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TV 홈쇼핑 프로그램을 이용한 판매방식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 홈쇼핑은 처음 미국에서 시작돼 일본과 캐나다, 유럽 등으로 퍼져 나갔는데 본격적인 판매방식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80년대 후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TV 홈쇼핑 채널이 생긴 것도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시장경제를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상업주의의 최첨단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TV를 통한 홈쇼핑 판매방식이 급속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TV 홈쇼핑 프로그램이 중국TV에 등장한 지는 겨우 1년 남짓 되었다. 1995년 말 처음 도입되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교적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B-TV(北京電視臺)의 TV 홈쇼핑 프로그램 베이징지역 시청률은 1년 만에 0.1%에서 3.5%로 상승했다. 이를 1100만 인구로 계산하면, 베이징지역에서만 적어도 35만 명이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다. 1년 사이에 시청자가 30여 배나 증가했다. 특히 TV 홈쇼핑 프로그램이 사각시간대(오전 6:15∼6:40)에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B-TV 홈쇼핑 상품 직매센터의 安輝 사장은 "베이징TV에서 처음으로 이 업무를 취급한 이후 1년간 TV 홈쇼핑 관련업무가 5배나 증가하여, 판매액이 매달 늘어났으며 품목도 처음 2종에서 100여 종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CCTV(中央電視臺)를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랴오닝(遼寧), 우베이(湖北), 웨이하이(威海) 등 29개 방송국이 이 업무를 맡고 있으며, 설립된 판매센터는 58개, 연거래액은 5∼7억 위안(한화 550억∼770억)에 달한다. 또한 TV 홈쇼핑망을 구축해 일부 도시에서는 이미 TV 홈쇼핑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구매방식은 점차 중국의 일부 도시가정에서 이용되어 중국 소매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소매업계에서 싼 상품가격과 편리한 구매 과정이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의 한 소매업계 관계자는 "TV 홈쇼핑이 바로 사람들의 이러한 소비 심리를 파악하여, 저렴한 상품가격, 직매 서비스, 편리한 구매방식 등을 이용해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매센터 安輝 사장은 "방송비가 저렴한 시간대를 이용, TV 홈쇼핑 프로그램을 재방함으로써 광고 선전 및 중간유통과정에 필요한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중국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TV매체를 통해 물건을 쉽게 선택해 그만큼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고 있다. TV의 위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홈쇼핑 프로그램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Star TV도 중국의 홈쇼핑 시장에 참여

현재 TV 홈쇼핑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컴퓨터 사전, 아동완구에서 가정용 헬스기구, 정수기, 전기 난방기구 등 다양하다. 특히 중저가의 새롭고 기발한 우수상품이 TV 홈쇼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工商管理學院의 呂一林 부교수는 "중국은 TV 보급률과 시청률이 높고 국영방송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다."고 지적하고 "TV 홈쇼핑 프로그램 제작비가 저렴하고 판매효과도 매우 크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TV매체를 통한 홈쇼핑 판매방식은 확대일로를 걷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2억의 중국 대륙을 대상으로 한 홈쇼핑 판매방식에 국영방송사 외에도 홍콩의 Star TV가 뛰어들고 있다. 아시아 위성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의류와 헬스기구 등을 전화주문 방식으로 판매해 온 Star TV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매력이 높지 않은 중국의 시청자들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홍콩과 대만, 한국, 싱가포르 등이 주고객이었다. 그러다 보니 중국 대륙에서는 상품을 주문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Star-TV측은 중국에 주문전화를 마련하고 중국인들의 구매 신청을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에서의 TV 홈쇼핑 성공사례는 TV라는 효과적인 대중매체를 상업계에 도입해 성공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5년 TV 홈쇼핑을 통한 상품 총판매량은 43억 달러에 달해 전국 각 대형백화점과 전문점 판매액의 1%를 차지했고 1996년에는 2%로 상승되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도 케이블TV 채널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채널이 홈쇼핑 채널이란 사실은 TV 매체를 통한 상품판매 방식의 전도가 밝다는 것을 반영한다. 21세기에는 TV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양방향TV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바보상자로 불리워온 TV 매체는 일방적 전달매체가 아닌 시청자와 방송사, 기업을 하나로 묶어주는 새로운 매개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민경중/중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