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6호] 미국 Microsoft, 케이블회사인 Comcast에 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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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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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거래는 대개 철저한 전략수립과 까다로운 협상을 거쳐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몇주 전 어느 저녁에 Comcast의 사장인 Brian L. Roberts는 시애틀에 있는 식당에서 Microsoft 사장 Bill Gates 옆에 앉게 되었다. Gates가 Roberts에게 케이블업계가 인터넷 전송을 위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을 꾸물거리고 있다고 불평하자, Roberts는 싱글거리면서 "케이블산업의 5%를 사지 그래요."라고 대답했었다. 그 며칠 뒤, Gates의 비서는 Roberts에게 그의 제안을 검토해 보자고 연락했다. 그리고 6월 9일에 Microsoft Corporation은 미국 4위의 케이블 운영회사이며, 430만 가입자를 갖고 있는 Comcast Corporation의 지분 11.5%에 대해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미디어와 텔레컴 간에 200억 달러짜리 거래가 수두룩한 시대에 Microsoft의 투자는 사소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가족형 케이블회사에 투자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케뮤니케이션 사업의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의미심장한 것이다. 몇년 전 Bell Atlantic과 TCI의 대규모 합병을 앞두고 커뮤니케이션 업계가 '양방향TV'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을 때, Comcast도 TV사업에 뛰어들려는 어떤 전화회사의 투자제의를 받았었다. 그러나 그때의 꿈들과 TCI- Bell Atlantic 합병은 네트워크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게 명백해지자 산산조각 났다. 지금까지 완고하게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던 Comcast는, 케이블과 전화가 아니라 TV수상기와 PC로 세계를 통합하고자하는 Gates의 비전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장(場)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적합한 시기를 기다리며, 전화회사에 팔아버리지 않음으로써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라고 Comcast의 회장이며 Brian사장의 아버지인 Ralph J. Roberts(77)는 말했다. 이 투자는 Comcast의 파트너를 바꾸었을 뿐 아니라, 미디어 산업의 전체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3∼4년 전만 해도 쌍방향 TV는 장래에 오락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추진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PC와 TV를 포함한 가정내 오락의 개념이 확장되었다. 다만 변하지 않은 한가지는 각 가정에 엄청난 량의 정보(TV 화상이건, 컴퓨터로 전송되는 정보이건)를 전송하려는 Microsoft같은 회사의 열망 뿐이다. 케이블 산업계는 풍부한 동축케이블을 갖고 있어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Bill Gates는 "케이블산업은 광대역 서비스를 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Comcast를 통해 그 가능성을 실험해 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Gates, 인터넷을 강력한 배급매체로 인식 Brian Roberts는 Microsoft가 투자한 10억 달러를 사용해 Comcast의 동축케이블 네트워크를 수백개의 TV채널과 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은 인터넷을 강력한 배급매체로 보고 있는 Gates에게는 특히 더 중요한 것이다. 그는 인터넷이 Microsoft의 소프트웨어와 증가하고 있는 정보·오락 생산물(MSNBC 케이블채널, MSN 온라인 네트워크도 포함)들을 전송할 강력한 매체라고 여기고 있다. 이 모든 고상한 야망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은 어제의 발표가 세부적 내용에서 불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Roberts는 Microsoft의 투자 덕분에 원래의 계획이 정확히 얼마나 더 빨리 진행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Gates도 그들이 색다른 아이디어 몇가지 - 예를 들면 Comcast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cable ready PC' 구축 등 - 를 테스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금이 풍부한 Microsoft로서는 이번 투자가 케이블 산업에 대한 상징적 자신감의 표현으로서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 케이블 회사들은 주식시장에서 천대당하고, 비평가들이 다른 커뮤니케이션 사업과의 경쟁력에 회의를 나타내는 어려운 시절을 겪은 이래, 케이블의 고용량 전송로 덕분에 다시 한 번 케이블산업 부흥을 위한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Comcast의 주식은 3.18 달러 올라서 52주간 최고 액수인 21.4375 달러가 되었고, Microsoft의 주식은 1.18 달러 올랐다. 미디어 분석가인 Christopher Dixon은 "이것은 사실상 케이블업계 전략의 확인이다. Comcast에 투자함으로써 Microsoft는 엄청난 배급시스템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Comcast는 이미 일부지역에서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이 회사는 케이블 가입자를 위한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실리콘밸리의 신설 회사 @Home Metwork의 14%를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를 개선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높은 까닭에 Comcast의 확장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올해만도 6억 달러를 쓰고 있는데, 아직도 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광섬유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시스템의 절반 뿐이다. 더욱이 Comcast는 73억 달러의 장기부채도 안고 있다. Roberts는 Microsoft의 투자 일부를 이 부채를 갚는데 쓸 것이라고 한다. Microsoft는 자신의 투자가 다른 케이블 운영자들의 노력을 자극하기를 바라고 있다. 같은 날(6월 9일), Cablevision Systems Corp.은 TCI가 소유하고 있는 뉴욕의 시스템 몇 개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Cablevision의 James L. Dolan은 고속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케이블산업이 이 약속을 끝까지 지킨다면 이들은 전화산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려는 전화산업계의 노력은 기술발전의 지연과 고속전화선에 대한 불편한 가격체계 때문에 방해받고 있다. Gates는 Microsoft가 전화선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화산업계와 함께 노력할 것이지만 전화산업에 투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사업에 갖는 Gates의 저항감은 문화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완고한 관료주의 체제인 전화회사와, Microsoft나 Comcast같은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회사는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41세의 Gates와 37세의 Roberts가 손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 Roberts는 미디어 명문가의 귀공자이고 Gates는 자수성가한 기업가이다. - 둘다 공격적 스타일을 갖고 있고, 기존 사업의 경계를 넘어 사업을 확장시키려는 욕심이 있다. [NYT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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