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29호] 일본의 미디어시장, 머독의 등장으로 변화가 예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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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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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루퍼트 머독의 News Corp.은 손정의씨의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의 지상파방송국 TV아사히의 주식 21.4%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본지 6월 30일자 21쪽 참조). 그들은 왜 TV아사히를 선택한 것일까? 그리고 이로 인해 일본의 방송계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가? 1. 왜 'TV아사히'를 선택했을까? 명분상 절대 불가침이라고 생각되던 일본의 지상파텔레비전에 머독이라는 초대형 미디어가 등장함으로써 다양한 억측이 난무했다. 그 가운데 커다란 의문의 하나가 바로 "왜 TV아사히였을까?"하는 점이었다. 머독이 이끄는 News Corp.과 소프트뱅크(손정의)의 합병회사가 이번에 취득한 것은 TV아사히 총주식의 21.4%에 해당하는 오분샤(旺文社)의 지분으로 총거래가격은 약 418억엔을 웃돈다. 지금까지 TV아사히는 오분샤, 도에이(東映 21.8%), 아사히신문사 그룹(38%) 등 3대 주주에 의해 운영되어 왔다. 오분샤는 도에이와 결합하여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었는데, 이 일각이 머독 진영으로 넘어감으로써 앞으로 TV아사히의 경영구조에 무엇인가의 변화가 생길 것은 분명하게 되었다. TV아사히의 이또(伊藤邦男) 사장은 지난 6월 28일 정례회견에서 이번의 사건을 "21세기를 향해 탈피해 갈 기회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머독과 손정의 양씨가 TV아사히의 주주가 된 점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공급면에서도 이익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머독은 그렇다 치고 손정의씨는 잡지 <財界> 7월 23일자 인터뷰를 통해 "TV아사히의 직접적인 경영권을 취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히며 "어디까지나 유연한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왜, TV아사히인가?'에 대해 우선 손정의씨 측에서 나온 단적인 답은 "매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오분샤의 투자고문을 통해 주식의 매각 이야기는 이전부터 수면 아래서 떠돌고 있었다. 결국 여러 가지 의혹과는 별도로 오분샤와 머독·손정의 양씨는 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이다. 미디어 사정에 정통한 덴츠(電通)총연구소의 수석 프로듀서 요시다(吉田望)는 "현대의 미디어 매수극은 어디까지나 재정경제적인 시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금융미디어자본주의라고 해야 할 사고방식이 구미에서는 상식이 되어 있다. 미디어의 수익성, 일반투자가에 대한 소구력 정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미디어는 금융경제와 일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사는 쪽에는 목적이 있다. 지금 회자되고 있는 것은 머독이 일본에서 앞으로 2년 이내에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위성디지털방송 'JSkyB'와 관련하여 그 소프트웨어의 공급 파트너로서 TV아사히를 택했다는 것이다. 만일 JSkyB가 2년 후에 사업을 개시하면 일본 국내자본에 의한 'PerfecTV', 미국 Hughes의 'DirecTV'에 이어 3번째 채널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화, 스포츠만이 아니라 유력한 '지역 소프트웨어(local software)'를 확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게 된다. 머독은 "일본 방송국의 프로그램 제작능력은 아주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일본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제작의 노하우는 거의 지상파에 집중되어 있다. TV아사히라는 소프트웨어 공급자와 우선 손을 잡아두면 그 다음 길은 열리게 된다는 것이 머독과 손정의 양씨의 생각이다. 업계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News Corp. & SoftBank는 오분샤가 소유하고 있는 후지TV의 주식도 취득하려 하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공급자로서의 능력은 TV아사히보다 한 단계 앞서는 상황에서 이번 TV아사히 주식 매입은 다음 한 수를 노린 사전포석이라는 것이다. "미디어의 체질로 보더라도 후지TV와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메리트가 크다."(요시다)는 것이다. News Corp.