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40호] 프랑스인의 기호를 대변하는 문학 프로그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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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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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문학 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가진 나라로 유명하다. 텔레비전을 대중들이 고급문화를 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간주했던 유럽적 전통에 걸맞게 프랑스 텔레비전의 문학 프로그램은 텔레비전이 최초로 전파를 발송할 때부터 프로그램의 주요한 한 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프로그램의 제목은 고급문화를 대중화시키겠다는 정책 입안자들의 의지에 꼭 부합되는 [모두를 위한 독서(Lecture pour tous, 1953년)]였다. 이러한 전통은 40년간 줄곧 이어져 오늘날 프랑스의 텔레비전 방송국들은 모두 10개의 문학 전문프로그램과 문학 전문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자주 문학을 주요 소재로 다루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방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이 매우 높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청률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방송국들이 무엇 때문에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 문학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것일까? "문학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을 희생하는 대신 방송국의 위신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France3의 문학 프로그램 [쟈지는 무엇이라 하는가? (Qu'est-ce-qu'elle dit Zazie?)]의 출연 기자인 Michel Polac은 이렇게 단언한다. 공영방송들의 경우에는 사칙에 문학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도록 규정돼 있다. 공영방송인 France2의 사장인 Jean-Pierre Cottet는 "텔레비전은 책에 이르는 길을 열어줘야 하고 독서를 권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책을 읽는 사람들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책에 접근하기 위해 텔레비전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대개 텔레비전을 좋아하지도 않지요.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France2와 France3는 사칙이 규정하는 바를 넘어서서 문학에 관련된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라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문학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한다는 방송국도 있다.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방송되는 Paris Premiere가 그 경우이다. Paris Premiere의 시청자들은 토론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때문에 문학 프로그램은 어떤 사상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다는 것이다. 또 문학 전문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중간에 반드시 새로운 책의 저자와 대담하는 코너를 가지고 있는 토크 쇼로 현재 젊은이들의 독서 경향과 책의 판매량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Canal Plus의 [어떤 곳에도 없는(Nulle Part Ailleurs)]의 진행자인 Philippe Gildas는 이러한 문 코너가 자신의 프로그램을 다른 토크 쇼와 구별짓는 역할을 하는 여러 코너 중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어떤 곳에도 없는(Nulle Part Ailleurs)]은 유명한 Bernard Pivot가 진행하는 전통있는 문학 프로그램인 France2의 [세균 배양액(Bouillon de culture)]을 제치고 도서 판매량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문인과 출판인이 자신의 책을 알리는 수단으로도 활용 프랑스에서는 텔레비전을 통해 책 광고를 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문학 프로그램은 문인과 출판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자신들의 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실제로 문학 프로그램에 출연한 문인이 어떻게 자신의 책과 생각을 표현하는가에 따라 책의 판매량에 엄청난 영향이 미친다. 최근 출판된 Marie Darrieussecq의 '자명한 이치(Truismes)'라는 책은 출판 당시 언론의 좋은 평가 덕분에 매일 2000부가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그녀가 [어떤 곳에도 없는(Nulle Part Ailleurs)]에 출연하고 난 후, 매량이 두배가 늘었고 현재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의 출판, 문학인들은 텔레비전의 문학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부름에 답하기라도 하듯, 최근 들어 텔레비전의 문학 프로그램 형식이 다양해졌다. 가장 많은 문학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France3는 저녁 10시에서 11시 사이의 뉴스 프로그램인 [Soir3]에 '침대 머리맡의 책(Le livre de chevet)'이라는 코너를 두고 매일 새로운 책을 한 권씩 소개하고 있다. 또 <작가의 한세기(Un siecle d'ecrivain)>라는 20세기의 유명한 작가의 전기를 다룬 프로그램, [쟈지는 무엇이라 하는가?(Qu'est-ce-qu'elle dit Zazie?)]라는 책, 서점, 작가, 번역, 독자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르포르타쥬로 꾸며지는 문학 시사 프로그램, 매일 책을 한 권 소개하는 2분짜리 프로그램 [한 책, 하루(Un livre, un jour)] 등이 France3가 문학에 할애하는 프로그램들이다. '리베라시옹'지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가장 가치있는 문화활동으로 독서를 들고 있다. 무엇이 가장 가치있는 문화활동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35%가 독서를 들었고 19%가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는 것을, 12%가 신문, TV 시청을 꼽은 것이다. 또한 응답자의 62%가 아주 자주, 또는 상당히 자주 책은 읽는다고 응답해 프랑스인들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가 가장 많은 텔레비전 문학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의아한 일은 아닌 것이다. [주형일 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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