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8호] 시민의 60초 발언대, NHK 나고야의 '메시지 6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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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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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시청자가 텔레비전에 직접 출연하여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이 나고야에 생겨나 머지 않아 3년째가 된다. 이것은 아이찌(愛知)·기후(岐埠)·미에(三重) 등 도까이(東海)지역 3현을 도달범위로 하는 NHK 나고야방송국의 지역프로그램 '점심시간 한담'(おしゃべりランチ, 월∼금, 오전 11시 30분∼11시 55분)의 월요일에 짜인 코너 '메시지 60'이다. 이 코너에서는 그 이름대로 누구든 60초 동안 자유롭게 (정치·종교·매매 등의 선전에 관계되지 않는 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나고야시의 NHK방송센터 건물 2층에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춘 견학자 코스인 '놀이와 방송 플라자'가 있는데, 그 한 구석에 '스튜디오 YOU'라는 이름의 모의 뉴스캐스터 자리가 있다.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이용할 수도 있고, 무엇인가 호소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그곳에 앉아 보턴을 누르면 녹화장치가 작동하며 60초 동안 메시지를 자동 수록한다. 화면의 크기를 스스로 조정할 수도 있다. 그 메시지가 개인적인 것이 아니면 '메시지 60'을 통해 방영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도까이 지역의 시민활동이나 서클활동, 자치단체, 각종 단체 등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밝히는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이 코너가 시작된 1994년 4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방송된 메시지의 수는 112건으로 지금까지의 주요 '출연자'는 약 3/4이 여러 시민단체, 1/4이 자치단체나 상공회의 홍보담당자, 그리고 불과 몇 건의 기업·재단의 사회활동 담당자였다. 메시지의 내용은 아주 다채롭지만, 방송의 목적은 대부분이 자신의 활동에 대한 이해를 구한다든지, 이벤트를 소개하고 참가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시민단체들의 방송 내용은 음악회·연극공연·전람회 등의 소개, 재일유학생 지원 등 국제교류활동에 대한 지원 호소, 장애자·고령자 등의 복지활동 지원, 환경보호·자연식품·유기농업에 대한 이해를 호소하는 것이 많고, 또 여성활동, 평화활동, 한신대진재 피해자 지원이나 방재 등 자원활동 참가 등도 보인다. '시민이 시민에게' 전하는 각종 생활정보 이전에는 이러한 생활정보들을 행정이나 지역의 각종 단체가 보내온 보도자료를 제작자가 재작성하여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이른바 '공지 프로그램'으로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신시대의 방송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던 NHK 나고야방송국은 시민이 지역이나 행정당국을 향해 발언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무편집 방송한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나고야방송국이 이러한 시도를 한 직접적인 동기는 1991년 8월 민간 3사와 공동으로 건설한 새로운 방송회관으로 옮겨 가면서 이 회관을 다기능적으로 활용하자는 경영적 측면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새 회관의 용지를 나고야시의 공원과 교환하여 취득했을 때, 나고야 시의회가 NHK에 대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요청했다는 사정도 있었다. 이러한 지역의 요청에 부응하는 서비스의 하나로 '시민 발언의 장 = 메시지 60'이라는 기획이 마련되고, 방송센터의 보도(기자, 아나운서), 영업(홍보, 사업), 편성부문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검토를 거듭했다. 단 예산과 인원은 충분히 지원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 녹화설비, 녹화·편집 점검, 방송시간, 홍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지만, 기존의 견학자 세트를 이용하여 셀프서비스, 자동 녹화하는 방법을 택하는 형태로 결정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시민은 앞에서 말한 뉴스캐스터 자리의 자동녹화장치 보턴을 누르고 시계를 보면서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하면 녹화장치가 작동하여 (실제는 기술자가 원격 감시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1분 동안 간이 S-VHS 비디오에 수록된다. 연출형식은 간단한 바스트 샷의 스트레이트 토크로 정했다. 수록된 이들 메시지는 1주일마다 보도·영업·편성 담당자들의 회의를 거쳐 선택 방송하게 된다. 프로그램 기준에 저촉되지 않는 한 내용에 대해 NHK측이 간섭하는 일은 없지만, 편집권은 NHK에 있으므로 수록된 모든 것이 방송되는 것은 아니다(실제로는 수록된 내용의 2/3 정도가 방송되고 있다). 통상, 오전 지역시간대는 시청률이 2∼3%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시민단체나 자원봉사자단체 관계자 사이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칼럼에 메시지를 전하려는 사람과 단체의 폭이 차츰 넓어지면서 출연하는 사람의 복장, 캠페인의 소도구, 퍼포먼스도 다양화·시각화하고 있으며, 발언의 형태로 매끄러워지고 있다. 또, 복수의 출연자들이 역할분담을 한다든지, 악기나 소도구를 이용하여 강한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셀프서비스이지만, 실제로는 신청을 받고 초보자는 도우미가 패턴 작성이나 발언 방법 등에 대해 조언을 해 주는 경우도 있다. 시민사회시대, 매스미디어의 형태를 제시
처음 방송국이 기대했던 것은 신문의 투서란에 필적하는 '텔레비전 투서란'이었다. 지역저널리즘 기능의 하나로서 정치·사회문제 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 첫해에는 상당한 선전을 했지만, 현실적으로 모인 것은 원래 바랐던 '주의·주장'이 아니라 대부분이 시민단체의 활동 캠페인이나 PR, 자원봉사자 모집 등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텔레비전 칼럼은 예상하지 못했던 '시민이 시민에게'라는 지역사회의 게시판,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풀뿌리 정보' 속에는 기자클럽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 살아있는 정보가 담겨 있다. 나고야방송국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지역저널리즘은 행정기관에 대한 주문이나 비판을 매스미디어가 대행한다는 종래의 형태에 머물지 않고, 주체인 시민의 참가·제언형 발언을 매개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든다는 형태로 발전해 가야 한다. 그리고 시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시민 자신이 만들어 유통시키는 과정을 도와주는 일을 가장 중요시하지 않으면 매스미디어는 시민사회 시대에 적응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퍼져가고 있는 가운데, '메시지 60'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그램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 [放送レポ-ト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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