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4호] 미국, 케이블의 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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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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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신문에는 위성TV의 광고가 많이 실리고 있다. "매일 밤 60여개의 PPV 영화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스포츠 프로그램, 깨끗한 화질, 수백개에 이르는 TV 및 라디오채널을 볼 수 있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단지 199달러짜리 피자 크기의 접시안테나를 사고, 약간의 가입비만 내면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런 감언이설들은 케이블TV 산업계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3년 전 미국 최대의 케이블회사인 TCI의 주식은 주당 35달러였고 회장 John Malone은 미국 미디어계의 최대 거물이었다. 그러나 최근 TCI의 주식은 주당 13.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Malone은 이 평가액도 TCI의 비케이블계 자산 덕분임을 시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평가는 공정하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비싼 자본자산들이 빠른 속도로 폐품이 되는 경우는 많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추세로 미루어서 케이블 시스템의 고정적 네트워크는 취약한 자산으로 보인다. 똑같이 방대한 고정 네트워크를 보유한 미국의 전화회사들과는 달리, 케이블 기업들이 더 불리한 것은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TCI는 가입자당 1000달러의 빚을 지고 있어 총 145억의 부채를 안고 있다. 2위인 Time Warner는 170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도 낮고, 이자율도 안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뀐다면 갑자기 이 부채가 모든 것을 먹어치우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은행가들이 케이블 산업이 지나치게 성공적이지 않나 하는 것이 최대의 걱정이었다. (국회에서는 주기적으로 케이블 요금을 내리라고 요구했었다.) 1994년 출범 이후 400만의 고객을 확보한 위성TV의 성공은 더 현실적인 위협인 것 같다. 얼핏 보아도, 위성TV는 케이블TV보다 전송비용이 덜 들고, 디지털이기 때문에 더 많은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 위성회사의 초기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 주로 시청자들은 직접 수신기기를 사서 설치해야 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 투자의 대가로 더 나은 화질과 음질, 그리고 200개에 달하는 채널을 수신할 수 있는 것이다. (케이블은 50-60개 채널을 전송한다.) 위성방송시장의 선두주자인 DirecTV의 경우에는 풋볼경기를 독점 중계한다. 따라서 위성TV는 TV 시청에 돈을 쓰는 주요 시청자들인 스포츠와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다. 케이블TV 거물들은 지난 몇 년간 500채널 이상 전송, 다양한 쌍방향 서비스, 고속 인터넷 접속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떠들어왔지만 아직 실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케이블산업의 전도는 주식시장에서 보이는 것처럼 비참한 것은 아니다. 케이블기업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다채널 상황에서 자신들의 프랜차이즈를 지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쌍방향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지수들을 살펴보면 TV시장의 우울한 상황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이 없지 않은 듯하다. 1995년에 위성TV 가입자가 150만, 무선TV 가입자가 20만 증가한 것과 비교해서 케이블TV 가입자는 220만이 늘어났다. 이 상황은 부분적으로는 위성TV의 원천적 문제점 때문이다. 위성TV를 처음 시청하려면 각 가정에 있는 수신기에 고가의 수신장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케이블TV는 지역방송을 전송한다. 위성은 현재로서는 전국적 프로그램만 전송한다. 케이블 회사들은 채널수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장애는 케이블 네트워크의 대부분이 아날로그 TV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고용량의 디지털 전송로로 바꾸려면 각 가구당 250달러라는 엄청난 돈이 든다. 현재 TCI와 Time Warner, US West가 기존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채널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달에 TCI는 Imedia라는 독점적 압축기술을 이용해 자사의 55개 채널을 배가시키는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방식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채널들은 1998년까지는 TCI의 대부분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TCI 회장 Malone은 자신들의 케이블 고객들은 위성고객들과는 달리 수신장비를 추가로 사거나 대여할 필요가 없다고 자랑했다. 채널을 늘리는 이유는 고객들이 위성TV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고객들에게 PPV 등에 돈을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케이블 수입의 증가는 기존 시스템으로부터 왔지 기존 고객으로부터 나오지는 않았다. 대조적으로 위성서비스는 영화를 주문하는 데 단순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PPV수입이 높은 편이었다. 실제로 케이블 가입자들은 더 많은 채널을 제공받는다면 더 많이 본다는 징후도 있다. US West Media가 최근 PPV 20개를 포함한 100채널을 서비스하기 시작한 애틀란타에서는 PPV 수입이 10%이상 증가했고 케이블가입가구 비율도 60%에서 65%로 늘어났다고 한다. 새로운 비전 위성 TV와 경쟁하는 것은 몇 년 전 Malone이 생각했던 멋진 멀티미디어 미래는 아니었다. 케이블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쌍방향 서비스를 하는 것뿐이다. 고객들이 고속 인터넷 접속이나 전화통화를 위해 월 35달러씩 지불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고객들에게 한편에 5달러씩하는 영화를 보라고 설득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케이블 회사들은 쌍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나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너무 돈이 많이 든다. 이미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케이블업계의 입장에서는 특히 더 부담스러운 것이다. 케이블업계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TCI는 결국은 자신들의 새 디지털 TV 고객들에게 월 몇 달러 정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고객들은 지역 뉴스나 날씨 등의 영상을 주문해 볼 수도 있고 지역광고 등에도 유리할 것이다. 고속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서 업그레이드한 네트워크는 부유한 컴퓨터 중독자들로 가득찬 대학촌 같은 곳에 설치될 것이다. 지금은 케이블기업들이 제한 없이 시작할 수 있게 된 지역전화는 더 큰 목표를 제공할 뿐 아니라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 자금이 풍부한 Baby Bell들과의 경쟁은 케이블기업들에게는 별로 내키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망설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지역의 전화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Baby Bell회사나 장거리 전화회사들은 지역 케이블회사들을 이상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 결국, 케이블 회사들의 문제는 재정적인 것일 뿐, 영업적 문제는 아니다. 경영적 측면에서라면 그들의 현금자금은 막강한 편이다. 부채가 너무 많다는 것만 문제일 뿐이다. [Economist '96.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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