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7호] 영국, Channel 5 출범 및 그 영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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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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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국 예정인 Channel 5(이하 C5)를 둘러싸고 여타의 지상파 방송사들의 변화 및 그들간의 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12월 초, C5의 대표 이사인 David Elstein이 영국 마케팅 그룹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에서도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연설에서 Elstein은 경쟁 방송사인 Ch4가 높은 시청률을 누리고 있는, 미국에서 제작된 시트콤 'Friends'와 의료드라마인 'ER'의 방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Warner사에 6000만 달러를 지불했다며, 엄청난 자본이 외국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데에 쓰이는 대신, 자국 프로그램 생산조건은 나날이 열악해져 가는 현 방송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Ch4의 방만한 운영조직방식과 상업채널로서의 적절성 여부에 관해 회의를 보이면서, 자신의 이러한 진단이 반드시 Ch4에 대한 경쟁심리에서 비롯된 감정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C5의 목표가 BBC와 맞붙어 시청자 끌어당기기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 역시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직 C5는 전인구를 대상으로 하여 모든 다른 매체들과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시청자수를 확보하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C5는 자칭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송'으로 정의내려졌다. 가장 극단적으로, 현재 영국 방송계가 핵심의제로 다루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건에 있어서도 C5의 입장은 대담하리만치 단호하다. BBC, ITV, Ch4가 [비]광고 방송, 수신료 인상 문제나 민영화, Murdoch과의 경쟁문제 등등의 진부한 정치적 문제틀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 반해, C5는 고리타분한 논쟁에는 아예 발도 들여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 방송사들이 Murdoch의 BskyB가 주도해 나갈 것이 확실시되는 디지털 위성방송 시장에서 기왕의 우선권을 잃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을 동안, C5는 과감히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어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즉, 디지털 지상파 방송건과 관련하여서 C5가 멀티플렉스 운영 후보사로부터 프로그램 제공자로서의 협력제안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며,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보아 C5의 세력확장에 기여하지 못할 기술에 대해 맹목적으로 상업적 투자를 하는 것은, 막 출발 단계에 있는 C5로서는 무리가 된다는 것이다. 권력자적 위치에서 공급자적 위치로 한편 C5의 이러한 입장은 기성의 방송 규제 장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권력자적 위치로부터 공급자적 위치로의 변화, 이것이 C5가 지향하는 방송사의 위상이다. 이러한 가정 위에서, 방송의 중심은 방송사로부터 시청자로 옮겨가게 되고, 방송의 성격을 규정짓는 힘은 시청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 편성시간에 대한 세세한 제약들이나 다수의 프로그램 방영 독점권에 관한 규칙들과 같은 기존의 규정조건들은 개선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예컨대 인구의 3%만이 시청하고 있는 경마대회의 방송권을 국영화하고 있는 등의 사례는, C5가 전국 85% 정도의 시청권 밖에는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다른 특정 방송사만이 특정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게끔 하는 관료주의적 방송정책의 '시대착오적인' 면모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C5는, C5의 출범을 이러한 과거의 인습에 도전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등장하는 계기로 의미지우고 있다. 멀게는 BskyB 디지털 위성방송의 위력을 우려하며, 당장 당면한 과제로는 C5와의 등장을 염두에 두고, 신년에는 BBC, ITV 그리고 Ch4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에 대두되는 현상 중의 하나는 이러한 경쟁이 심야방송대를 무대로 하여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오는 3월에 C5가 개국을 하게 되면, 짧은 시간 내에 다섯 채널 중에 BBC1을 제외한 4개의 채널이 24시간 방송을 실시하게 될 것 같다. 심야방송시간대를 무대로 방송사간 경쟁 치열 원래 심야방송은 ITV가 독점하다시피했고, 다른 방송채널들은, 특정요일에 밤 늦게까지 영화 및 교육프로그램 등을 방송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ITV라 할지라도, 방송되는 프로그램 장르가 주로 젊은 남성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토크쇼, 성인영화, 록뮤직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시청자 여론조사에서도 심야방송의 주시청자층인 젊은 세대들이 심야방송에서 보다 논쟁성이나 개성 강한 실험적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점이 밝혀졌고 이와 무관하지 않게도 1997년도부터는 심야방송의 폭과 질이 대폭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Ch4의 심야방송 프로그램 편성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Ch4의 심야방송은 주말이나 특별 프로그램 방송시즌을 제외하고는 다소 따분한 영화들을 보여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신년부터는 심야 저예산 편성개발방안 ''97, building on the development of all-night, low-budget programming'에 기초한 'Red Light Zone'과 'Blue Light Zone' 실험기획으로 탈바꿈한다. 매일 밤 11:30부터 다음날 새벽 6:30까지, 주제별로 특정화되어 화요일의 독립영화, 수요일의 스포츠, 금요일의 컬트 프로그램이 한 그룹을 이루고, 월요일의 지구촌 탐방(international night), 목요일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나머지 하나의 프로그램군을 구성하는 것이다. 한편 BBC2도 개방대학(Open University) 프로그램으로 일색하던 현상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물들을 제작, 방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의외로 막상 심야방송 경쟁이 불붙는 데에 적잖은 공헌을 한 C5의 편성내용은 그다지 파격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시간대 프로그램의 가장 보편적 형태라 할 수 있는 미국식 토크쇼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그 뒤를 이어 코미디물, 스포츠 등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심야방송은 미개척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여기에서는 프라임 시간대의 지상파 방송과는 다른 원리들이 작용할 것이다. 요컨대 어떠한 방식으로, 저예산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매우 특수화된 시청자군을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인 것이다. C5의 개국에 임하여 우리가 재고해 보아야 할 주제는, 전체 미디어 시장을 관통하는 지배적인 이슈 외에도, 여전히 개척해야 하고,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잠재분야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머독의 BskyB 위력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도전장을 내미는 C5의 등장, 혹은 프라임 시간대의 대형논리와 무관하게 개발되어 나가는 심야방송 영역이 그러한 분야들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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