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영국의 공영 방송사인 BBC가 자사의 방송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BBC는 이 를 위해 ''iPlayer'' 서비스를 7월 27일부터 베타 형식으로 공식 출범시켰다. iPlayer는 지난 방송 프로그 램을 스트리밍 방식이 아닌 PC 다운로드를 통해 시청할 수 있게 했으며, 현재 인기 드라마 ''East Enders''와 ''Doctor Who'', 다큐멘터리 ''Planet Earth'' 등 전체 방송시간의 약 60~70%에 달하는 약 400 시간 분량의 BBC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News Plus]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BBC 웹사이트(www.bbc.co.uk/iplayer)를 통해 iPlayer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무료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사용자 컴퓨터의 위치를 찾아내는 트래킹 기 술이 적용되어 iPlay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iPlayer에서 다운로드한 방송 프로그램은 시청 후 바로 삭제되거나 다운로드 후 30일이 지난 시점에서 자동으로 폐기된다. 무단 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적인 대비책도 마련되어 있다.
현재 iPlayer 서비스는 영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BBC의 해외 콘텐츠 판매 법인인 BBC Worldwide 는 서비스 제공 지역을 미국과 호주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현재 마으크로 소프트의 윈도 XP 운영체제(OS)에서만 구동되는 한계를 넘어 조만간 Mac이나 Linux 등 다른 OS 사 용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본격 개시되기도 전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OS 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EU집행위원회에 청 원서를 넣기로 한 것은 iPlayer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BBC는 올 가 을부터 Mac을 통해서도 iPlayer 서비스가 구동되도록 하고 그 뒤를 이어 윈도 Vista와 모바일 단말기 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 BBC의 미래 전략, 키워드는 ''개방''
''주문형 무료 인터넷TV 서비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 iPlayer 서비스는 지난해 7월 공개된 BBC의 미 래전략 비전과 새로운 방송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한 Mark Thompson 이사장의 약속이 구현된 결과물 이다. BBC는 디지털 시대의 사용자들이 BBC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을 새 시대의 ''사명''으로 설정하 고, 이를 위해 자사의 주문형 무료 인터넷TV 서비스를 가능한 많은 플랫폼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다양 한 분야의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BBC 콘텐츠를 전방위로 배포하려는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BBC는 이런 계획을 단독으로 실현할 수는 없다고 판단 아래 MS와 IBM 같은 거대 IT 기업, 다양한 네 트워크 업체, 인터넷 접속 사업자,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 과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MySpace, Bebo, Facebook, AOL, Yahoo, MSN 등 몇몇 인터넷 업체들 과 접속해 BBC의 방송 클립을 타 업체 사이트에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 이다. BBC는 또한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업체 YouTube에도 ''Big Cat Diary''와 1970년대 시트콤인 ''Some Mothers Do ''Ave''Em''등을 링크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결정 한 바 있다.
BBC는 iPlayer 서비스를 모바일 분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은 물론 휴대폰과 PMP 같은 모 바일 단말기를 통해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시청료를 부담하는 국민들이 BBC의 콘텐츠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우해서는 가능한 모든 플 랫폼과 단말기를 통해 BBC iPlayer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BBC 경영진의 의지이다.
다른 방송사들도 인터넷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CBS 는 지난 4월부터 토크쇼인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 등 일부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 고 있다. 영국 내에서 BBC와 경쟁 관계에 있는 ITV, Channel4, Sky 등도 이미 비슷한 종류의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소수 에 불과하며, BBC의 방대한 방송 콘텐츠 규모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BBC 2.0의 구현을 위해
BBC는 지난 4월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MIPTV의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Distribue or Die"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위성, 케이블, 디지털 지상파, IPTV, 모바일, UHF 아날로그 방송을 막론하고 가능한 모든 플 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의 생존전략임을 강조한 바 있다. 콘텐츠 서비스 시장이 ''하 이브리드'' 환경으로 변모하면서 방송사들도 기존의 지위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었다.
BBC는 iPlayer 서비스를 앞두고 시청자들의 라으피스타일에서부터 방송 콘텐츠 활용 양식에 이르기까 지 광범위한 연구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방송의 제작과 송출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광범위한 미디어 플 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2006년 6월 Thompson 이사장이 주창한 ''창조적인 미 래''(Creative Future) 비전과도 연계되는 것으로, BBC는 이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공 개하는 것과 더불어 자사가 보유 중인 막대한 콘텐츠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자유로운 검색과 활 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 아카이브는 2006년 시범 서비스를 통해 약 500개의 동영상 클립, 방송 프로그램, 오디오 트랙, 이미지 등이 공개 되었으며, 올 여름부터는 1,000시간 분량의 콘텐츠가 제공되는 6개월간의 제2차 시 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BBC의 뉴미디어 및 테크놀로지 담당 이사인 Ashley Highfield에 따르면, 전체 아카이브의 규모는 총 100만 시간 분량의 TV와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을 정도이다. BBC는 기존에 보유 중인 방 송 프로그램 콘텐츠에 웹2.0의 시대 정신을 결합해 새로운 미디어의 전범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을 이 렇게 실천하고 있다.
[View Point]
BBC의 iPlayer 서비스는 주문형 서비스라는 기존의 틀에 ''무료 개방''과 ''다운로드 허용''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추가했다. 또한 방송사의 폐쇄성을 넘어서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배포''하는 개방화 전략 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방송사는 더 많은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고 시청자는 자신 이 원하는 곳, 원하는 시간, 원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BBC의 지향점은 단순히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미디어 기업들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소비자와 공유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콘텐츠를 자유롭게 찾고 활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단 계들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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