네트워크에서는 국회와 시민단체의 지적과 비판의 움직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방송의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된다며 등급제의 수정에 비교적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 국회, 시민단체 등을 통해 등급제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쟁점화되고 급기야 국회에 강력한 규제법안들이 잇달아 상정되자, 네트워크측은 차츰 입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7월 중순에 들어서는 일부 네트워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송 네트워크들이 이번 가을부터 시행될 새로운 등급제에 동의했다. 새롭게 등장할 프로그램 등급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등급에 네 가지의 심볼을 추가한 것이다. S, V, L, D가 새로운 심볼들인데, S는 성적인 묘사(Sexual Depiction)의 정도를, V는 폭력(Violence)의 정도를, L은 저질 언어 (Coarse Language)의 사용 정도, 그리고 D는 성행위와 관련된 일들을 암시하는 대화(Suggestive Dialogue)의 정도를 나타낸다. 또한,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특별히 FV라는 심볼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공상적 폭력 (Fantasy Violence)의 정도를 표시한다. 이 새로운 등급제를 개발하기 위해, 6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 그리고 네트워크의 대표들이 3주에 걸쳐 협상과 토의를 벌여왔으며 마침내 7월 10일 고어 부통령이 주관한 백악관 연회에서 방송 산업계 대표들과 교육계, 학부모 단체의 대표들이 공식적으로 협의서에 서명했다. 방송에 대한 국가의 규제가 중심 이슈 그러나 등급제의 수정, 보완 작업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우선 미국 최대 네트워크중 하나인 NBC가 이 협의안을 거부하고 나섰다. NBC는 현재의 등급제를 고수하면서, 현재 몇몇 프로그램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별도의 경고 화면을 삽입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주장했다. NBC가 협의안을 거부한 기본적인 입장을 보면, 프로그램에 대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주는 것이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등급제 수정, 보완의 움직임 이면에는 방송의 내용을 강력하게 규제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찬성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현행 헌법하에서 보면, 방송의 내용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므로 프로그램 등급제와 같은 일종의 간접적 규제는 언제나 네트워크의 자발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에 걸쳐 미 국회에 상정된 법안들은 무척 강력한 규제조치를 촉구하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국회의 강력한 움직임은 이번 협의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따라서 새로운 등급제를 네트워크에서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향후 몇 년간 네트워크의 프로그램 내용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협의의 중심 이슈였다. NBC를 비롯해 이번 협의안에 반대하는 네트워크들은, 결국 국회는 방송의 내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는 방송 내용을 직접 규제하는 법안의 상정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은 협의안에 찬성·서명한 네트워크들에게만 해당된다고 강력한 입장을 피력했다. 광고수입 타격을 우려 NBC와 국회의 논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지만, 협의안에 찬성한 네트워크들 사이에서도 개편의 영향을 두고 여러 가지 논의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사는 네트워크들의 금전적 기반인 광고에 관한 안건이다. 부모들에게 프로그램 수신을 선별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V칩은 네트워크들에게 걱정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왜냐 하면 현재 새로이 협의된 등급제 가운데, FV(Fantasy Violence) 심볼이 들어가는 어린이용 프로그램에 대해 부모들이 광범위하게 수신을 차단시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럴 경우 네트워크의 광고수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수신을 차단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급격히 감소시켜,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이익집단의 보이콧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등급제의 문제는 프로그램에 대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해 주느냐 하는 실질적인 부분뿐이 아니다. 국회, 정부를 비롯, 교육계, 학부모 등의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양질의 방송을 실현하면서도 방송 제작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선에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회 전체의 발전과 더불어 방송산업의 발전이라는 과제가 균형있게 다루어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 [여은호/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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