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29호] 글로벌 미디어업체를 꿈꾸는 BBC의 변신 노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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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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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맞는 공영방송의 운명은 민영부문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BBC는 디지털시대의 생존을 위해 확장주의적인 영리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사업자로서의 BBC의 본성은 상업적 야망을 달성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사장인 John Birt는 BBC를 Murdoch이나 Eisner의 제국처럼 세계 곳곳에서 마주치는 글로벌 미디어업체로 바꾸어나가길 원하고 있다. Birt가 실패한다면, BBC는 국내 공영방송사로서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고, 전세계 TV시장에서도 뒤처지게 되며, 시청료에 대한 정치적 압력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시청료라는 안전한 보호막 속에 숨어 있기보다 적과 싸우기로 한 BBC의 결정은, 존재의 정당성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곳곳의 공영방송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Birt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은 BBC의 명성과 막대한 프로그램 자료, 능력있는 인재들이다. 그의 아이디어는 이 자산들을 개발해 BBC를 영국인의 삶에서 주도적 자리를 유지하게 하고, 미국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세계 문화에서 영국이 좀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여러 번의 실패 그러나 BBC가 최근 벌이고 있는 영리적 사업들은 성공적인 게 없어서 금세기 말까지 상업적 수익을 세배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BBC Children's Int'l의 운명은 잘못된 계획의 전형을 보여준다. 1990년에 BBC의 모든 어린이 관련 활동을 위한 전용부서로 시작해 깜짝 놀랄 만한 성공을 이루어냈다. 이 부문은 'Pingu', 'Wallace and Gromit' 등의 성공에 힘입어 출범 4년 만에 수입이 500만 달러에서 4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성공은 곧 벽에 부딪쳤다. 핵심간부가 떠났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추진력을 잃고, 균열하고 있다. "BBC는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데는 훌륭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일이 본궤도에 오르면 새로운 자원을 빠르게 보충해 주지 못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한 관련자는 지적했다. 혹시 BBC의 가입자 TV를 기억하는가? 전문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BBC1과 BBC2의 방송이 없는 밤시간에 내보낸다는 이 불운한 시도는 1990년대 초에 시작도 못하고 끝났다. 또는 1993년 말까지는 전세계에서 BBC 국제뉴스가 CNN과 경쟁하고 있을 것이라는 실현되지 않은 예측들은 어떤가? BBC와 같이 일해본 어떤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BBC는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묘사했다. "사실상 하나의 BBC란 없습니다. 민영부문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사람들은 조금이고 대부분은 결코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말할 수 없이 오만합니다." 다채널TV 시장에 도전 지난 몇 년 사이 BBC의 가장 큰 실수는 다채널TV 시장의 성장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제 BBC의 자체평가에 따르면 앞으로 10년내에 적어도 영국가정의 절반이 다채널 디지털 TV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채널의 급작스런 증가로 현재 43%인 BBC1과 BBC2의 시청자 점유율은 아마 1/3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영국의 컬러TV 보유가구들이 내고 있는 140달러의 시청료 징수가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현재 BBC수입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BBC는 6개의 아날로그 유료 채널을 내년 상반기에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업과 다른 사업에 자금을 대려는 노력은 정부의 차용제한으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BBC는 합작 파트너의 필요성을 느끼고 BSkyB 및 lextech와 협상해 온 것이다. (BSkyB는 Murdoch이 소유하고 있고, lextech는 Malone의 Tele-Communications Inc.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Flextech가 현재는 더 유망한 파트너다. 그 이유는 BBC가 BskyB가 도사린 사자굴에 들어갈 힘센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BBC의 한 직원이 자신들의 디지털프로그램 배급에 위성과 케이블과 지상파를 사용할 것이라 말하기는 했지만, 현실은 BSkyB를 주 배급자 및 가입관리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은 자신들의 나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BSkyB를 기쁘게 했다. 그러나 BBC는 Murdoch의 약빠른 팀이랑 협상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움츠러든다. TCI는 힘과 경험을 겸비하고 있다. Flextech의 몇몇 채널은 이미 Sky가 전송하고 있다. 그리고 TCI는 영국의 가장 큰 케이블 회사인 Telwest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유료채널을 전송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그리고 TCI와의 거래에는 다른 이익도 있다. 한가지는 미국에서 막강한 TCI의 케이블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BBC Worldwide는 미국시장에서 자체적인 채널을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이익은 BBC의 자료실을 주로 사용하는 상업채널인 UK Gold에게 면허를 준 그 조건으로 새로운 채널을 만들고 싶다는 BBC의 희망을 진전시킬 해법이다. 현재, 이 거래는 경쟁 서비스에 대한 BBC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Flextech는 BBC와는 달리 UK Gold의 다른 주주들에게서 사들일 능력이 있다. 세 번째의 이득은 Discovery와 새로운 국제적 채널에 대한 합작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TCI가 소유한 Discovery는 自然史 프로그램에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BBC는 자금을 투자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라이센스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이 거래들은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BBC의 가장 큰 자산은 세계적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자신의 이름(브랜드)이다. Malone이라는 이름은 영국에서의 Murdoch처럼 미국내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TCI 측의 위험은 BBC가 상업적인 결정을 빠르고 분별있게 해내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 점은 European TV Channel 사업을 합작 추진했던 Pearson이 이미 겪었던 문제이다. 변화하기 위한 노력들 민영부문으로부터 간부진을 영입한 것은 영리적 전략 수립에 대한 BBC 기대의 핵심일 것이다. 회장인 Bland와 사장인 Birt는 둘다 LWT 출신이고, BBC Worldwide를 이끄는 Bob Phillis는 Central TV, Carlton 등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BBC 내부에는 공공서비스기관이 다 그렇듯이 좋은 면으로건 나쁜 면으로건 태도나 기술이 굳어진 종신고용자들이 있다. 이런 사실이 무기력한 정신을 퍼트리는 반면 또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창조적인 기관'이라는 자만을 가지게 하고, 상업적 경쟁의 저급하고 지저분한 현실을 무시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Murdoch이 BBC의 아시아측 파트너인 Star TV를 사들였을 때, Murdoch은 북경 고위관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BBC 국제뉴스를 전송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BBC의 국제 뉴스 책임자에게 쓰디쓴 교훈을 주었다. BBC의 문제점은 파트너를 찾지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이다. 상업적 활동에 자금을 대기 위해 공공수입을 건드리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을 위한 자금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BBC는 자신들의 비싼 이름을 빌려준 모든 것에 대해 편집권을 지키려고 드는 것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금년 여름에 Birt는 BBC을 완전히 개조(restructuring)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개조의 가장 큰 원칙은 ITV처럼 방송과 제작을 분리시키는 것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가장 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슈는 새로운 BBC Productions가 다른 민영TV 방송국을 위해서 상업적 기반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Birt는 BBC가 공영방송사업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BBC가 상업적으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적 본능'과 '자본조달능력'의 결여라는 심각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Economist '96. 9. 7./ Variety '9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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