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4호] 디지털시대 라디오의 방향을 제시하는 A&G계 프로그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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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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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오디오드라마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재현한다는 의미의 '라디메이션(radimation)'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분까(文化)방송에서는 현재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성우를 기용한 프로그램등, 애니메이션·게임계 프로그램 26편을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방송하고 있다. 다른 방송국에서도 작년부터 이러한 애니메이션·게임계 프로그램의 수를 늘이고 있는데, 현재 TBS라디오는 6편, 니혼방송에서는 5편을 방송하고 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게임계 프로그램을 바로 게임화 하는 등, 복수의 미디어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기본 정보(contents)의 다각적인 이용을 꾀하고 있다. 문화방송 A&G(Animation & Game)사업추진그룹 매니저인 카타요세 요시유끼(片寄好之)씨에게 문화방송이 추진해 온 라디오방송의 다각화 전략을 들어 본다. 밀실에서 우주, 컴퓨터 세계로 애니메이션에는 독특한 기법이 있다. 우주공간이나 로봇 등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소재도 애니메이션이라면 표현할 수 있다. 심리묘사나 역동적인 움직임, 속도감 등 애니메이션 나름의 표현기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러한 표현기법이 음성만의 표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결국, 어떤어떠한 소리일 때는 어떠어떠한 상황일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제작자와 청취자의 약속이다. 예를 들면, 우주공간은 신서사이저의 끌어당기는 것과 같은 소리를 이용하여 재현한다. 여기에 통신음이나 명령을 내리는 소리 등이 섞이면 우주전함의 함교가 된다. 이러한 약속 표현이 곳곳에 삽입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속도감이다. 대사와 함께 들려오는 이러한 효과음을 통해 장황한 나레이션을 달지 않고서도 줄거리를 전개해 갈 수 있다. 지금까지 라디오드라마는(물론 예외는 있지만) 심리묘사나 몇 사람의 대화 등 밀실적인 표현이 주류를 이루었다. 어두운 복도를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소리, 그리고 '끼익'하고 문이 열리는 그런 식이었다. 요즘의 라디메이션의 세계는 그런 밀실적인 세계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 우주는 물론 환타지의 세계, 더나아가 컴퓨터의 세계까지 그 무대로 삼고 있다. 이러한 자유로운 라디오드라마의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성우들의 역할이다. 일본은 지금 바야흐로 제3차 성우 붐을 맞고 있다. 이전의 붐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점은, 이전에는 맡은 역할의 이름과 함께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았던 성우의 이름이 지금은 어떤 역할과 관계없이 이야기되고 통용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성우가 인기스타화하였으며, 지금까지의 '단지 소리만을 맡는 역할'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또 '아니라지'(アニラジ)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라디오 프로그램의 구조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분까방송이 방송하고 있는 이러한 아니라지 프로그램(A&G계 프로그램이라고도 한다)은 26편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은 라디오드라마를 DJ 파트(성우가 자기 마음대로 지껄이는 말) 사이에 끼운 샌드위치 구조로 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프로그램의 매력은 라디오드라마로 대표되는 이야기의 재미와 성우의 개성에 의한 말솜씨의 재미라는 두 바퀴로 성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구조에 크게 관여하여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업계의 스폰서들이다. A&G계 프로그램은 레코드회사들이 처음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이들 프로그램의 제공사는 레코드회사 외에 출판, 성우양성학교, 게임 소프트웨어제작사 등의 업종으로 급격히 확대·증가하고 있다. 특히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은 이 분야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며 이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다. 게임이 32비트화하여 담겨지는 정보량이 대폭 늘어났으며, 성우에 의한 표현 폭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니게'(アニゲ)(애니메이션계 게임=성우의 소리를 따라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활약하는 게임 장르)라는 단어가 생겨난 배경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의 판촉에 라디오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판이 점차 굳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라디오가 이러한 세계관을 제출하는데 적합한 매체이며(음성 뿐이기 때문에 게임과의 질적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제공료가 싸고, 단독으로 제공하거나 정보(contents)를 공유하는 기업과 공동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소프트웨어에 표적을 맞출 수 있으며(게임 메이커와 레코드회사, 또는 출판사 등의 협력), 그리고 게임을 구입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성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디지털시대, 라디오만의 기법이 진가를 발휘한다 분까방송으로서는 이러한 A&G계 프로그램을 육성해 온 노하우와 이러한 시대상황을 사업기회로 파악하여 1996년 10월에 사내에 A&G 사업추진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21세기 디지털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향성의 하나로 A&G계 정보를 엄선하기로 했다. 결국 디지털방송이나 디지털 패키지에 맞는 내용물을 공급하기 위해 A&G계 소프트웨어를 육성해 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게임 메이커와 공동개발한 [라디오프로그램 육성 시뮬레이션게임]이 PC게임으로써 발매되며, 12월에는 게임 창작가인 廣井王子씨의 프로그램으로 3년간 방송한 [화성 이야기]가 라디오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게임화되어 발매될 예정이다. [화성 이야기]는 매우 라디오적인 접근방식으로 짜여진 줄거리이다. 창작가 자신이 각본을 쓴 이 드라마는 다음 주에 전개될 내용이나 등장할 캐릭터를 청취자로부터 모집하여 채용하고 각본을 쓰는 아주 소박한 양방향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하는 괴물이나 인물은 청취자가 믿을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생각한 창조물이 라디오드라마에서 활약하는 쾌감을 청취자가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라디오만의 수법은 디지털시대가 되더라도, 아니 바로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 라디오가 40년 이상에 걸쳐 쌓아 온 노하우가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月刊 民放 '97. 5., 産經新聞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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