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장 인기있는 TV 프로그램인 'E. R.'과 'Seinfeld'가 만약 이전처럼 잔인한 피투성이 장면이 난무한다든지(E.R.) 자위행위같은 주제를 다룬다면(Seinfeld), 14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적합치 않다는 딱지를 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방송사의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TV-M'(성인 전용) 판정을 받게 될 프로그램은 2월중에 NBC에서 편집하지 않고 내보낼 'Schindler's List'가 될 것이다.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등급인 TV-Y부터 TV-M까지, 부모들에게 프로그램의 외설성 및 폭력성 정도를 경고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표시는, 스포츠와 뉴스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의 시작과 동시에 15초간 TV화면 왼쪽 윗부분 구석에 표시된다.

다만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뉴스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Hard Copy'나 'Inside Edition'같은 타블로이드 형식의 뉴스 프로그램을 두고, 제작하는 측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뉴스이므로 등급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들이 뉴스가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우프오페라들은 14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적합치 않음을 나타내는 'TV-14'등급을 받게 될 것이며, 마찬가지로 'The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같은 토크프로그램과 'Saturday Night Live'같은 코미디 프로그램도 'TV-14'등급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방송사의 한 고위간부는 전했다.

4대 방송사는 이 등급을 '97년 1월 1일부터 적용하고 케이블 네트워크 및 다른 방송사들은 1월말부터 적용시킬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측에서는 신문이나 TV가이드 같은 잡지에서 이 등급을 각 카테고리에 맞게 실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또한 방송사에서는 팜플렛 등에 등급에 대한 안내를 적어서 교회단체나 학부모단체, 지역방송국에 배포할 예정이다. TV산업계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반대파들은 자체 브리핑을 통해 방송계의 시스템을 비난했다. 이들의 주장은 특정 프로그램이 왜 어린이에게 부적합한지 부모들이 알 수 있도록 폭력적 프로그램에는 V, 성적 표현물에는 S, 언어폭력물에는 L이라는 문자를 붙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찍이 TV수상기에 V칩을 장착하도록 하는 입법을 제안했던 Edward J. Markey 하원의원은 방송산업계에 두 가지 등급시스템을 모두 다 테스트해보라고 재촉했다. 그는 시스템을 고안해 낸 Jack Valenti가 이끄는 위원회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말하면서, 나이에 기반을 둔 등급제 형태보다 내용에 기초한 형태가 왜 특정 프로그램이 자녀에게 적합치 않은지 부모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이에 기초한 시스템을 만들어낸 TV산업계측에서는 폭력적, 성적 표현이 조금이라도 포함된 V 또는 S 등급 프로그램의 숫자가 넘치게 될것이고 내용이나 그 강도에 대한 감각을 흐리게 만들어서 마침내는 부모들을 당혹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부간의 열정적 입맞춤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아마 S등급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적용하기도 어렵고 시청자들을 바르게 이끌기도 힘들다고 봅니다."라고 ABC 사장 Bob Iger가 주장했다.

NBC의 Rosalyn Weinman은 PG 등급이 의미하는 것은 어떤 프로그램의 내용에 욕설이나, 약간의 폭력, 성적인 암시가 섞인 대화나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고, TV-14등급은 어떤 프로그램이 그러한 내용을 다소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이 방식이 부모에게 더 잘 맞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외설적 내용이나 욕설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괜찮지만 폭력적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은 싫다고 말할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Valenti와 네트워크의 간부들은 V, S, L이라는 문자를 첨부하면 등급을 TV가이드나 신문의 프로그램 안내 난에 인쇄하기 어렵고, 일관되게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Markey의원은 헐리우드측(제작자나 네트워크를 의미)에서는 V나 S 표식을 붙이면 광고주들이 떨어져 나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Valenti와 방송산업계에 두달간 두가지 종류의 시스템을 모두 테스트해 보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Valenti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만약 Markey 의원이 자기 방식을 테스트해 보고 싶다면, 미국은 자유국가이니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지요. 그는 우리가 두 시스템을 테스트해 보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대통령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Valenti의 시스템을 10개월 동안 테스트해 보고 필요하다면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Markey의원 외에 Children's Defense Fund, the Center for Media Edu- cation, the National P.T.A., the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the Union of Orthodox Jewish Congregations of America가 비판그룹에 속해 있다.

같은 날, the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성명을 발표해서 단일 종류의 등급제는 '정부에 의한 강제적 검열'이므로 반대한다고 밝히고 대신 P.T.A.나 보이스카웃, 종교단체 등의 조직을 통한 복수의 등급시스템을 개발해서 부모들이 선호하는 시스템을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 '96.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