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7호] 프랑스 공·민영간 시청률 경쟁 심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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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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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두 주요 TV방송국인 TF1과 France2가 새해 들어 프로그램 편성표를 대폭 개편했다. 프로그램 개편 목적에 대해 TF1은 지난해 떨어진 시청률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또 France2는 보다 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각 방송국이 밝힌 개편의 목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에서는 비슷한 프로그램의 맞대응 편성 양상이 두드러져 두 방송국이 노골적으로 시청률 경쟁에 나서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러한 맞대응 편성은 우선 시청률 회복을 위한 TF1의 적극적 공세에 기인한다. TF1은 지난 연말 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에서 France2에 참패함으로써 개국 이래 항상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지켜온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음은 물론 France2의 꾸준한 성장에 위기감을 느꼈음에 분명하다. 따라서 TF1은 좋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France2의 저녁시간대 프로그램들과 정면 대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 저녁 France2의 영화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으로 이전의 리얼러티 쇼(reality show) 대신 TV영화나 시리즈물을 편성하고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오락, 쇼 프로그램들을 편성해 France2의 오락물들에 맞서고 있다. 지난 연말 목표치인 25%를 훨씬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작년 한해 동안 전반적인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France2는 TF1의 인기 사회자였던 Christophe Dechavanne을 영입해 토요일 저녁 일곱시에 새로운 오락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France2는 Christophe Dechavanne을 영입해 높은 시청률을 확보함으로써 광고수입을 늘일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방송인 France2가 이렇게 광고수입 증대를 위해 시청률 경쟁에 몰두하는 것은 정부가 책정한 올해의 예산이 48억 프랑으로, 그중 광고수입을 26억 프랑으로 책정해 전년도에 비해 3억 프랑의 추가 광고 수입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France2의 광고 수입 증가는 정부 지원금의 감소를 의미하기에 만성적 재정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정부로서는 France2가 광고수입 증가를 위해 시청률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고무해야 할 입장이다. France2의 사장 Jean-Pierre Cottet가 "1997년 예산은 우리의 바람에 상응하지 않는다. 1997년에는 공격적인 프로그램 편성으로, 삭감된 정부 지원금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듯이, France2의 프로그램 개편의 뒷면에는 이러한 정부의 은밀한 압력이 존재한다. 공영방송인 France2가 민영 상업방송인 TF1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프로그램들을 편성하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 나서자, 공영방송과 민영방송간의 프로그램의 진정한 차이는 무엇인가, 민영방송과 경쟁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사명인가 등, 공영방송의 위상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물음들에 대해 Jean-Pierre Cottet는 "우리가 방영하는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프랑스의 창조적인 집단들에게 투자하는 7억 프랑이 우선적인 차이이다. TF1과 M6처럼 내가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었다면 France2의 것과 같은 프로그램 편성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France2의 프로그램이 민영방송과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며 "TF1과 M6는 돈을 번다. Canal Plus도 그렇다. 그리고 France2와 France3는 공익방송을 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예산의 52%까지 차지하게 된 광고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France2가 민영방송과 얼마나 다른 프로그램들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TF1에 있을 때, 선정적 프로그램들을 제작 방영해 물의를 일으킨 Patrick Sebastien을 얼마전 영입했고 곧이어 Christophe Dechavanne을 영입한 것이나, 얼마전 '멜뤼진의 전설(la legende de Melusine)'을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단 일회만을 방영하고 끝낸 것이 이러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민영방송과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 France2를 공영 상업방송으로 전락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주형일/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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