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9호] 새롭게 요구되고 있는 '視聽質'에 대한 평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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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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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란 시청량의 크기를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로써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가치나 질적인 평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제작현장에서는 시청률이라는 수치가 너무나도 강한 기능을 해 온 나머지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수치를 절대화하고 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시청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는 없는 것일까. 프로그램에 대한 또 하나의 평가축으로써 '시청질'은 조사하려는 노력의 한 과정을 일본의 예를 통해 살펴본다. 1. '시청질' 조사의 내용과 한계 일본의 경우, '시청의 질'을 재는 척도에 관한 논의나 움직임이 처음 일어났던 것은 1970년대 후반으로 일본민간방송연맹연구소가 프로그램을 12항목에 걸쳐 평가하는 '프로그램 충족도 조사'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내었지만, 실용화되지 못한 채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 다음 시청률에 대해 시청질이라는 단어가 다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0년이 지난 1987년 9월의 일이다. 일본 광고주협회·전파위원장(당시)인 후쿠하라(福原義春) 시세이도(資生堂) 사장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말하자면, 스폰서가 주도하여 시청질 논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국측이 보인 노력으로서는, 1989년 2월에 일본민간방송연맹연구소가 '시청질의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시청질에 대한 개념을 ①시청자 구성의 질, ②시청 반응의 질, ③프로그램의 질, ④CM의 질로 나누고 있다. 이 개념을 통해 시청질은 여러 분야에 걸친 복잡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질의 연구'는 이 단계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 사이에 광고주협회는 그 조사방법으로써 개인시청률에 대한 연구를 추진했다. 방송국측이 생각한 4개의 질 가운데 ①시청자 구성의 질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형태였다. 방송을 광고매체로 활용하는 스폰서측의 의향을 생각하면, 세대시청률 데이터보다 훨씬 자세한 마케팅 데이터가 필요했으며, '시청질=개인시청률'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국측에서는 방송이 지닌 광고매체로서의 기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광고매체로서가 아니라, 방송국측이 시청질이라는 새로운 척도를 원한 최대의 이유는 작품으로서 프로그램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었다. 스폰서 주도로 개인시청률(시청자 구성의 질) 조사시스템의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90년대에 들어 드디어 방송국측에서도 각 방송국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②시청반응의 질을 측정하는 척도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NHK의 '좋았던 율(よかった率)' 조사, 후지TV의 '시청자 만족도' 조사, TBS의 'TV프로그램 영향력' 조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조사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보았나 보지 않았나를 조사하는 시청률 데이터라면 '흰가, 검은가'로 판정할 수 있지만, 질을 묻는 것은 '회색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게다가 농도에 대한 가치관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방대한 경비와 노력이 요구된다. 결국 '해 보았지만 도저히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처럼 시청률 데이터가 편리하다는 증거가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시청질 조사를 하지 않으면 방송은 광고매체로서의 측면이 점차 강해져 버리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 지금보다 더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작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시청질 조사가 어렵다는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할 수 없다'라는 판단이나 '하지 않는다'는 선택은 방송국으로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이다. 2. 시청질에 관한 방송국·광고주·시청자 사이의 간격 객관적인 수량인 시청률에 비해 시청질에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각각의 입장에 따라 취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시청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전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국, 광고주, 시청자는 각각 시청질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우선 방송국이든 광고주든 시청질을 조사하는 의의와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방송국으로서는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주는 영향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며, 시청률 만으로는 알 수 없는 영향력의 깊이를 시청질로 파악하고 싶어한다. 또 광고주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반응을 기대하며, 기업이미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회적 신용을 축적해 가고 싶어한다면 시청률보다는 질에 끌리게 된다.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의 프로그램에 스폰서가 집중하기 때문에 그것이 시청률경쟁을 조장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청률은 낮더라도 질이 높아 꾸준히 보고 있는 사람이 많은 프로그램에 CM을 넣는 것이 효과적이다."(산토리 선전사업부) 이것은 많은 광고주에게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스파트CM과 같은 판매직결형 광고는 개인시청률 등을 단서로 효율 좋게 타켓에 도달하는 것이 포인트지만, 프로그램 제공의 경우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회사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1사 제공프로그램이 일반적으로 질이 높다고 하는 것이 이러한 목적하에 제작되기 때문이다. "당사가 제공하고 있는 니혼TV계의 [멋장이 관계]나 TV도쿄계의 [패션 통신] 등은 시청률은 별로 높지 않지만 프로그램이 기업이미지 창조에 관여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기업이미지 관여도나 프로그램 내용이 기업이미지에 맞는가를 나타내는 기업이미지 적합도가 높아, 프로그램이 기업의 얼굴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들은 그것으로 만족한다."