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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VF 2007 결산, 상반기 아시아 방송 한류 ‘흐림’
상 반기 아시아권 최대의 방송콘텐츠 마켓인 상하이 TV 페스티벌이 지난 6월 15일 막을 내렸다. 1986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상하이 견본시는 영화제, TV프로그램전시회 및 기술장비전시회가 병행 개최되는 중국 최대의 국제견본시다. 국내업체의 경우 ‘99년 첫 참가를 시작으로 지난해(’06, 18개업체 60여명)까지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견본시인 MIPTV에 버금가는 수출계약실적을 올려 관심과 참여 열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KBI가 주축이 되어 마련한 한국공동관을 중심으로 지상파방송 4사, 독립제작사, 케이블TV방송사 등 26개 방송사 및 기관에서 100여명이 참가하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단일 국가공동관으로서도 최대 규모다. 그러나 참가 규모에 비해 잠정 집계된 수출 상담액수는 지난 해 970만 불의 3분의 1수준인 670만 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 상하이 국제견본시 한국공동관내 독립부스 및 공동부스
우리 업체들이 상해 마켓에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TV한류가 아시아 지역에 조성된 하나의 문화 트렌드이고 그에 따라 방송 프로그램 유통 루트인 마켓 참가가 매우 중요한 네트워킹 및 비즈니스 창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상해 마켓은 동 견본시 기간 중에 아시아권 경쟁 견본시가 부재하다는 점, 한국에서의 비행시간이 2시간 내외로 지리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중화권 및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변방권 국가들의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류 스타 팬 미팅 통해 스타 위력 실감
KBI 는 한국공동관 운영 외에도 행사 시작일인 6월 12일을 ‘한국의 날’로 정하고 각종 부대행사를 진행했다. 한류 스타인 장나라와 ‘궁’의 중국 방영을 계기로 새로운 한류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훈을 한국드라마 홍보대사로 위촉, 팬 미팅과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아시아 주요 바이어들의 네트워킹 리셉션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밖에 각종 한국 방송영상물 소개 책자와 홍보 영상물을 배포하고,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방송영상물견본시인 제7회 BCWW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행사장을 찾은 전 세계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12일 한국공동관 부스의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한류스타 팬-미팅 및 기자회견’은 성황리에 진행됐다. 당초 우려와 달리 행사장은 행사시작 30분전부터 몰려든 40여개 이상의 각종 현지 언론매체와 500여명의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포토라인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팬들의 열성과 환호가 빗발치는 등 한류 스타의 위력이 여전함을 증명했다.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훈은 이밖에도 14일 ‘연애병법’이란 공동제작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견본시에서 가져 현지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15일에는 본인이 출연한 드라마 ’궁‘이 상해 페스티벌 부대행사인 매그놀리아 상 해외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 상하이 TV페스티벌서 한국 드라마 홍보대사에 위촉된 장나라·김정훈 및 몰려든 팬들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위력을 지속시키는 스타의 위력을 실감하는 기회가 되었다. 전시장을 하루종일 들썩이게 만들었던 두 한류 스타의 방문은 한국 프로그램 구매자가 아니거나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기존의 바이어에게는 팬들의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는 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저녁만찬과 함께 이어진 아시아 네트워킹의 밤 행사는 홍보대사에 위촉된 두 한류 스타와 STVF 조직위원회 첸 량 위원장, 진흥원 유균 원장, 문화부 우상일 방송광고과 팀장 등 관계자와 국내 프로그램 판매자와 해외 바이어 등 100여명이 참석해 한국 방송프로그램 스크리닝쇼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처럼 프로그램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인적네트워크 형성과 한류스타 홍보를 통한 스타 프로모션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강력한 프로모션 수단이다. 따라서 이러한 종합적 프로모션은 가능하다면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스타나 기획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느낀 아시아권 한류 동향은 ‘흐림’
한편으로 4일 동안 계속된 전시기간 중 느낀 드라마 중심의 아시아 지역 한류 동향과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아 보였다. 지난 해 상해 견본시 이후 업계 일선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한류의 위기론과 침체설은 여전했으며, 이에 대한 개선책 역시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좀 섣부른 판단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있지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실적 정황이 있기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일본 = 드라마 경쟁력 저하로 단가 하락 우선 판매액 기준으로 한국 프로그램 전체 해외유통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의 경우 한국 드라마 판매단가 폭이 대폭 커졌다. 우수한 콘텐츠의 경우 평균단가는 전년대비 10%이상 상승하였으나, 일부 경쟁력이 낮은 드라마의 경우 20%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는 유통 총량의 답보 상태로 이어져 지난 해 후반부터 금년 상반기에는 5% 내외의 성장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30~40% 정도의 가파른 신장세를 이어온 것을 생각하면 실질적으론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비디오나 DVD 등 부가영상시장이 발달된 일본시장의 특성을 감안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듯하다.
대 만 = 시청률 연동제 도입 움직임 대만의 경우 중화권 진출을 위한 1차 검증시장이라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전략적 상시적 접근이 필요한 시장이지만 금년 상반기 상황은 다소 냉소적이다. 지난 해 중반까지 경쟁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구매, 방영했던 메이저 방송사들은 금년 들어 선택적 구매와 제한적 구매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내 시청률이 높고 지명도 높은 스타가 출연한 프로그램이라도 대만 시청자의 기호와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구매를 기피하고 있으며, 실질적 구매 총량도 전년 동기간 대비 5~20% 정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도 지난해까지 평균 시청률이 1.5~2%를 상회했으나, 금년 들어 1%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만에서의 판매량 침체현상에는 이외에도 △2005~2006년 사이 지나치게 높아진 프로그램 판매단가 △대만내 자체제작 비율의 증가 △고가의 한류스타 프로모션 비용에 따른 방송사 등의 반감 △ 자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시장 위축 등의 요인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방송사들은 시청률 연동제를 도입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즉, 기본가격에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현지 방영 시청률에 따라 추가로 대금을 지불하는 구매방식이다.
중 국 = 유통 불균형에 대한 강한 거부감 여전 중국 시장내 유통환경은 전년 동기간 대비 큰 변화는 없지만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엄격한 심의규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심의 통과 편수는 줄었지만 중국 현지에서 한국 드라마가 재방송을 통해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체제의 차이라는 특수성외에도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중국정부 및 현지 업계의 전략적 요구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마디로 규제정책을 앞세워 유통 불균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부감과 반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공동제작의 강화, 스타와 제작자 교류 등을 통한 우회 진출, 방송영상물 상호 교류 등의 전략적 제스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류(韓流)가 없다고 하고, 한류는 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는 중에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한 번쯤 돌아보는 자세라 할 것이다. 우려와 걱정을 쏟아 내면서도 아울러 한편에서는 생산적인 대안도 만들어야 한다.
한국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이 한류라는 문화 트렌드로 해외 각국에서 각인되어 문화도 발전하고, 경제도 부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다음 마켓을 준비하는 가운데 기원해본다.
● 박병형 / 글로벌마케팅팀 (edward@kb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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