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8호] 일본 PerfecTV에 포르노채널 등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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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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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정성은 지난 24일 통신위성을 이용하는 위성디지털방송 'Perfec- TV'에 아사히, 뉴스타 등 36채널을 추가 인정했다. 신규 인가 채널 중에는 Murdoch의 News Corp.과 손정의씨의 소프트뱅크, 그리고 Sony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JSkyB계열(지난 호 동향과 분석 참조)인 스카이엔터테인먼트의 채널이 9개 들어갈 예정인데 이 가운데 3채널은 성인채널이다. 이번에 추가 인정된 채널의 대부분은 올 4월을 전후로 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포르노채널의 인가 배경 이번에 등장하는 채널 중에서 무엇보다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성인채널 3개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포르노 프로그램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통신위성으로 호텔이나 여관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되거나 케이블TV에서 부분적으로 제공되는 데 불과해 시청자는 호텔의 객실이나 케이블TV의 가입자 등에 한정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방송'의 경우에서도 거의 포르노에 가까운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는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도 심야 등의 특정 시간대에 한정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성인 대상의 포르노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방영하는 채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위성디지털방송에 성인영화채널이 인가된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12월 닛카쓰(日活) 영화사(이 영화사는 70년대 무렵부터 '로만 포르노'라는 일본 특유의 독특한 세미 포르노 영화를 대량 제작해 왔다.)가 우정성에 채널 인가를 신청한 이후, 뒤이어 2개사가 추가로 성인영화채널을 신청했다. 당초 우정성 내부에서는 포르노 영화가 공공 전파를 이용해 전국에 방송되는 데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있었고, 더욱이 포르노 영화 채널의 인가 신청이 줄을 이어 결국에는 위성디지털방송이 포로노 일색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성이 이를 인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물론 새로운 미디어의 보급에 미치는 포르노 영화의 신통력(?)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러한 신통력은 이미 과거에도 비디오의 보급, 그리고 최근에는 CD-Rom의 보급 사례를 들 수 있다.(CD-Rom의 경우 지금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가 CD-Rom으로 제작, 배포되고 있고 게임 매체 등의 성격도 가미되어, 어엿한 PC의 주변기기로 인정받았지만, '94년을 전후해서 CD-Rom의 보급에 불을 붙인 것은 분명히 포르노 소프트웨어였다.) 페어렌탈 록 기능 그렇다고 낯뜨거운 포르노영화가 비록 유료계약의 형태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방송임에는 틀림없는 형태로 각 가정의 거실과 안방에 방영된다는 점에 대해서 각계 각층으로부터 반발이 제기되리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방송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도입하는 시스템이 바로 페어렌탈 록(Parental Lock)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전파에 미리 신호를 입력해 두어, 튜너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시청할 수 없도록 하는 장치로, 부모가 미리 어린이의 연령을 입력해 두면 그 연령 이상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정 프로그램에 자동적으로 스크램블이 걸리게 된다. 이 비밀번호는 4자리 숫자로 지정하고, 변경할 수도 있다. 현재 일부 케이블TV에서 이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번에 PerfecTV의 신규 포르노 채널에서 이 기능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미국의 V칩과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자체적으로 자녀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닛카쓰 등 사업자측에서는 학식있는 경험자 등으로 윤리위원회를 설립해 새 채널에서 방영될 성인프로그램에 관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표현이 있는지에 대해 심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정성 방송행정의 본심은? 그러나 이러한 페어렌탈 록 기능은 어디까지나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국가가 기업에 이러한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빈약하다. 채널 인가 사전심사에서 우정성이 체크하는 내용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방송계획이나 자금계획 등에 대해서이지, 사전에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심사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일단 세 채널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포르노 채널이 더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 준다. 당장 올 가을에 방송을 개시할 DirecTV Japan이나 내년 봄에 방송을 시작할 JSkyB에서도 포르노 채널을 등장시킬 것이다. (현행 일본의 방송법상 위성 디지털방송의 채널사업자는 위탁방송사업자로 규정되고, 이 위탁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우정성 장관이 방송 계획, 자금계획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인정하게 되어 있다. 심사의 내용이 방송 계획, 자금 계획 등의 내용으로 한정되고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는 심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정해진 것은, 기존 공중파 사업자의 면허가 시설면허인데 반해, 위성방송의 경우 하드와 소프트가 분리되어 위탁방송사업자의 경우 하드웨어의 운용은 실시하지 않고 프로그램의 제작 및 공급만을 사업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 사업자를 우정성 장관이 허가하는 것이 헌법이 명시한 표현의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궁여지책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이번 포르노 영화 채널의 추가 인정을 계기로 PerfecTV는 강력한 원군을 얻은 셈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PerfecTV의 보급률은 당초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1월 말 현재 보급수는 약 20만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월 1일 유료화 이후 보급률 증가 추세는 일단 보합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고객 유입력을 갖춘 포르노 채널의 가세는 당분간 PerfecTV의 보급에 상당한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영화산업의 규모가 약 1500억엔인 데 비해, AV비디오로 불리는 포르노 영화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000억엔에 달해 영화산업을 웃도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 매출액의 반 이상은 포르노 영화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이 정도로 포르노 영화는 강력한 미디어이다. 지난 12월 발표된 '다채널시대의 방송과 시청자 간담회' 보고서에서는 다매체, 다채널화 상황이 진행되면서 나타날 저속한 프로그램의 증가를 우려하며 프로그램을 규제, 감독할 제3자 기관 설립을 운운하면서, 한편에서는 포르노 채널을 허가하는 우정성의 방송행정에는 어떤 모순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동안 케이블TV 및 위성방송 행정에서 명백한 정책 실패를 거듭해 온 우정성으로서는 새로 시작된 위성디지털사업이라도 어서 빨리 자리를 잡아주기를 바라는 절박함에서 이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6월 Murdoch이 일본의 방송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우정성이 즉시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황성빈/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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