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3호] 프랑스 텔레비전의 픽션물 전성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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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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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뒷전에 밀려나 있던 프랑스 픽션물들이 약 3년 전부터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 편성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1996년의 경우, 픽션물은 전체 프로그램 편성의 22.8%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방송시간대를 점유했으며, 시청자들이 즐겨 본 프로그램 비율에서는 26.7%를 차지했다. 즉, 전체 프로그램에서 픽션물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픽션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컸다. 픽션물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이러한 선호에 힘입어 프랑스 방송국들은 앞다투어 픽션물들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방송국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은 경찰관, 판사, 의사, 교사 등을 주인공으로 한 비정기적인 시리즈물들과 90분 단위로 제작된 2∼3편 분량의 미니시리즈물, 그리고 52분 단위의 연속극이다. 작년까지 한때는 시장의 거의 50%를 차지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류는 이제 한물간 유행이 됐다. 현재 급부상하는 주인공 한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비정기 시리즈물은 프랑스인들의 감성에 맞는 인물들과 이야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정기 시리즈란 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단막극 형식으로 처리한 픽션물로 방영일이 고정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한달에 한 번이나 두 번, 때로는 두 달에 한 번 등 비정기적으로 방영되는 시리즈물을 말한다. 물론 이러한 시리즈가 최근 들어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들 시리즈중 가장 오래된 것은 이미 지난 8년 동안 지속된 <형사 반장 Navarro>이다. 그런데 초창기에는 주로 경찰이나 탐정들이 주인공이었던 이 비정기 시리즈물들은 최근 그 종류가 부쩍 늘면서 의사, 교사 등 주인공의 직업이 다양해졌고 특히 여자가 주인공인 시리즈가 많아졌다. 프랑스 픽션물, 단골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이러한 프랑스 픽션물의 장점은 외국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친근한 인물들과 분위기로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주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쉽게 형성함에 따라 단골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갖는 애착심을 강화하기 위해 각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직업에 관계없이 프랑스인들이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삶의 애환을 똑같이 경험하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이 인물들은 시청자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향해 있는 거울인 셈이다. 각 방송사가 이러한 픽션물을 통해 단골 시청자층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이러한 픽션물들이 주로 편성되는 프라임타임대에서 광고수익의 70%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방송사가 픽션물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같은 전략을 가진 것은 아니다. TF1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픽션물을 편성하고 있는데, 곧 또다른 날 하루 저녁을 픽션물에 할애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픽션물의 내용에 있어서는 월요일 저녁에 방영되는 픽션물들이 주로 다루던 이혼이나 마약, 근교 우범지역 문제 등의 심각한 주제에 시청자들이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핵가족이나 결손가정일지라도 항상 별문제가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픽션물들을 편성하고 있다. 수사물이 주로 편성되는 목요일 저녁에는 기존에 있던 네 개의 시리즈 외에 새로이 두 개의 시리즈를 추가 편성했다. France2의 경우는 월요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 저녁을 픽션물에 할애하고 있다. France2의 사장 쟝 피에르 코트는 "France2는 '사회적 화합을 원할하게 이끄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France2의 픽션물도 프랑스인의 정체성과 상호 이해, 아량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요일의 픽션물들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수요일에는 삶의 비극들을 너무 어둡지 않게 유머와 희망을 가지고 다루는 픽션물들이 편성되고 있다. '부드럽고 비폭력적이며 지방적인 색채'를 방송국의 고유성으로 정립시켜 가고 있는 France3는 토요일 저녁을 픽션물에 할애하고 있는데, 경찰 등이 주인공인 범죄 드라마보다는 수의사, 떠돌이 의사, 시청 근무원 등이 주인공인 픽션물들을 편성하고 있다. 픽션물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Arte는 유럽 문화채널이라는 특성에 맞게 전세계의 여러 연출가들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하는 초국가적인 제작 정책을 펴 가고 있다. 가입자들만이 볼 수 있는 Canal Plus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외 로케이션으로 제작되는 모험과 사랑 등을 주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이용한 픽션물들을 제작 방영한다. 픽션물 부문에 있어서는 다른 방송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M6는 보다 젊고 사회적으로 아직 확실히 자리잡지 못한 주인공들을 내세운 픽션물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침체 상태에 있는 프랑스의 최근 사정에 따라 대부분의 방송국들은 현실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고발하는 픽션물에서 점차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줄 수 있는 픽션물로 그 제작 경향을 바꾸고 있다. 문제는 TF1의 픽션물 제작 이사 클로드 드 지브래의 말처럼 '어떻게 많은 관객을 너무 그들의 기호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하는가?' 하는 점이다. [주형일/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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