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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33호] 영국 방송의 디지털화 : 그 실제와 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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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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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전지구적 미디어 환경을 설명하고자 한다면, 미디어 산업의 다국적화, 기술의 디지털화, 그리고 제도의 탈규제화 등이 그 대표적 용어들로 나열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영국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에 확정된 BT와 미국 MCI와의 합병, 금년 11월로 60주년을 맞이하는 영국 TV방송의 역사는 텔레비전의 미래를 디지털 텔레비전, 쌍방향 텔레비전, 위성방송, 유료 텔레비전(Pay-Per-View TV) 등으로 그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11월부터 효력을 가지는 방송개정안에서는 미디어 소유권 규제완화 방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영국의 미디어 구조에만 적용되는 특수한 요소가 맞물려 있다. 그것은 영국의 방송변화의 대규모적인 흐름이 Rupert Murdoch이라는 개인에 의해 구도적으로 진행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며, 이에 대해 영국내 미디어기관들은 '뉴'미디어 환경에 대한 '기성'세대의 염려, 혹은 기대라기보다는 거대한 외부세력의 침투에 대한 자기방어적인 태세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 미디어 기업의 거침없는 침투와 확장에 방관적인 태도만을 보이고 있는 영국정부를 '낙관주의, 무지와 패배주의(a mixture of trust, ignorance, defeatism)의 산물'이라고 비판하는 여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세태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다. Murdoch이 머지않아, 약 1년 후면 영국 미디어 시장을 평정하리라는 예측은 Murdoch 소유의 위성방송 채널인 BSkyB의 디지털 방송이 실용화되는 것을 기점으로 한다. 우선 디지털 방송의 기술적 우수성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는 지상파 방송구조를 완전히 제압하리라는 것이다. 첫째로 디지털 방송은 전송가능한 정보망의 획기적인 증대를 가능케 한다. 디지털 방송에서는 신호가 바이트 단위로 압축되어 전송되고, TV 세트에 도달하여 감압되는 기술적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동일한 시공간적 조건내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양의 정보가 전송될 수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BSkyB가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된다는 것은 150개 채널에서 BSkyB의 방송을 동시에 볼 수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로 디지털 방송은 TV화상의 질적인 개선을 실현할 뿐 아니라 와이드 스크린 TV의 이점을 최대화한다. 즉 와이드 스크린으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경우, 시청자들은 한 화면으로 두 개의 채널을 볼 수 있어서, 예컨대 스포츠 경기를 즐기면서 다른 옆 화면을 이용하여 다른 채널에서 방송되는 뉴스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방송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위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BSkyB의 기술진에 의해 개발되어 디지털 방송과 때맞추어 일반소비자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인 셋탑박스라는 전환기만 설치하면 수신원 디지털 정보가 음향과 화상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안테나와 TV세트로도 디지털 방송을 충분히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BSkyB의 디지털 방송과 BBC-ITV-Ch4로 구성된 아날로그식 지상파 방송간 갈등의 핵심을 이룬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경쟁에서 BSkyB의 승리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첫째로 영국 미디어 시장의 수요-공급자 각각의 심리적 측면과 관련하여 볼 때, 이미 BSkyB측의 셋탑박스를 구매하여 설치한 시청자들이 여타 지상파 방송사들이 뒤늦게 내놓은 제2의 셋탑박스를 재차 구입할 확률은 매우 적다. 이러한 수요상의 저조함은 전환기 제조업자들의 제작동기, 즉 공급자들의 판매 욕구의 감소를 야기한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공하는 셋탑박스가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자연스럽게 기존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은 BSkyB측의 셋탑박스가 소화 흡수하기 적합한 형태로 스스로 조정하는 소극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다른 측면은, 지상파 방송사와 BSkyB간에 형성된, 즉 전자의 프로그램 공급자적 위치에 대하여 후자가 누리는 배급자적 우선권에 관한 것이다. BBC와 ITV방송의 가장 큰 TV 프로그램 제작사인 Granada사는 BSkyB가 운영하는 150개 채널 중 일부 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BBC와 Granada가 BSkyB의 채널을 장기적으로 이용할 경우, Murdoch과 경쟁하여 자체적인 디지털 방송 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동기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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