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3호] 프랑스, 저녁 8시 뉴스 개혁 움직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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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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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텔레비전 방송의 가장 대표적인 뉴스 프로그램인 저녁 8시 뉴스의 시간대와 형식의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방송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France2 방송국의 인기 사회자인 비쉴 드뤼커는 지난 8월 26일 뉴스 전문 유선 방송인 LCI에서 출연해 "8시 미사는 이제 끝이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10월 4일자 '누벨 에코노미스트'지는 "8시 뉴스는 한물 갔다."라고 쓰고 있다. '옵티멈 메디아 디렉션'의 사장인 비비안 프란은 'CB News'지에서 "현재의 8시 뉴스 형식은 시청자들의 생활리듬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8시 뉴스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문제제기 뒤에는 시청률 감소와 이에 따른 광고주들의 동요라는 실질적 이해가 숨겨져 있다. 현재 TFI과 France2 두 채널에서 서로 경쟁 제작 방영하고 있는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8시 뉴스는 두 방송사를 합쳐 모두 60%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시청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두 방송사의 8시 뉴스는 지난 5년 사이에 250만명의 시청자를 잃었다. 이것은 저녁 7시에 방영되는 France3의 뉴스 프로그램인 '19/20'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때때로 TFI의 주말 인기 시사 대담 프로그램인 '7 sur 7'보다도 더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는 것, 그리고 각각 8시와 8시 30분에 방영되는, 주요 뉴스만을 간략히 보도하는 짧은 뉴스 형식인 M6의 '6 minutes(6분)'와 Arte 방송국의 '8 1/2' 또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8시 뉴스 시청자들의 노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TFI 8시 뉴스의 인기 진행자인 흔히 PPDA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파드릭 푸아브로 디르보의 '팬'들의 50%가 50세 이상의 연령층이며, France2 8시 뉴스의 인기 진행자인 브뤼노 바쥐르의 경우, 그의 '팬'의 62%가 50세 이상이다. 이러한 시청률 감소와 시청자들의 노령화 현상은 광고주들이 8시 뉴스를 기피하게 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비록 50세 이상 연령층의 구매력이 상당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아침이나 점심 시간대의 주광고 타깃이지, 프라임 타임대에 광고주들이 주로 노리는 타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라임 타임대의 광고 타깃은 활동력이 왕성한 20∼30대의 시청자들인데, 이들은 8시 뉴스 시간에 France3나 M6에서 방영되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으로 몰리고 있다. 시청률 감소와 시청자들의 노령화 이외에도 점점 길어지는 뉴스 시간도 문제를 야기시키는 요인이다. 원래 30분이었던 뉴스 방영시간은 TFI과 France2 사이의 경쟁으로 인해 45분을 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결국 저녁 8시부터 9시까지의 가장 활동적인 저녁 시간의 대부분이 뉴스에 할애되는 셈이다. 이것이 시청자들이 점점 8시 뉴스를 외면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광고주에게도 이러한 뉴스 시간의 증가는 결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왜냐하면 프랑스 방송법은 1시간에 12분의 광고 시간만을 허용하고 있는 데다가 뉴스 중간에 광고를 방송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는 뉴스와 그 다음 프로그램 사이에 집중적으로 방송되는데, 많은 연구들이 4분 이상 연속으로 광고를 방송할 경우 시청자들의 주의력이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어 광고주들이 이러한 형식을 달가와 할 리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TFI과 France2는 최근 뉴스 시간을 35분으로 줄이기로 걸졍했지만 여전히 뉴스는 40분 정도 진행된다. 이러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TFI과 France2는 몇 가지 개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FI의 경우, 뉴스를 내용별로 분리해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즉, 저녁 7시 50분에서 8시 5분까지 국내외 정치·경제 등 무거운 정보를 다루는 뉴스에 이어, 8시 15분부터 8시 30분까지 좀더 생활과 가까운 정보들을 다루는 뉴스를 내보내는 형식인데, 이는 이 두 뉴스 사이의 시간을 광고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뉴스를 일찍 끝냄으로써 프라임 타임 안에서 다른 프로그램에 할당할 시간을 늘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PPDA를 비롯 몇몇 인사들은 뉴스 형식을 바꾸는 것은 시청률에서 뒤지는 France2가 우선 신경써야 할 일이지 리더의 위치에 있는 TFI이 먼저 서두를 일은 아니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France2의 경우, 이미 미쉘 브뤼커가 지난 5월 사퇴한 전임 사장인 쟝 피에르 엘카바쉬의 재임시,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될 뉴스와 연예오락을 섞은 토크 쇼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너무 요란하고 공영방송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도국에 의해 거부된 적이 있다. 현재 방송계 일각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8시 뉴스 개혁론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으며, 시청률이 현재보다 더 떨어진다면 실질적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France3의 저녁 7시 뉴스, 밤 10시 30분 뉴스 형식과, 5∼6분 동안 그날의 주요 뉴스를 정리 보도하는 M6와 Arte의 짧은 뉴스 형식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시청자들의 생활 리듬이나 텔레비전 뉴스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뉴스가 더이상 정보(Information)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락 기능(Entertainment)도 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가 되어가는 현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8시의 대미사'라 불리우며 근 반세기에 걸쳐 프랑스 텔레비전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으로 기반을 굳건히 한 8시 뉴스가 탄생 50주년이 되는 1999년을 코앞에 두고 개혁의 소용돌이에 말릴 위기상황에 처한 것이다. [주형일/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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