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wn Castle International의 자회사인 Modeo가 결국 뉴욕시 일대의 방송용 네트워크를 폐쇄, 실시간 모바일 TV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다 할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다. Modeo의 입장에서는 관련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내 메이저급 이통사들의 호응이 절실했지만, 한때 제휴 후보로 거론되던 Verizon Wireless는 일찌감치 Qualcomm의 MediaFlo로 돌아섰고,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AT&T마저 올해 초에 같은 경쟁사로 넘어가버렸다. Verizon은 이미 MediaFlo의 8개 채널을 미국 내 32개 지역에 출시한 상태고, AT&T는 올 가을쯤 라이브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다른 미국 이통사인 Sprint Nextel은 기존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반의 MobiTV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Modeo 측은 노트북이나 iPods 등의 여타 휴대용 플랫폼에 대한 TV 방송 사업이 아직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4대 이통사 가운데 3개사를 이미 경쟁업체들에 내준 상황이니, 무엇을 하든 시장 확보에는 한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Modeo의 모바일 TV용 주파수는 투자회사인 Telecom Ventures와 Columbia Capital에 향후 6년간 연 1,300만 달러에 임대될 예정이며, 이들은 추후 1억 3,000만 달러에 그 주파수를 매입할지 아니면 임대 계약을 갱신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원래 해당 라이선스를 1,300만 달러에 매입했던 Crown Castle 측은 이번 임대계약에 대해 “대단히 큰 성과”라는 입장이지만, 정작 Modeo의 뉴욕 네트워크 구축과 시범서비스 등에 얼마를 투입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Modeo가 빠졌다고는 해도 미국 모바일 TV 시장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휴대전화의 작디작은 화면으로 TV 프로그램을 본다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조악하기 그지없는 UGC 콘텐츠도 인기를 얻는 마당이니 모바일 TV 역시 나름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낙관론 또한 존재한다.
시장조사업체 Telephi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 가입자 수는 3월 말 기준 84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은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3.5%에 불과한 규모고, 모바일 TV 시청자 수는 이들 중에서도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빠질 수 없는 문제는 바로 요금의 ‘적정고도’다. 라이브 채널을 갖춘 모바일 TV 서비스의 월 요금은 통상 10~20 달러로 짤막한 비디오 클립 위주의 서비스에 비해 훨씬 높다. Telephia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1/4분기에만 모바일 TV 관련 매출이 1억 4,600만 달러에 달해 모바일 게임 부문의 1억 6,800만 달러를 넘보고 있다는 분석도 전해왔다.
하지만 MediaFlo처럼 별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업체가 이만한 매출로 관련 비용을 회수하기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n-Stat은 Qualcomm이 Verizon과 AT&T를 통해 올해 안에 유치 가능한 MediaFlo 가입자 수를 최대 30만 명 가량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한 사람 당 10 달러(Verizon 현행 요금의 2/3)가 떨어진다고 가정할 때, 30만 명이 1년 동안 쉬지 않고 결제해도 연매출은 고작 3,600만 달러 남짓이다.
반면 Qualcomm은 전국망 네트워크 구축에만 무려 8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고, 지난 2/4분기 동안 겨우 32개 지역에 대한 MediaFlo 서비스 운영비로 9,5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모바일 TV 전용 네트워크를 설립할 경우, 폭발적인 가입자 급증이 없는 한 비용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모바일 TV를 위해 돈을 낼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In-Stat이 미국 내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6월 설문에서, 무료 모바일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응답자는 전체의 35%에 달한 반면 월요금 15 달러 가량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전체의 7%에도 미치지 못했다.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요금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사업모델이 비용회수에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MobiTV의 경우는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일단 기존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그대로 사용하든 덕에 인프라 비용이 따로 들지 않고 커버리지 확보 또한 쉽다. 따라서 이통사와 가입자 모두에게 비교적 저렴한 대안일 수 있는 셈이다. 지원 휴대단말이 175종으로 상대적으로 다양한 점도 유리한 요소인데, Verizon Wireless이 지금까지 출시한 MediaFlo 전용 단말기는 겨우 두 종에 불과하다.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시청자가 갑자기 몰릴 경우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는 취약성이 단점이지만, 많은 채널을 출시 가능한 강점 또한 지니고 있다. 이런 방식을 채택한 또 다른 업체인 Mywaves는 Alltel을 통해 지난 12월 서비스를 출시했고 현재 수천 종의 주제별 채널을 두고 있다. 가입자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하루에만 2만 5,000 명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어 MediaFlo에 비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언이다. 서비스 요금 또한 월 3.99 달러로 훨씬 저렴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의 변수는 이들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비디오 부문의 업체들 또한 모바일 TV 시장의 가능성을 재고 있는데, 일례로 YouTube는 지난해 Verizon Wireless와 Vcast 관련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AT&T와도 iPhone 관련 제휴를 맺었다. 그리고 7월에는 LG와 공동으로 UGC 동영상 지원형 휴대단말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아울러 내년도 FCC 주파수 경매의 결과 여하에 따라 또 다른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Google이 사업권을 따낸다면 YouTube의 동영상을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미국 4대 이통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T-Mobile USA는 Hiwire와 공동으로 모바일 TV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Hiwire 측은 ‘단순히 수요 파악과 사업모델 구상을 위한 실험일 뿐’이라며, 아직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 이 글은 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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