(시세이도 선전부 매체그룹) 이 기업이미지 관여도나 기업이미지 적합도는 시세이도가 독자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결국, 광고주는 시청률에 나타나지 않은 프로그램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각기 가지고 있으며, 기업이미지에 합치하고 있는가의 여부가 광고주 입장에서 본 프로그램의 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대시청률을 중시하는 방송국 이에 비해 방송국은 어디까지나 세대시청률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파악하며, 개인시청률이나 시청반응 등의 시청질은 세대시청률의 수치를 올리기 위한 진단 데이터로 여기는 성향이 강하다.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대중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문제는 시청률 이외의 지표가 없다는 상황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로는 나타나지 않는 프로그램의 가치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청률은 낮지만 일정한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질 좋은 프로그램을 구제하는 데이터로써 시청질이 유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은 방송국의 입장에서도 양심적인 프로그램일 것이다. 광고주측도 이러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거품경제가 붕괴한 후 기업에서는 광고선전비를 억제한 효율적인 선전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것은 선전부로서는 커다란 위험부담을 안는 셈이다. 시청률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그 점을 회사에 설득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질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쥰텐도(順天堂)대학의 시노바라(篠原俊行) 교수)는 사정이 있다. 제작자 입장에서 본 시청질의 의의 일반적으로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시청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정통 다큐멘터리로 정평이 있는 [NNN다큐멘트'97](니혼TV계)의 기꾸찌(菊地浩佑) 프로듀서는 "시청질을 수량화할 수 있으면 편리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곤란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심야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NNN다큐멘트'97]은 항상 4∼5%로 심야 프로그램으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보는 사람은 보려는 마음에서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며, 일단 보기 시작하면 집중해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매분 시청률을 보면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시청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의 만족도를 시청률조사 데이터를 통해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의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고시청률 프로그램 [SMAP x SMAP](후지TV계)의 다나카(田中猛彦) 프로듀서도 시청률 데이터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 결국, 시청률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시청반응은 오랜 경험과 감으로 알 수 있으며 모니터 보고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것이 제작자의 입장이다. 따라서 '시청질 데이터가 절대 필요'하다는 소리는 제작측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거기에는 '프로그램의 질은 만드는 사람의 감성의 문제'라는 제작자 의식도 엿보인다. 그렇지만, 방송국이 광고주에게 프로그램의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수량화된 질의 데이터가 있는 것이 편리하며, 프로그램이 예상한 결과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시청질의 의의는 크다고 하겠다.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평가의 유효성
시청질에는 만족도등의 시청반응과 함께 프로그램 그 자체에 대한 질적 평가라는 차원이 있다. 그렇디면 시청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의 질이란 무엇일까.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참고로 하는 것은 시청률도 아니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세간의 평판도 아니다. 프로그램이 제공하고 있는 정보와 소재가 자신의 흥미와 맞는가 하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가 생겨나고 다양한 질이 필요하게 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들의 질적인 평가를 바라는 소리는 제작자측에도 있다. 분명히 전문가의 평가는 시청률의 폭주를 막는 요인의 하나이다. 그리고 '상'이라는 실적이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방송국의 최대지표인 시청률을 건전하게 보전하는 재료로서도 유효할 것이다.
한편, 광고주가 텔레비전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시세이도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로서 ①미와 건강에 대해 긍정적인 것, ②인간의 삶의 방식을 시사하는 것, 부정적인 요소로서 ①당사의 제품을 부정적으로 다루는 것, ②출연자나 프로그램이 불상사에 휘말리는 것, ③집단학대나 폭력 등 비사회적인 행위를 유발하는 것, ④명백히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되는 것이라는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부정적인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설령 시청률이 좋더라도 제공하지 않는다."(시세이도 선전부)
이러한 요소는 광고주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든지 안한다든지 하는 기준으로 여기에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막는 검사기능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현재의 방송국과 광고주의 관계는 광고를 빼면 바로 다음 광고주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광고주들의 검사기능은 그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공통의 척도를 만들기 어렵다
한 마디로 질이라고 하더라도 방송국과 광고주 사이에는 그 질을 파악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제작자에게 질이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질(quality)이며, 광고주에게는 기업이미지의 제고와 연결되는 내용을 의미한다. 또,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서도 제작자는 시청한 후의 만족도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광고주는 '한 사람이 보는가 가족이 보는가, 집중해서 보는가 아니면 CM이 나올 때 채널을 돌리면서 보는가' 하는 시청태도를 염두에 둔다.
따라서 제작자나 광고주 모두 시청질을 조사할 필요성과 의의는 느끼고 있지만, 공통의 척도를 만들어 질을 조사하자고 하면, "있으면 좋지만 어려울 것이다"는 입장을 취한다. 왜냐 하면 그 배경에 "데이터가 없더라도 시청자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제작자측의 의식이 있고, 광고주에게는 "공통의 척도가 없더라도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프로그램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각기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放送文化 '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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