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32호] 독일, TV 매거진 프로그램에 진출하는 인쇄매체 급증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독일의 유수 출판사들이 자신들이 발행하는 인쇄매체와 같은 이름의 TV 매거진 프로그램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 바이에른주 매체관리공사(BLM)가 발행하는 매체 전문잡지 Tendenz 최근 호(1996 III, 10월 발행)는 이 현상이 시사주간지 슈피겔지의 Spiegel TV 및 슈테른지의 Stern TV가 예상외로 좋은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는데 기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종합주간지 Bunte, 여성잡지 Brigitte, 과학잡지 Geo, 영화잡지 Cinema 등이 현재 텔레비전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민영 Sat1는 경쟁사인 RTL이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매일 저녁 방송되는 'Explosiv'로 성공을 거두자 비슷한 프로그램의 도입을 고려하면서 제목을 'Bild TV'로 할 계획을 추진했었다. 빌트(Bild '그림')지는 독일 최대 출판사인 슈프링어가 발행하는 일간 오락신문이다. 빌트지는 하루 판매부수가 400만이 넘는, 독일 황색 저널리즘의 가장 대표적인 신문이다. 그러나 준비과정에서 슈프링어 출판사는 Sat1이 경쟁사의 프로그램 'Explosiv' 등과의 시청률 경쟁을 위해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을 다룰 경우 빌트지의 이미지가 손상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이 계획을 취소했다고 Tendenz지는 보도했다. Sat1의 'Bild TV'계획이 무산된 사실은, 다른 신문도 아니고 빌트지가 이미지 손상을 염려했다는 점으로 독일 민영방송의 선정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낸 한 에피소드로 남을 것 같다. 슈프링어 출판사가 이처럼 조심성있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다른 출판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Tendenz지는 보도했다. 독일에서 채널 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상응하게 프로그램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여기에다 민영방송들은 시청률이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신속하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방영되는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한 예로 방송프로그램 잡지 H rzu 최근호(10월 18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에서 11일까지 한 주간 동안 민영 채널이 예고한 프로그램을 갑자기 변경한 사례가 63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에게는 인쇄매체의 TV 프로그램이 이미 잘 알려진 인쇄매체의 이미지가 연결되어 돋보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인쇄매체로는 점차 확대되어가는 TV 시장에서 진출하여 부수입을 올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쇄매체의 홍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이미 방송되는 이런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로는 Spiegel TV가 RTL, Sat1, VOX 등의 민영채널에서 방송하는 매거진 혹은 르뽀를 들 수 있다. RTL은 제3자에게 일정한 방송시간을 내주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Spiegel TV Magazin'을 방송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하락시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청률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고 (올해 상반기 평균 시청자 약 300만명, 시청률 13.8%), 저널리즘적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Spiegel TV는 슈피겔지를 발행하는 슈피겔 출판사의 자회사로 편집진은 독립되어 있다. 하지만 다루는 내용을 보면 슈피겔지의 막강한 취재망의 도움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Spiegel TV는 RTL 외에도 Sat1에서 'Spiegel TV Reportage', VOX에서 'Spiegel TV Extra' 등을 방송하고 있다. Spiegel TV의 책임자 Stefan Aust는 Spiegel TV가 프로그램 제작사가 아니라 하나의 방송사라고 주장한다. 즉 자체 채널은 없지만 다른 채널의 방송시간을 빌려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방영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앞뒤 프로그램과의 상관관계에 신경쓸 필요없이 독립적으로 방송 내용과 형태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Aust는 또한 RTL의 시청자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Spiegel TV도 이에 따라 함께 커온 것으로 Spiegel TV의 성공은 일회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VOX에서 방송되는 Spiegel TV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점유율에 있어서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슈테른지의 이름을 딴 Stern TV(RTL에서 방송)도 비교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평균 약 270만명 시청, 시청률 17.1%). 이외에도 청소년 잡지인 브라보지의 'Bravo TV'(RTL2), 자동차 전문잡지와 동명의 'Auto Motor Sport'(VOX)가 성공적인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인쇄매체의 TV 프로그램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VOX에서 방송되는 'S-Zett'(일간신문 S ddeutsche Zeitung), 'Zeit TV Magazin'(주간신문 Die Zeit), 'Format NZZ'(일간신문 Neue Z richer Zeitung)은 시청률에서도 저조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내용에서도 해당 인쇄매체의 이미지에 부응하기보다는 오히려 손상을 입힐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슈피겔지의 경쟁지인 시사주간지 포쿠스지의 정치 매거진 프로그램 'Focus TV'(Pro7에서 방송)는 목표로 삼은 200만 시청자 확보에 실패하자, 최근 새 진행자를 기용하여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유명 인쇄매체의 이름으로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은 해당 인쇄매체의 판매부수를 올리는 데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인쇄매체의 이미지를 TV 프로그램이 이용하고 있다. 인쇄매체가 홍보 측면에서 얻는 것은 지명도를 높이는 정도에 그친다고 평가된다. 인쇄매체와 TV 프로그램의 연결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측면은, 이를 통해 시청자층이 명확하게 규정된다는 사실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Bravo TV'의 경우에는 청소년 사이에 인기있는 잡지 Bravo의 이미지를 힘입어 14∼19세까지의 연령층에서 평균 25%의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음반회사, 의복회사 등 청소년을 겨냥한 물건을 만드는 회사들이 이 프로그램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Spiegel TV도 '젊고 부유한 사람'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현재 TV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인쇄매체들도 구매력이 강한 젊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것은 독일의 민영방송이 전체 시청률 확대에 두기보다는 광고주들에게 매력이 있는 14∼49세의 연령층에 대한 점유율 향상을 일차적 목표로 삼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이 경향은 광고주 확보, 광고방송 가격 향상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는 독일 상업방송의 경영철학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인쇄매체의 TV 프로그램 참여는 이 인쇄매체들이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해온 전문적 지식이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준 높은 과학잡지 Geo가 계획하는 'Geo TV', 영화잡지 Cinema가 계획하는 'Cinema TV'의 경우가 그렇다. 뉴스보도를 제외하면 현재 민영방송에서 인쇄매체의 TV 프로그램들이 거의 유일한 정보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인쇄매체의 TV 프로그램 참여는 오락 부문에서는 뛰어나지만 정보 부문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민영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볼 때 시청자로서는 환영할 만한 사실이다. [김영욱/독일통신원]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