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29호] 네덜란드 공영방송, 현체제 유지 결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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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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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공영방송의 개선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하자 네덜란드 방송인들은 초조한 가운데 이 위원회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위원장 Meinert Ververs는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폭넓은 변화'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7개월에 걸친 전문가들의 논의 결과는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참가 방송사들에게 더 효율적인 협력관계와 강력한 집행부를 요구하긴 했지만, 원칙적으로는 네덜란드 공영방송을 현재의 체제, 즉 독립적 방송사들이 집합된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3개의 상업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Holland Media Groep(HMG)의 사장 Huib Boermann은 위원회의 제안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없고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네덜란드방송공사(NOS)에는 7개의 비영리적인 방송공동체가 3개의 채널을 통해 방송을 하고 있다. 이 방송공동체들은 이웃 나라 독일처럼 지역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이념적 혹은 종교적으로 구분된다. 이들의 폭은 진보적인 VPRO로부터, 사회민주당적인 Vara, 개신교적인 NCRV, 가톨릭적인 KRO, 복음주의적인 EO 등에 이른다. 이 방송사들은 그들의 '회원수'에 비례해서 방송시간을 할당받고 있다. 즉 각 방송사가 발행하는 프로그램 잡지의 구독자수가 많을수록 그에 상응하게 방송시간도 많이 배당받게 되는 것이다. NOS의 방송사들은 1989년부터 룩셈부르크를 거점으로 방송하는 경쟁자의 출연으로 그 동안 누려오던 편한 처지가 위협받게 되었다. 1991년에는 네덜란드 의회가 매체법을 개정해서 네덜란드에도 상업방송이 허용되고 있다. 상업방송으로 인해 1995년까지 NOS 세 채널의 시청자 점유율은 45%까지 줄어들었고, 방송광고 시장점유율은 21%까지 하락했다. 이에 반해 상업방송은 전체 광고수입의 5분의 4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비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995년 NOS 방송사들 중 가장 인기가 있던 Veronica가 민영화되고 RTL4, RTL5와 함께 Holland Media Groep을 형성하자, 공영의 조직을 근본적으로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또 다시 높아졌다. 1995년 가을 NOS 방송사들은 방송허가를 5년 연장받았다. 이 기간 동안 공영방송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임무를 부여받았다. 네덜란드 정부도 이로써 2000년까지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한 새 방안을 마련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는 1995년 10월 이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Ververs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회는 상업 텔레비전 방송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NOS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를 규명하고, 이를 위한 공영방송의 새로운 구조를 제시할 임무를 받았다. 이 위원회가 영국의 BBC를 모델로 삼아 NOS의 규모를 국민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로 축소시키고, 민영화시키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 위원회의 연구보고서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제안하는 내용은 거의 없었다. 위원회가 제시한 방안에서 나타난 목표의 하나는 경비절감이다. 위원회의 계산에 의하면, 앞으로 몇 년간 NOS의 광고수입은 25%가 더 줄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시청료와 광고수입의 혼합재원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 잡지 판매부수로 방송시간을 배정하는 방식은 더 이상 적용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미 정부는 각 방송사에게 주어진 프로그램 잡지 독점판매권을 1997년부터는 폐지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방송시간 할당방식으로 기묘한 방법을 고안했다. 시청자들이 4년에 한번 투표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방송사를 고르고, 그 결과에 따라 방송시간을 배정한다는 것이다. 이 투표에서는 10%의 문턱을 통해 알곡과 쭉정이를 골라내도록 되어 있다. 즉 10% 미만의 표를 받은 방송사는 방송 시간을 배정받지 못하고 4년간 대기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송사가 1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에는 다음 선거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정당들은 이 안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다. 사민당은 시청자의 지지를 얻기 위한 '선거전'으로 공영의 인기위주 편성경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집권당과 언론인 협회를 비롯해 야당인 기민당도 선거 때문에 프로그램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며 위원회가 제시한 내용에 실망을 나타냈다. 위원회는 이에 반해 몇 개의 NOS 방송사들이 선거가 무서워 합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공영방송계가 보다 꽉 짜인 형태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네덜란드 의회는 위원회의 제안을 올 가을에 다룰 예정이다. Ververs는 새로운 매체법이 마련되기까지는 적어도 3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이 위원회의 보고는 네덜란드 공영방송의 구조에 대한 논의의 시작에 불과하다. [Frankfurt Rundschau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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