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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36호] 미국, 방송가의 구조 변화와 프로그램의 선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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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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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미 의회와 FCC에서 프로그램 제작사와 방송기업들간의 합병을 제한하는 기존의 법규들을 대거 완화한 이후부터 시작된 미국 방송기업의 구조 변화와 프로그램 방영방식의 변화는 방송관련 법규들의 변화가 급속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좀처럼 그 속도를 늦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Disney사의 ABC 소유, Westinghouse의 CBS 소유, Time Warner와 Turner Broadcasting의 기업합병, MCA와 Multimedia Entertainment의 신디케이트 결성, News Corp.의 New World 매입 등 대규모의 기업 합병현상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가 하더니 이제는 프로그램 방영에 대한 새로운 규제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우선, 모든 TV 오락 프로그램은 등급이 매겨지게 되었다. 작년 말에 방송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연령기준의 프로그램 등급제를 채택했다. 이제 모든 토크쇼와 시사적인 쇼 프로그램에 등급이 매겨진다. 이러한 등급제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신디케이트 형식의 프로그램 배급제에 복잡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매주 모든 네트워크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등급을 자발적으로 매기는 업무량 자체만 해도 방대할 뿐 아니라, 프로그램 배급이 많은 방송사에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는 신디케이트 형태의 기업구조에서는 제작배급을 맡고 있는 측에서 프로그램 편성에 차지하는 역할이 큰 만큼 무척이나 골치가 아픈 이슈를 떠맡게 된 셈이다. 즉 과거에는 등급의 정도에 관계없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급하면 각 방송사가 적당한 시간에 방영하면 그만이었던 것이 이제는 등급에 따라 제작 프로그램의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복잡한 업무를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새로이 발표된 FCC 규제안에서는 모든 방송국들이 일주일에 최소한 3시간의 아동용 교육 프로그램을 방영할 것을 의무조항으로 못박고 있다. 아직 교육용 프로그램이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공방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이러한 의무조항 역시 제작사측에 또 하나의 부담을 안겨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대규모 기업 합병으로 말미암아 신디케이트를 통한 배급이 쉬워진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신디케이트에 속한 제작사측에서 프로그램을 배급하자면 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100여 명이 넘는 기업 집행위원들을 일일이 접촉해야 했다. 반면에 현재는 단지 두세 명의 고객만 확보하게 되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할 수 있다.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미국 방송가의 구조 변혁은 변혁에 수반하는 수많은 미해결의 과제들을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변혁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방송사 소유권의 합병 문제와 더불어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정책, 등급책정에 따른 세부 규제 조항, 그리고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디지털 방송의 문제 등은 현재 미국 방송가가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들이다. 합병과 프로그램 선택은 무관 제작사와 방송사가 합병한 상황에서 자체 내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합병된 방송사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무척 편리하고 안정되어 보이는 구조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방송사 측은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민감하므로 결국 특정 프로그램이 가지는 인기도를 가장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공조체제의 구조는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하나의 긍정적인 시각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재고의 여지가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시카고의 Tribune이 합병한 방송사인 WGN은 계열회사가 된 Tribune Entertainment가 제작한 Buzz라는 프로그램을 주요 편성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명백하다. 방송사 측에서는 시청률이 6위에 불과한 이러한 프로그램을 더 이상 끌고 나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Home Improvement'라는 인기 코미디물을 제작하고 있는 ABC의 프로듀서는 이 프로그램의 배포를 맡고 있는 Walt Disney Television이 Alphabet Web이라는 다른 제작사와 합병한 사실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정작 그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Wind Dancer의 집행부측은 특별한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만약 Disney가 자신의 계열사가 만든 프로그램에만 편중하게 되면 전체 제작회사 집단과의 사이가 나빠질 것이 당연하고, Disney의 입장으로도 득보다는 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ABC의 입장으로 보아서도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외면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에 대해 공조체제가 주는 이득이라면 기껏 어느 정도의 방송 기간 연장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결국 도태되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질이 문제 방송에 있어서 기업합병이 하나의 이슈이긴 하지만 궁극적인 문제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기업이 얼마나 큰가 하는 문제는 방송 자체와는 거의 무관할지도 모른다.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배제되고 만다는 원리는 기업구조와는 무관하게 언제나 변함이 없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확보하는 것은 그리 용이한 작업이 아니다. 작년의 경우 새로이 등장한 토크쇼 중에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Waner Bros.에서 제작한 'Rosie O'Donnel'이다. 이 쇼의 경우 토크쇼 경쟁률이 떨어지는 6월에 방영되기 시작했다는 요인도 많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그 이외의 새로이 출범한 토크쇼들은 모두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가 어려운 만큼, 결국 거대한 미디어 기업들은 자체내의 계열 제작사는 물론 가능한 모든 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등장하는 신선한 프로그램들을 찾을 수밖에 없고, 프로그램의 구입 또한 계열사에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질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은호/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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