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8호] 독일, 라디오방송에서 일고 있는 코미디 붐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한두 해 전만 하더라도 독일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음악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담 프로그램을 확장시키는 것이 주된 편성 경향이었다. 또한 퀴즈나 쇼 프로그램에서 신변잡담이나 유머 섞인 만담들은 대담 프로그램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독일의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은 프로그램 내용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 잡담이나 만담들은 하나의 경향으로서 단순한 증가추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프로그램의 한 포맷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실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 텔레비전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주변매체로 전락해 버린 라디오방송은 변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해 왔다. 60년대까지 누렸던 라디오의 황금기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빼앗긴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변신을 거듭하며 고정 청취자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쉽고 가벼운 포맷 구성이다. 무거운 정치 대담 프로그램 대신 음악 프로그램을 확장한다든지, 시청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들은 모두 이러한 시도들의 하나이다. 여기에서 두드러지는 최근의 특징은 프로그램의 경포맷(Light- Format)化 추세 속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코미디들이다. 예전에는 음악 프로그램이나 쇼 프로그램에서 조미료격의 역을 했던 신변잡담이나 유머 섞인 만담들이 발전되어 이제 하나의 완성된 형태의 틀로서 프로그램 편성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이다. 청취율과 새로운 편성요소의 확보가 코미디 붐의 원인 이러한 현상들은 공민영 라디오를 불문하고 하나의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화가 특징
라디오 코미디물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지방화이다. 각 지역별로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들은 프로그램 안에서 그 지방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려는 안배를 하고 있다. Antenne Bayern 방송에서는 모든 코미디물을 바이에른 사투리로 방송한다. 편성책임자인 Stefan Offierowski는 그 이유를 "우리는 길거리에서 만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행동해야 합니다."라는 말로 답한다. Radio-fnn의 편성국장인 Rainer M. Cabanis는 여기에 더하여 "방송국은 그 지방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합니다."라고 말한다. 곧, 방송국과 그 지방 그리고 그 지방 사람들의 일체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츄에이션 코믹물들은 대부분 90초 내외의 짧은 길이로 구성된다. 그러나 내용은 매우 함축적이고 무겁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여 웃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이에 대하여 Antenne Bayern의 Stefan Offierowski는 "청취자들은 가능하면 짧은 시간내에, 가장 최근의 것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듣고 일순간에 웃어 버릴 수 있기를 원한다."라고 말한다.
과거와는 다른 코미디 정의
라디오방송에서 코미디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Radio-fnn의 Rainer M. Cabanis는 '코미디는 현대적 카바레(Kabarett)'라고 정의한다. "과거에 비해 정치색을 덜 띠어야 하며 문학적 색채 또한 적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현재 라디오에서의 코미디는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정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코미디는 보다 가볍고 유쾌하며 스피디하다. 현재는 대개 하루 평균 15에서 20개 정도의 코미디가 뉴스와 대담 프로그램 등의 사이에 방송되고 있는데, 지난 1996년 바이에른주 방송분석에 따르면, Antenne Bayern에서는 지난해 일일 평균 31분 동안 코미디를 방송했으며, 1회당 방송 시간은 1분 20초에서 3분 30초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영방송사는 민영 라디오방송들의 외설적 코미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 공영과 민영방송간에 코미디물의 질적 차이를 쉽게 구별하여 이야기할 수는 없다.
코미디물의 득세와 더불어 많은 방송사들은 방송물들을 콤팩트 디스크로 만들어 일반 시장에 내놓는 부대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한데, 이것은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서 코미디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성공적인 청취자 확보와 이를 담보로 한 원활한 광고주 확보라는 명분은 라디오방송에서 더욱더 코미디를 활성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라디오는 청취자들의 머리속에 영화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전적 명제와 더불어 '청취자는 재미를 원한다.'는 새로운 명제를 라디오방송 제작자들은 이미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노성/독일통신원]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