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산업으로서의 세계 패션산업 현황과 전망 ■
하윤금(KOCCA 통계정보팀 수석연구원)
1. 창조산업으로서의 패션산업의 분류와 정의
현재 세계 각국은 패션산업을 창조산업의 한 분야로 채택하여 전략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패션산업을 창조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관련 국제기구는 유럽연합(EU),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등이며, 해외국가는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이다.
패션산업(fashion industry)은 업계나 학계에 명확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패션산업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다른데, 우리나라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의하면 업스트림(up-stream)의 섬유산업(textile industry), 미들스트림(middle-stream)의 의류산업(apparel industry1)), 다운스트림(down-stream)의 섬유와 의류의 도매, 소매 유통업으로 나누고 있다. 일반적으로 패션산업은 미들스트림의 의류산업 부분과 다운스트림의 의류산업 도, 소매 유통 부분만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패션산업을 가치사슬 상에서 살펴보면 의류의 디자인, 제조, 유통, 기타(마케팅, 광고, 법, 금융, 회계, 교육, 미디어 등)의 산업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문화부에서는 패션산업을 의류산업 중 패션 디자인 부분을 중심으로 한 ‘디자이너 패션’(designer fashion) 산업만을 정책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DCMS)와 동일한 관점으로, “창의성과 독창성을 활용하여 기획한 독립적인 상표의 컬렉션으로 국제적인 명성이나 브랜드를 가진 유명 디자이너들에서부터 유행의 최첨단을 알리는 신인 디자이너까지 포함”2)하는 산업으로 규정된다. 즉 이것은 창조성이 발현되는 의복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의류산업을 대상으로 패션산업의 범위를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패션산업의 협소한 정의는 영국 자체 내에서도 관련 업계에 반발을 불러일으켜 영역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3) 이는 패션산업의 최근 트렌드가 가치사슬 상의 디자인, 제조, 유통, 기타산업 사이의 혁신을 통해 창조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과 시장의 글로벌화, 디지털화에 있기 때문에 패션산업 관련 창조산업 정책은 이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서는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패션산업의 폭넓은 의미를 받아들여 전체 패션의류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부분의 소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장 규모, 수출입 동향 등을 살펴보고, 최근의 트렌드인 글로벌화와 디지털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일반적으로 의류(apparel)산업은 의복(clothing)산업과 악세사리(accessories)산업을 포함한다.
2) DTI(2003), A STUDY OF THE UK DESIGNER FASHION SECTOR, The Malcolm Newbery Consulting Company, p.5
3) British Fashion Council(2011), The value of UK fashion industry. (cf. “The UK fashion industry: more than just “designer fashion”)
2. 세계 패션산업의 규모
패션산업으로서의 의류(apparel)산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산업 중의 하나다. 세계 전체 소비재 매출 중에서 가장 큰 산업이 식품산업으로 2.2조 달러이고, 다음이 의류산업으로 1.7조 달러이며, IT 제품의 7,780억 달러 보다 약 2.2배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표 1] 세계 소비재산업 분야별 매출액(2011년, $)
※ 출처: Euromonitor International(2012)
3. 세계 패션산업 소매(retail)시장
세계 패션산업의 유통부분에서 소매시장의 가치는 2012년 12만 4,930억 달러(한화 약 1,374조 원4))에 달하며, 성장률은 전년대비 3.1%를 기록했다. 2008-2012년 동안 여러 경제 악재로 2.8%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2012-2017년 동안은 4.8%의 다소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표 2] 2008-2017년 세계 패션(의류) 소매시장 규모 변화
※ 출처: MarektLine5)(2013), <Global Apparel Retail>
[표 3] 2012년 세계의류소매시장 국가별 비율
※ 출처: MarektLine(2013), <Global Apparel Retail>
2012년 세계 패션산업의 소매시장의 지역별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35.3%), 유럽 (34.4%), 아시아-태평양(27.1%), 중동-아프리카(3.3%)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시장의 경우, 2012년 4,297억 달러로 약 1.3%의 성장을 보였으며,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같은 기간 3,381억 달러로 약 3.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그리고 유럽은 2017년까지 약 4,936억 달러로 2.8%의 평균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아시아태평양시장은 약 4,447억 달러로 평균 5.8%의 평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 4] 2012년 세계의류소매시장 내 항목별 비율
※ 출처: MarektLine(2013)
세계 의류 소매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은 여성의류로 2012년 기준 6,339억 달러로 50.7%를 차지하였고, 남성의류는 4,036억 달러로 약 32.3%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세계 패션산업 소비시장 규모
현재 세계 패션산업의 소비를 살펴보면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시장은 2010년 20% 점유율을 차지하나 2000-2020년 까지 평균 8%대로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반면,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의 점유율은 55%이나 평균 2%대의 낮은 증가율 보이고 있다. 이를 가구당 소비지출을 통해 살펴보면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세계적으로 소비가 가장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시장은 러시아, 남아공, 폴란드, 뉴질랜드, 터키, 룩셈부르크, 우리나라 등으로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이 크지 않은 중진국들이고, 소비율이 낮은 나라는 위기로부터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독일 등이며, 반면 유럽 금융위기의 당사국인 그리스, 그리고 동유럽 국가들은 계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표 5] 지역별 세계 패션 소비시장 점유율 (단위: USD, 십억)
※ 출처: ITMF(2012), Hanoi Conference
[표 6] 2008-2012년 OECD 국가의 1가구당 의류6) 소비 지출변화
※ 출처: OECD (2011)
4) 기준가 달러당 1,100원.
