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가 못 한일, HBO가 해내다
- 애플 아이튠스를 중심으로 온라인 비디오시장은 획일적인 가격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음. 애플은 TV 프로그램 가격을 편당 1.99달러로 통일해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음.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는 애플의 이 같은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하기도 했음
- NBC의 경우 2007년 하반기에 애플과 편당 가격을 놓고 ''가격 차등화'' 협상을 벌이다 결국 무산돼 아이 튠스에서 NBC의 모든 TV 프로그램을 철수한 바 있음. 반면 2008년 5월 미국의 대표 유료 케이블채널 HBO 는 가격 차별화 전략을 관철하며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에 자사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협약을 체결함
- 그간 자사 주문형(On Demand) 서비스 가입자에게만 온라인콘텐츠를 제공해온 HBO의 아이튠스 입점은 온라인 비디오시장 활성화에 상당한 호재로 평가됨. 천편일률적인 가격정책에서 프로그램 시간과 방영 시기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됨
※ 가격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아이튠스 스토어에 진출한 HBO
- 그동안 애플은 아이튠스에서 제공하는 TV 프로그램 가격을 편당 1.99달러로 통일하면서 콘텐츠공급자 들의 반발을 샀음. 하지만 이번 HBO와의 협상으로 그간 고수해오던 가격정책이 무너졌고 앞으로 이로 인해 온라인 비디오시장이 어떻게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됨
□ 무엇이 아이튠스의 무릎을 꿇게 했나?
- 애플 아이튠스는 세계 온라인 다운로드시장을 선도하며, 콘텐츠와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었으나 이번 비디오시장의 전략 수정으로 시장구도 재편이 불가피하게 되었음. 아이튠스의 전략수정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됨
① 온라인 음악시장에 비해 유독 고전하는 비디오시장의 압박
- 애플은 아이튠스 음악 서비스가 600만곡이 넘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원스톱 상점으로 인기를 끌어온 반면 비디오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전략수정의 압박을 받아오고 있었음
- 따라서 온라인 비디오시장의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방향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계속되는 콘텐츠사업자의 압박에 애플이 수긍하게 된 상황임
② 협상력의 주도권을 콘텐츠사업자가 쥐다
- 애플은 디바이스 벤더로 아이튠스의 가격을 책정할 수는 있지만 콘텐츠를 제공받는 입장에서 콘텐츠에 대한 가격은 콘텐츠사업자에게 1차적인 권한이 있기 마련임. 하지만 그간 애플은 아이튠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에 획일적인 가격체계로 저렴하게 유지해왔음. 실제로 애플은 99센트짜리 판매 체제를 확립하였고, TV 프로그램과 뮤직비디오는 1.99달러, 영화는 9.99에서 14.99달러에 제공해왔음
- 이에 콘텐츠사업자들은 아이튠스에 공급을 중단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이튠 스 비디오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됨. 이를 계기로 콘텐츠사업자가 협상의 주도권을 얻게 되었고 HBO와 같은 사례가 생겨남
③ 시장경제의 논리에 순응하다
- 가격 획일화는 차별화된 전략보다 저렴하게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반면, 한정된 콘텐츠를 즐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음. 즉, 애플이 가격을 통제하면 콘텐츠공급자들이 그 가격에 준하는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원리임
-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로 인해 애플은 가격정책을 풀 수밖에 없었고, 소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음. 물론 콘텐츠사업자의 콘텐츠 차별화에 대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임
□ 향후 온라인 비디오시장의 방향은?
- 애플 아이튠스의 태도변화는 온라인 비디오 시장판도의 변화까지 동반할 것으로 예상됨. 실제로 이번 BHO협상을 계기로 여타 방송사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이미 NBC가 영국 아이튠스 스토어에 콘텐츠 공급을 재개하고 있음. 과거 프로그램은 1.10 파운드에, 최신 프로그램은 1.89 파운드에 공급 중에 있음. 이러한 현상으로 미루어보아 머지않아 미국에도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 물론 이 같은 가격 차별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체감 소비 물가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됨. 이번 HBO의 협상으로 제공되는 유명 HBO 드라마, 예컨대, 소프라노스와 데드우드, 로마 등을 편당 2.99달러에 판매 하기로 함. 이에 소비자들은 이 1달러의 차이가 다른 제작사들의 동반 가격상승을 불러올 것이라며 불매 운동까지 벌이기도 한바 있음. 하지만 앞이 드라마들은 1시간짜리 드라마임. 반면 HBO는 ''파이트오브콩코 드''와 ''섹스앤더시티''와 같은 30분짜리 드라마는 통상적인 1.99달러에 제공하면서 공정한 가격체계임을 홍보하고 있음
- HBO는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시간에 맞게 조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됨. 물론 현재 아이튠스에 서는 1시간짜리인 PBS의 NOVA를 4.99달러에 제공하기도 해 이번 HBO의 가격 차별화는 시간에 따른 적정 한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음. 실제로 아마존은 소프라노스와 데드우드, 로마 각 12편이 들어간 DVD 패키지를 60달러에 판매하고 있음. 이는 30분짜리 12편 내지 18편이 들어가는 HBO의 다른 드라마의 두 배 가격임. 다시 말해 100% 더 긴 드라마 가격을 50% 올린 것임
-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처럼 자율적인 가격전략이 활성화될 경우 현재 점점 짧아지는 홀드백 시스템이 붕괴돼 극장에서 상영되는 도중 온라인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임. 극장에서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온 라인에서 제공될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임. 이러한 경우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됨
- 결론적으로 이번 HBO의 가격 차별화 전략은 소비자에겐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담고 있음. 가격 체계에 대한 애플의 유연한 태도 변화로 보다 많은 영상콘텐츠를 아이튠스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콘텐츠공급자의 요청에 따라 일정 부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임
- 하지만 애플이 모든 가격을 통제하던 때와 달리 콘텐츠공급자들이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기대되고 있음
Suggestion point ▶ 애플에 의해 고정되었던 가격이 HBO와의 협상으로 풀리면서 온라인 비디오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함 ▶ 애플은 비디오 시장의 고전과 시장경제 논리의 압박 등에 못 이겨 가격 차별화를 승낙했으며, 이에 소비자는 일정부분 콘텐츠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진 반면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림 ▶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격 차별화 전략이 세계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 어떤 패러다임을 몰고 올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임
[참고자료] Baltimore Sun, United States(2008. 5. 14). Apple overcomes its habitual stubbornness in HBO-iTunes deal. [on-line] Available : http://weblogs.baltimoresun.com/business/appleaday/blog/2008/05/apple_overcomes_its_habitual_s.html PC World(2008. 5. 19). HBO Deal May Signal Pricing Policy Shift for ITunes. [on-line] Available : http://www.pcworld.com/article/id,146072-c,internetnetworking/article.html Wall Street Journal(2008. 5. 12). HBO Reaches Deal To Distribute Shows on iTunes. [on-line] Available : http://online.wsj.com/article/SB121063993074286989. Washington Post, United States(2008. 5. 12). HBO's Finally Seen It: Coming To iTunes With Tiered Or Differential Pricing: Report. [on-line] Available :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8/05/12/AR20080512012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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