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50호] 라디오 뉴스가 텔레비전 뉴스보다 기억률 높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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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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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뉴스와 텔레비전 뉴스가 제공하는 정보 중 어느 것이 더 잘 기억되는가?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의 Colas Rist씨가 비교연구 실험에 들어가기 앞서 110명의 학생들에게 던진 이 질문에 68명이 텔레비전 뉴스의 정보가 더 기억이 잘 될 것이라고 답한 반면 25.5%에 불과한 28명만이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14명은 답하지 않았다. 이는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보면서 듣는 것이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는 일반적인 통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학술지인 'communication et langages'의 최근호에 실험 결과는 이러한 통설을 부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리스트는 110명의 대학생들을 네 그룹으로 나눈 후 각각의 그룹을 다시 두 개의 소그룹으로 나눠, 한 소그룹에게는 텔레비전 뉴스를 영상과 함께, 다른 소그룹에게는 같은 뉴스를 영상없이 듣도록 했다. 접하는 뉴스 내용에 의한 변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그룹에게는 '94년 3월 10일에 방영된 France3의 뉴스를 15분 동안 들려주고 다른 두 그룹에게는 '96년 2월 1일 방영된 A2의 뉴스를 30분 동안 들려줬다. 뉴스가 끝난 후, 각 학생들에게 기억나는 주제들을 모두 적도록 하고 뉴스가 다룬 주제들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들에 답하도록 했다. 영상과 함께 뉴스를 들은 학생들이 기억한 주제의 총수는 508개였던 반면 영상 없이 소리만 들은 학생들은 약간 더 많은 528개를 기억했다. 주제와 관련된 질문의 답변은 맞는 답변, 부정확한 답변, 틀린 답변, 무응답의 네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이들 답변중 맞은 답변은 영상과 함께 뉴스를 본 그룹들에서는 140개, 소리만 들은 그룹들에서는 137개였고 부정확한 답변 수는 각각 43개, 51개였다. 틀린 답변은 영상 뉴스의 경우는 42개, 영상 없는 뉴스의 경우는 14개였으며 무응답은 각각 21개, 44개였다. 이러한 1차 실험의 결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1차 실험에서 영상 뉴스를 봤던 그룹들은 영상없는 뉴스를, 영상없는 뉴스를 봤던 그룹들은 영상 뉴스를 보게 한 후 다시 기억한 정보를 묻는 2차 실험을 했다. 2차 실험에 사용된 뉴스는 실업자인 부부가 자신들의 자식 8명을 버렸다는 내용의 4분짜리 텔레비전 뉴스였다. 이 뉴스에서 기억 가능한 30개의 아이템 중 영상 뉴스를 본 그룹이 기억해낸 총 아이템 수는 664개로 한 학생당 평균 12.53개였고 영상 없는 뉴스를 들은 그룹은 총 706개의 아이템을 기억해 내 한 학생당 평균 13.32개에 해당했다. 뉴스의 영상은 정보수용 강화보다는 흥미유발 기능 이 실험의 결과로 사람들이 텔레비전 뉴스가 전하는 정보를 라디오 뉴스가 전하는 정보보다 반드시 더 잘 수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라디오 뉴스에 대한 기억 정도가 텔레비전 뉴스에 비해 더 좋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이 실험은 또 뉴스의 기억 정도는 매체의 특성보다는 정보에 대한 수용자의 관심, 정보제공 시간의 길이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France3 뉴스의 경우, 영상과 함께 봤던 소리만 들었던 간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기억한 것은 파리 근교의 폭력 문제, 그리스 여배우인 멜리나 메르쿠리의 장례식, 에이즈 치료약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의사의 재판, 학생 시위, 영화 '필라델피아' 상영 소식 등이었고 가장 기억해내지 못한 사건은 경찰들의 회의, 한 정치인에 의한 클럽 창설 등이었다. A2 뉴스의 경우, 모든 학생이 강간 살인범의 DNA를 밝혀냈다는 뉴스를 기억했고 거의 모든 학생이 홍수 소식을 기억했다. 강간 사건에 대한 뉴스는 1분 45초 동안 방영됐음에도 각각 5분 30초, 5분 05초, 2분 05초 동안 방영된 홍수 소식, 최첨단 사진기술, 시라크 대통령의 미국 방문보다 더 잘 기억했다. 실험 학생들의 관심도나 지식, 실험에 대한 적극성 정도도 뉴스를 기억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Rist의 실험 결과는, 여러 감각 기관을 사용한 정보 습득이 집중력을 해침으로써 오히려 정보 습득을 방해한다는 가설을 입증하지는 못하지만, 영상이 뉴스를 보다 잘 기억하도록 돕는다는 가설은 부정하고 있다. 따라서 순전히 정보 습득의 차원에서 본다면 텔레비전 뉴스의 영상은 불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도표와 함께 방영된 세제개혁에 대한 뉴스의 경우, 영상 뉴스를 본 그룹에서는 5명만이 기억해 낸 데 비해 영상이 없는 뉴스에서는 14명이 기억해 냈다. 또한 세제개혁 사항을 열거하라는 질문에서도 영상 없는 뉴스를 본 그룹이 맞는 답변을 25개 한 반면 영상이 있는 뉴스를 본 그룹에서는 22개의 맞는 답변만을 함으로써 단순 참조 영상이 아닌 뉴스 설명용 영상까지도 뉴스를 잘 수용해 내는 데 큰 도움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 실험 결과는, 텔레비전 뉴스의 영상은 실질적인 유용성보다는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센세이셔널한 기능을 한다는 주장에 현실적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주형일/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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