이 가지고 있는 범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에 'TV아사히·아사히신문·도에이'뿐만 아니라 '후지TV·산케이신문'이라는 지역 프로그램이 더해지면 다른 디지털CS와는 압도적인 차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 그 정도의 소프트웨어를 확보하는 것으로 다른 공급자와의 제휴에서도 안신감, 신뢰감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지상파라고 하는 일본에서의 브랜드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PerfecTV와 DirecTV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17일, 또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다. News Corp.은 미국에서 텔레비전방송국 10개를 소유하고 있는 New World Communications Group(NWCG)을 약 25억 달러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News Corp.은 기존의 FOX텔레비전의 12개국과 합쳐 합계 22개의 키스테이션을 산하에 거느리게 되어 전미 40%의 세대를 커버하는 미국 최대의 지상파 텔레비전 네트워크 회사가 된다. 머독이 취해 온 지금까지의 미디어 전략으로 볼 때 "머독의 목적은 어쩌면 일본의 지상파 그 자체일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 머독의 참여로 위성방송사업의 틀이 바뀐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이번 TV아사히 주식매수에 관해 "머독과 함께 하려고 하는 것은 디지털위성방송, 디지털위성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일환"이라고 되풀이해 발언하고 있다. 이 발언을 믿는 한, 이번의 주식매입은 지상파 키스테이션의 하나를 '빼앗겼다'는 것 보다는 일본의 '디지털위성방송'사업자에게 강력한 (소프트웨어 제작과 조달에 실적이 있는 '관련회사'를 가지고 있는)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사건이었다. 일본의 '디지털위성방송'사업자는 7월 말 현재 PCM음성방송을 하는 3사 13채널과 시험방송중으로 11월부터 본방송으로 이행하는 텔레비전방송국 1사 61채널뿐이다. 후자는 복수의 위탁방송사업자(프로그램 공급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선전·기획·부과금관리회사로 최근 '플랫폼(platform)'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단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려고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나 그룹은 작년 말 이미 2개사이며, 올해 6월 TV아사히 주식매수 1주일 전인 6월 12일 머독은 'JSkyB'이라는 플랫폼 구상을 발표했다. 또 일본의 차기 위성방송 BS-4의 2호기는 디지털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어 그렇게 되면 위성방송 참여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민방 5계열이나 세이부(西武)세종그룹 등 이업종(異業種) 그룹도 잠재적인 '디지털위성방송'사업의 관계자가 된다. 통신위성에 의한 위성방송(CS) 이미 시험방송을 시작하고 있는 플랫폼은 '일본디지털방송주식회사'로 최종적으로 70개까지 늘어날 채널의 총칭을 'PerfecTV'라고 한다. 계획중인 나머지 2개는 1994년에 미국에서 개업하여 200채널을 갖추고 2년간에 170만 세대의 시청자를 확보한 'DirecTV'와 현재 아날로그로 8채널의 CS 텔레비전방송을 하고 있는 Skyport Group이 구상하고 있는 'SkyD'이다. SkyD의 개요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지만 일본의 DirecTV는 100채널 정도로 1997년 방송개시를 목표로 8월중에 사업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SkyD가 20∼30채널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더하면 약 200채널이 되고 머독과 손정의씨의 공동사업이 될 'JSkyB'에서 구상하고 있는 100채널을 더하면 300채널이 된다. 그토록 많은 채널에 실을 프로그램이 있을까 하는 문제가 생긴다. 소프트웨어 제작 실적이 있는 지상파 텔레비전방송국의 주식을 취득한 머독·손정의 진영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반면 선행주자인 PerfecTV, DirecTV, SkyD측의 입장에서는 과연 그렇게 많은 채널이 필요한가 하는 점을 들어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위성방송사업이 미국에서처럼 간단하게 궤도에 오르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고 있지 않다. 11월에 본방송을 시작하는 PerfecTV의 입장에서는 "가까운 장래에 일본의 CS디지털타채널사업의 재편, 정리통합도 있을 수 있다."(플랫폼 관계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상황이다. 미국의 위성 메이커인 Hughes사 계열의 DirecTV(일본의 기획회사로는 비디오대여업인 Culture Convenience Club을 대주주로 마쯔시다전기 등이 출자), 4개 상사(미쓰이·쓰미토모·이토츄·마루베니) 계열의 PerfecTV, 프로그램 공급회사로 일본에서 CNN의 뉴스를 공급하는 일본케이블텔레비전(JCTV·TV아사히도 출자)가 맹주인 SkyD. 거기에다 미국에서는 CNN에 대항하는 뉴스전문채널을 구상하는 한편 CNN과 Hughes와 합종연횡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머독의 참여도 있다. 