5) MarketLine은 시장규모와 가치를 예측하는데 있어, 여성,남성,아동 의류 및 속옷과 악세사리를 포함시켰으며, 소비판매가
(Retail Selling Prices, RSP)를 가지고 측정하였으며 부과된 세금 모두를 포함하였다고 밝혔다.
5. 세계 패션산업 수출입 시장
세계 주요국의 패션산업 수출입 규모를 살펴보면 우선 상위 수출 15개국에는 중국, 유럽연합, 홍콩, 방글라데시, 인도, 터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등의 나라가 있고, 상위 수입 15개국에는 유럽연합, 미국, 일본, 홍콩, 캐나다, 러시아, 스위스, 대한민국, 호주, 중국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 상위 15개국에는 들어있지 않으나 수입 상위 15개국에는 8위로 나타나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나라로 나타나고 있다.
[표 7] 세계 및 주요 국가 의류 수출,입 규모
6) 의류에는 신발 포함.
6. 세계 패션산업의 트렌드
1) 디지털 유통 시장의 확대 세계 패션산업에서 디지털 유통의 비중은 선진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패션산업의 2012년 소매 유통창구를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의류전문매장 (Apparel specialist Retailers, 50%)이고, 다음이 백화점 유통(Department Stores, 13%), 비슈퍼마켓 판매(Other non-grocery retailers, 10%), 슈퍼마켓 판매(grocery retailers, 7%), 기타(15%), 그리고 인터넷 판매(Internet retailing, 5%)로 나타난다
[그림 1] 글로벌 패션(의류) 유통창구 비중
※ 출처: ITMF(2012), Hanoi Conference
세계 패션 소매 산업에서 디지털 유통은 선진국 (미국, EU, 동아시아 등)시장의 경우 2001년 전체시장의 약 1.0%에서 2011년 7.4%의 비중으로 확대되어 10년 동안 약 7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주요국의 패션관련 온라인 쇼핑몰은 2012년 10%이상 성장하여 소매유통에서 가장 급속히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만의 P@yeasy 社는 13.3%, 영국의 ASOS 社는 13.0%, 독일 OTTO 社는 12.6%, 덴마크의 Bestseller 社는 10.0%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IAF(2013)는 2020년 패션의류산업의 소매유통의 20-50%는 디지털판매로 이루어지고, B2B가 B2C의 10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 글로벌 유통 증가 선진국의 패션산업은 자국시장에서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률이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ITMF(2012)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2년 GUESS는 자국에서 9%, 해외에서 16%, A&F는 20%, 57%, Ralph Lauren 14%, 20% 등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림2] 미국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 성장률
※ 출처: ITMF(2012), Hanoi Conference
이처럼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의류산업은 글로벌화, 디지털화 되면서 창조산업으로서 혁신(innovation)적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디자인, 제조, 유통을 일체화한 SPA(Speciali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급성장,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유통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각국은 디자인, 트렌드 셋팅(trend-setting), 브랜딩(branding)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타 산업에의 파생효과와 국가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서도 패션산업의 진흥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아래에 원본 PDF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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