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5호] 미국, 10주년을 맞는 공영방송의 P.O.V. 프로그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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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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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은 상업방송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미국 공영방송에 던져지는 질문이자 비판이다. 케이블,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이 이용 가능한 채널의 수가 급증하면서 다양한 시각들이 상업채널을 통해 충분히 대표되고 있다는 면에서 볼 때 공영방송은 존재가치를 점차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업적인 경제구조에 의존하지 않는 공영방송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장르의 존재는 이러한 비판의 예봉을 꺾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인 PBS(Public Broadcasting System)에는 'P.O.V.(Point of View)'라는 프로그램 장르가 있다. 독립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정부의 정책이나 주류 문화, 경제 흐름이 한 개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큐멘터리, 코미디, 드라마의 형식과 요소들을 빌어 표현한 작품들이 이 장르에 속한다. P.O.V.는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금년 여름 시즌에도 10개의 프로그램이 방송될 예정인데 그 중 하나는 불법이민자의 자녀들에게는 의료나 교육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캘리포니아의 법령 187조가 1994년 11월에 통과된 이후 실제로 불법이민자를 부모로 둔 어린 학생들이 겪는 두려움과 분노가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있다. 실제로 그런 처지에 놓여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가 주도하여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9살된 소녀의 꿈과 현실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P.O.V.를 통해서 방송되는 작품들은 기존의 프로그램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언론의 객관성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객관성이라는 이름하에 상실되기 쉬운 개인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역으로 보다 진실된 객관성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모자이크 조각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식의 프로그램을 '개인 다큐멘터리(personal documentary)'라고 부른다. 독립제작자들은 개인 다큐멘터리를 통해 희극적인 측면, 극적인 측면, 그리고 감정적인 측면을 끌어낸다. 사회 시스템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상 그 시스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개인을 프로그램의 소재로 삼음으로써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같은 대안적인 시각의 전달은 진정한 공영방송의 역할에 걸맞는 것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기존의 저널리즘적 틀에서 벗어난 방송프로그램은 공영방송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1980년대에 들어 독립제작자들은 공영방송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프로그램들을 방송하는 데는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방송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데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1986년 Sundance Film Festival에서 Marc N. Weiss는 PBS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Frontline'의 수석 제작자를 만나 독립제작자들의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시간대를 할당하는 문제에 합의하였다. 시청자, P.O.V. 프로그램을 공영방송의 존재가치 입증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 1988년 7월 5일, 지역에 따라서 미국인들의 말투가 어떻게 다른지를 희극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묘사한 'American Tongues'로 P.O.V. 프로그램이 시작되긴 했지만 PBS와 P.O.V. 프로그램들간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1년 Marlon Riggs가 흑인 동성연애자들의 세계를 흥미롭고, 낭만적이면서도, 자극적인 화면(예를 들면 나체나 남성간의 키스 장면 등)을 통해 묘사한 'Tongues United'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존립 자체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그 이후 동성연애 옹호자들과 뉴욕 가톨릭교회 추기경과의 대치 모습을 담은 24분짜리 다큐멘터리 'Stop the Church'는 방송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P.O.V. 프로그램들은 공영방송의 외곽시간대에 방송되는 주변부 프로그램에서 점차 공영방송의 존재가치를 입증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 사이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119개의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가운데 7개의 Emmy상, 6개의 Peabody상, 4개의 DuPont Columbia Journalism상 등을 수상했다.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고 있는 어머니와 딸의 갈등을 담은 Deborah Hoffman의 'Complaints of a Dutiful Daughter'는 위에 언급한 3개의 상을 모두 휩쓸었다. Oscar상을 수상한 작품도 3개나 되었다. 한 독립제작자는 '건물을 폭파시킨다거나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화면이 없기 때문에' P.O.V.만이 자신들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상업적인 발상을 떠나 우리 이웃의 진솔한 모습을 화면을 담는다면 매우 진솔하고, 사실적이며, 지극히 미국인적인 그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윤은상/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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