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와 야당은 몇 달에 걸친 협상 끝에 마침내 미디어법(법안 1021호)에 합의를 보았다. 이 법으로 전자매체 분야는 최소한 1998년 봄까지 현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비평가 Aldo Grasso는 정부비판적인 'Corriere della Sera'지에 새 법을 '타협과 거래의 걸작'이라고 칭하며 '오래 전부터 존재하는 규범을 존중하지도 않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용기도 없이 이탈리아를 어떻게 통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비평했다.

체신부 장관 Antonio Maccanico의 제출로 5월 22일 상원을 통과한 법안의 핵심은 통신감독위원회(Communication Authority)를 설치하는 것으로, 이 위원회는 국영통신회사인 Stet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한편 전자매체의 발전을 감독하는 과제를 갖게 된다. 이 감독위원회는 의회에서 선출하는 8명의 위원과 정부가 임명하는 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은 전임 RAI 사장 Claudio Dematte이다.

이 법안의 방송관련 부문에는 한 방송사업자가 지상파 주파수의 2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경쟁규칙이 포함되어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Berlusconi 산하의 Mediaset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3개의 지상파 전국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를 내놓던지, 아니면 위성방송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이 경우 아마 시청점유율이 9%에 지나지 않는 Rete 4가 대상이 된다.)하지만, 이 법을 언제부터 적용할 것이라는 시한이 없다. 따라서, 결국 통신감독위원회가 그 시행일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통신감독위원회는 위성분야의 발전 정도를 판단하여 그 적용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성방송 보급율은 0.5%에 지나지 않는다.

이 법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한 방송사가 TV광고를 30% 이상 점유할 수 없도록 규정한 점이다. 그러나 이 규칙 또한 통신감독위원회는 잠정기간 동안(이 기간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 규정을 묵인할 수 있다는 탈출구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 법안은 방송사업자가 하나 이상의 지상파 유료TV를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개의 면허를 소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유일한 유료방송 사업자인 Telepiu는 하나의 서비스를 잠정기간 동안 위성을 통해 동시방송으로 제공한다면 2개의 면허를 계속 소유할 수 있다. Telepiu는 또 1997년 말부터 스크램블을 걸지 않은 문화 서비스인 제3의 서비스를 위성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1998년 4월 이탈리아 최초로 주파수 전반에 걸친 심사를 단행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구는 Telepiu와 지방 방송사들로부터 면허를 받아 전국 도달률이 90%에 미치지 못하는 방송사들에게 재분배한다. 이렇게 될 경우, 전국 도달률에 한계가 있는 Cecchi Gori의 TMC1과 TMC2는 커다란 혜택을 받게 된다.

상원에서는 현재 공영방송인 RAI를 민간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것과 RAI3을 비상업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법안 1138호에 대해 심의하고 있는데, 이 법안에도 광고 제한과 독립 프로덕션 쿼터가 포함되어 있다.

[TV International '97.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