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7호] MTV 영국, 지역적 특수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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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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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미국 케이블TV의 MTV와 CNN은 전세계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지구촌 차원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래서 MTV와 CNN은 [미국문화의 전지구화]라는 신화의 가장 대표적인 주역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미국문화의 자유주의적인 성격, 즉 보수문화에 대한 MTV의 혁신성이랄지 정치적 후진국가의 권위주의적 언론에 대비되는 CNN의 객관주의적 보도양식은 다양한 지역적 상황내에서 형성되어온 기성문화에 대한 대안적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요컨대 지금껏 미국 대중문화는 그것이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지 간에 세계 각 문화권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후진국가는 선진 미국문화에 대해 일방적인 추종 현상을 보이기도 했고, 유럽의 선진국가들은 미국 대중문화에 대항하여 자국의 전통 및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문화의 지구문화화라는 일반주의적 해석이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최근 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9월부터 개시되는 런던 CNN 아침 프로그램과 종일 정규방송되는 30분 뉴스 프로프램이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CNN 전략은 보다 많은 지역 프로그램 시간을 확보하는 것으로서, 영국 출신인 CNN 국제부 부책임자 Chris Cramer에 따르면, "과거 수십년간 방송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시각에 입각한 국제뉴스를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변화]란, 시청자들이 CNN의 비미국화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CNN의 이러한 방향전환은 가을부터 본격화하는 BBC의 24시간 뉴스채널과 점차 그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는 Sky News에 대항하기 위한 자구책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CNN의 지역화 정책은 비교적 미국과의 언어장벽 정도가 적은 영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예컨대 CNN1은 독일어 뉴스 방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라틴 아메리카를 대상으로 한 스페인어 뉴스는 지난 3월부터 이미 방송되고 있다. 나아가 향후 5개년 사업안 중의 하나는 중국어 뉴스까지 제작 방송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활동 무대를 지닌 또하나의 미국 케이블 채널 MTV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MTV 네트워크 런던 본부의 책임자인 Bill Roedy는 최근 신세대적 문화에 대해 "비록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코카콜라를 마시고, 맥도날드를 먹으며 아디다스 스포츠웨어를 입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고는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들은 자신의 고유문화와 끊을 수 없는 밀착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러므로 이들의 문화적 취향을 충족시키키 위해서는 MTV의 지역적 특수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미 유럽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독일의 음악 케이블 채널인 Viva를 이긴다는 목표하에, MTV 런던 지부에서는 지난 1월부터 기존의 MTV 유럽 채널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인 MTV 채널을 새로 설립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적 특수화에 승부 걸어 그간 영국에서 MTV는 과히 성공적이지 못했다. 15∼24세의 젊은이를 주시청자층으로 삼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청률이 0.11%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C5가 개국하면서, MTV의 자리는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영국산 MTV 채널은 어떠한 식으로 새롭게 변모하여 나타날까? 영국 MTV의 편성 책임자인 Christine Boar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영국 적 액센트로 방송될 것이다(영국은 지금까지도 지역 특유의 액센트가 강하게 남아 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으로 대별되는 지방 특유의 액센트들은 단순히 언어상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연방을 이루고 있는 이질적인 민족들간에 존재하는 갈등과 불화감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진행자도 코미디언을 주축으로 하는 6명의 팀으로 감축할 것이다. 풍부한 유머와 생방송 중심으로 진행함으로써, 그간 MTV의 불명예스러운 별명이었던 [틀어놓고 보지 않는 방송, 즉발성 부족] 등의 맹점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외에도 편성상의 근본적인 개혁, 스튜디오 녹화방식을 지양하고 팝페스티발 등의 사회적인 이벤트에 보다 중점을 두고, 프라임타임대를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영국 MTV 설립안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MTV가 안고 있는 최대의 문제는 시청자의 지속적인 감소이다. 시청률에 있어서 경쟁 케이블 채널인 독일 Viva에 뒤지고 있는 독일의 MTV가 그러하거니와, 영국 MTV 역시 The Box와 같은 채널과 경쟁해야 하고, 경쟁채널들이 전반적으로 위성방송으로 이동하는 추세 속에서 BBC 채널의 One TV와 같은 경쟁 프로그램과도 겨루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광고업자들도 국내시장을 선호한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MTV가 당면한 과제는 지역화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시청률을 높여야 하고,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채널상의 개혁이 필요하며, 이 개혁안을 실현하기 위해서 또다시 자금이 요구되는 순환고리 안에서, 향후 수년간 추진될 MTV의 개편안이 과연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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