재편의 내용이나 행방은 지금까지 일본의 상사자본이나 통신위성계열(미쯔비시상사·미쯔비시전기 對 4상사)의 요소 외에 앞으로는 지상파 텔레비전방송국의 장래 구상이나 PC미디어와의 제휴, 미국이나 아시아, 유럽에서의 거대미디어산업의 전략 안에서 정해지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다 좋은 형태의 재편이 될 것인가의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적어도 재계에 의한 단일화 공작이나 우정성의 지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방송위성에 의한 위성방송(BS) 머독·손정의에 의한 TV아사히 주식매수는 디지털방식으로 할 것인가의 여부로 교착상태에 있는 BS문제에 생각하지도 않던 면에서 충격을 주었다. BS문제의 가장 큰 이해관계자는 아마도 지상파 민방 키스테이션이다. 5개의 민방계열마다 BS-4 2호기로 위성방송국을 개국하는 (전파의) 면허를 얻기 위해 그동안 온갖 정성을 들여 하이비전 실험-시험방송에 협력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규정방침대로 BS-4 2호기에서도 아날로그방식의 방송을 해야 한다.'고 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BS-4로는 디지털방송을 해야 하며 적어도 1방송국 3개 채널을 가져야 한다, 1방송국 1개 채널이 좋기 때문에 디지털HD(디지털하이비전)방송을 하고 싶다는 등 각 계열·각 키스테이션별 의견 차이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상황에 방송위성이든 통신위성이든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관계가 없지만 최근에는 단순하게 1채널당 비용이라는 면에서 유리한 '디지털다채널'방식으로 기울고 있는 머독과 PC소프트웨어가 본업인 '디지털 정보 인프라스트럭처'에 매달리고 있는 손정의씨가 등장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BS-4에 관해 TV아사히가 강하게 디지털화를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민방의 통일 견해가 무너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상파 키스테이션에서 BS전략을 담당하는 어떤 간부는, 어쨌든 BS-4의 2호기에 대해서는 지난 5월에 우정성이 앞으로 1년 동안 수정검토할 것임을 선언했을 뿐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 견해를 무너뜨리는 것은 지금까지 민방이 이루어 온 '공로'를 스스로 던져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그런 것은 아니다.'고 부정하고 있다. 어쨌든 미국, 일본에서 디지털다채널위성방송을 계획하는 기업이 BS 개국을 노리는 지상파 텔레비전방송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엄청난 일이다. 머독을 비롯, 플랫폼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위성은 문제가 없다. 좋은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사업으로서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기에는 BS든 CS든 코스트만 사업규모에 걸맞기만 한다면 어떤 것이든 좋다는 자유로운 발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상 덕분에 중심이 '방송국'에서부터 '소프트웨어 유통업자' 혹은 '소프트웨어 제작자'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중심이동으로 인해 지금까지 위성이라고 하는 하드웨어가 주도권을 잡고 있던 일본의 '위성방송사업'의 틀이 근본부터 바뀌게 될 것이다. 머독과 손정의씨의 참여는 기득권에 취해 BS방송국을 고집하는 지상파 텔레비전방송국으로서도 장래를 다시 생각할 둘도 없는 기회일 것이다. 케이블TV 디지털위성방송은 지상에서 20∼30의 다채널방송을 실현하고 있는 케이블TV방송국의 경쟁사업이다.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위성방송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프로그램공급회사는 케이블TV에도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다. 그 때문에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디지털위성방송도 머독의 참여도 인정하려고 하는 것이 케이블TV사업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자가 어느 정도의 다채널을 바라고 있는가? 프로그램을 공급받는 입장의 우리들로서는 더 이상의 '수'는 필요치 않다."(東急케이블비전)는 공통의 인식도 있다. 케이블TV 대부분의 경우 용량대로 채널수를 확보하고 있더라도 내용이 빈약한 채널은 가입세대의 증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설령 머독과 손정의씨가 참여함으로써 위성방송사업의 틀이 변화하여 소프트웨어 유통업자와 소프트웨어 제작자가 주도권을 잡는 시대가 되더라도 시청자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조달하고 만들 수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보유한 미국의 'FOX TV'나 홍콩 거점의 'Star TV' 등의 해외 소프트웨어나 TV아사히의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각 수신자가 지닌 PC를 향한 인터넷 프로그램 등을 생각하고 있을 머독과 손정의씨의 'JSkyB'는 과연 시청자가 원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放送文化 '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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