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4호] BBC 개편 방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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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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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BBC의 자체 개혁 정책이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그 전체적인 변화 양상과 미래를 전망하는 분석들이 뒤를 잇고 있다. 여기서의 포괄적인 문제의식은, 점차 경쟁력이 강화되는 미디어환경에서 BBC가 취해야 할 조직구성 및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검토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일반적인 결론은 조직의 점차적이고 부분적인 사유화로의 전환과 함께 BBC에 대한 계속적인 공중의 지원, 즉 TV면허료 제도의 유지 및 강화로 요약된다. 지난 11월 5일 BBC 사장인 Christopher Bland는 BBC가 선언한 공공서비스 개혁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였다. BBC의 재방송 편성 방침으로부터 시청자들의 불만 사항들을 접수, 처리하는 서비스의 개편에 이르기까지 20여 가지 다양한 현안들을 망라한 이 공공서비스 방안은, 작년에 BBC 헌장(BBC Charter)의 개편안과 비교할 때, 훨씬 포괄적이면서도 세심한 고려가 첨가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곧 이어 11월 6일에는 BBC 방송 총본부로부터 독립해 나온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지부에서는 뉴미디어 채널과 상업주의적 도전이 점차 노골화되는 현상황에서, BBC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편성안에 관해 재검토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 신생 프로그램 제작지부는 지난 여름 BBC 총제작자인 John Birt가 제안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의 일환으로 조직된 것인 만큼 BBC의 새롭게 변화된 면모를 직접적으로 실현하는 중심체로 활동할 것이다. 계속적으로 프로듀서들을 대상으로 한 제작 가이드라인이 개정 발표될 예정이다. 이 안은 정부의 방송지침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프로그램상 불필요한 폭력, 섹스, 속어 등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 재편안은, 올해로 개국 60주년을 맞이하는 BBC가 자신의 공공방송사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의 일부로도 보여진다. 왜냐 하면 사회 공공문화의 질을 높이는 것을 공영방송의 책무라고 할 때, BBC는 그러한 임무를 시청자들로부터 부여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BBC가 시청자들에게 시청료를 요구하는 것은 그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 때만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BBC의 조직 강화 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쇄신정책이 계속적으로 추진되고, 그를 위한 재원이 더욱 요구되는 현조건에서 시청료를 매개로 한 방송사와 시청자의 긴밀한 교류는 BBC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에 분명하다. 조직 개편시 방송인력 4000명 감축 그렇지만 이러한 전반적인 BBC의 개혁정책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부정적인 측면 또한 지적되고 있다. 즉 조직 재개편에 있어 방송인력이 약 4000명 감축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 BBC의 내부조건을 고려할 때,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변화를 위한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방송계의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맺어진 전체적인 결론인 듯하다. 더불어 인력 감축과 함께 실행될 조직개편에 대한 우려의 소리 또한 대두하고 있다. 실제로 BBC의 새로운 조직구상안은 라디오방송국을 중심으로 하여 역사적으로 축적되어진 BBC의 전통과,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BBC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한 것이다. 예컨대 개편안에 따르면, 'Woman's Hour'와 같은 BBC 라디오의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조직된 제작지부의 관할로 소속될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라디오 제작진 부문, 즉 전통적인 BBC 본류의 실질적인 약화를 드러내는 단면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장차 BBC의 하부조직은 18개로 반감될 예정인데, 지금까지는 그 중 2개만이 라디오부문 활동인들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을 뿐이고, 전체적으로 새로운 성격의 프로그램과 장래의 뉴미디어 정책을 고려한 신생적인 제작부문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과 개혁간의 균형 파괴에 대해서, BBC의 프로그램 제작자인 Alan Yetob은 BBC의 역사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타방송사와는 구별되는 BBC 라디오만의 특수성과 중요성이 재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라디오 제작부문과는 반대로, 새로운 제작지부들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BBC 프로그램의 대표적 분야인 자연 다큐멘터리, 과학, 드라마, 오락들뿐만 아니라 소비와 레저와 같이 새롭게 각광받는 영역까지 다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뚜렷한 전환은 현 BBC 오락부문의 책임자인 Chris Pye가 BBC 프로덕션 비즈니스 사업부문의 총책임을 맡는 것을 기점으로 하여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헐리우드에서 15년간 몸담은 바 있는 Pye의 경력을 고려할 때, 그간 BBC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되어져 왔던 오락 비즈니스 분야가 BBC의 주요 업무로 등장할 것이 거의 당연시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997년 4월 1일부터 BBC 프로덕션이 BBC 방송국으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가변적인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즉 BBC 프로덕션들은 과거 BBC만을 대상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제약 혹은 보호막(?)을 벗어나,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BBC 프로덕션이 현재 Granada Production이 그러하듯이 ITV나 Sky 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아 BBC는 방송이념, 제도, 경영 등 전부문에 있어서 새로운 위상정립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한 사회내 공공 미디어라는 실체로 작동하기 위해, '이론과 실제의 효율적인 조화'라는 보다 실질적인 책무를 요구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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