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6호] 독일, SFB와 ORB 공조체제 구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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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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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방송의 공세와 미디어의 혁명으로 불리는 미디어시장의 멀티미디어화 추세 속에서 공영방송(특히 지역 공영방송)이 살아남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흡수와 통폐합 혹은 내부 구조의 혁신이란 이름 아래 행해지는 공영방송의 구조개편은 과연 최선책인가? 이는 근자에 들어 많은 변화를 맞고 있는 독일의 공영방송계에 대해 관심 반 우려 반으로 제기하는 의문들이다. 지난 2월 28일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뷔르템베르크州의 SDR과 라인란트-팔츠州의 SWF가 합병을 공식으로 발표한 후, 4월 15일 양 州의 수상들은 1998년 1월 1일부터 SWR(S dwestrundfunk)라는 이름으로 통합방송사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최종합의하고 방송국가협정에 추가항목으로 서명했다. 방송의 공동제작 및 공조체제는 즉각적으로 시작하되, 1998년 9월 30일까지 과도기적 체제를 유지하다가 10월 1일부터 본격적 통합체제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새롭게 탄생하는 SWR은 ARD내에서 WDR에 이어 두번째로 커다란 공영방송사가 된다. 4280명의 종사자에 1400만명의 시청자를 갖는 대규모의 방송사로 방송요금 수입중 연 16억 마르크를 분배받는다. 통합 이후의 자체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총 30%로 높아지며 ARD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비율도 17%로 상향 조정된다. SDR과 SWF의 통합에 대해 언론들은 엄청난 찬사를 퍼부었다. Frankfurter Allgemeine지는 공영방송의 '올바른 시그널'이라 평했고, Mannheimer Morgen지는 'ARD를 위한 올바른 모델'로 기사화했으며, Handelsblatt지는 'ARD 구조개편의 신선한 바람'으로 극찬을 했다. SFB와 ORB의 공조는 합병 가능성 시사 지역 공영방송사의 구조개편 작업이(통폐합 조치를 포함한) 외부의 매우 우호적이며 때로는 절실한 요구로까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 힘입어 베를린의 SFB(Sender Freies Berlin)는 두달에 걸친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5월 라디오방송 분야에서 ORB(Ostdeutscher Rundfunk Brandenburg)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일단 두 방송사간에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하겠다는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SDR과 SWF에 이어 또다른 지역 공영방송의 합병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SFB의 결정에 앞서 ORB의 이사회에서는 이미 지난 3월 11일 자사의 총국장인 Rosenbauer와 SFB 총국장인 von Lojewski가 기초한 양방송사간의 라디오방송 공조안을 인준했다.) SFB와 ORB는 '경쟁 대신 협력'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간의 쟁점들을 보다 발전적으로 현실화시키고 이를 이상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잡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결정에 따라 이제 오는 9월부터 양방송사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의 시민들에게 공동으로 제작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게 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SFB의 4개 방송과 ORB의 3개 방송 그리고 NDR과 함께 3개 지역 공영방송사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클래식 채널 'Klassik Plus'까지 모두 8개에 이른다. 두 방송사의 라디오방송 공동제작 프로젝트에 대하여 양방송사의 총국장들은 자신에 가득 차 있다. SFB의 총국장인 von Lojewski씨는 다음 베를 린의 국제 방송박람회 때까지 양 방송사의 부분 합병을 '지역 공영 라디오방송에서의 미래를 향한 확실한 도약'으로 그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독일의 라디오방송 시장은 상업방송의 범람으로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되었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공영방송사간에 긴밀한 공조(흡수 혹은 합병까지 포함하여)체제를 구축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ORB의 총국장인 Rosenbauer는 앞으로 라디오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SFB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추진중인 계획 가운데 하나는 앞으로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SFB와 ORB가 공동으로 텔레텍스트를 내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머지 않아 SFB와 ORB가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공동으로 제작하여 방송하겠다는 사전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인원감축 우려로 SFB 인사위원회 제동 양 방송사간의 이러한 공조체제 구축이 비단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걸림돌들이 산재해 있는데, 우선 SFB 인사위원회의 제동이다. SFB의 인사위원회는 언론노동조합과 기자협회 그리고 노동조합연맹의 후원을 등에 업고 SFB와 ORB 양 방송사의 라디오방송 공동제작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 방송사의 라디오 공동제작이 실행되면 방송 프로그램의 축소가 불가피하고 결국 인원감축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2가지를 더 지적한다. 하나는 이미 SDR과 SWF의 합병에서 나타난 것처럼 통합된 이후 방송위원회의 위원 구성비율이 주정부와 정당에 치중돼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SDR과 SWF의 경우 20%가 되는데, 각계의 의견을 고루 수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 원칙은 20%의 정치적 입김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합병된 이후 징수된 방송요금의 분배에 대한 문제이다. 1994년 헌법재판소가 징수된 방송요금의 분배에 대한 판결을 내리긴 했지만, 합병된 이후 양 방송사가 전에 받았던 그대로를 모두 받을 수 있을지는 헌법적 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크고 작은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긴 하지만, 지역 공영방송사간의 흡수와 통합을 포함한 구조 재편 문제는 매우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급변하는 방송계의 판도와 범람하는 상업방송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공영방송의 능동적 대처라는 점과,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에서와 같은 지리적 모순점의 해결책으로서 SFB와 ORB의 선택은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두 주의 주의회는 향후 통합을 전제로 한 공조체제 구축에 대해 이미 합의를 해 놓은 상태이다. [박노성/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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