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동영상 기반 콘텐츠의 생산 및 이용량 증가 ■
강중구 (KOCCA 통계정보팀 주임연구원)
모바일 기기의 성능향상과 고속 무선 네트워크의 보급으로 인해 이미지/동영상 콘텐츠의 생산 및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근래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은 800만~1300만 화소에 이르는 고해상도 화질과 다양한 촬영 기능을 갖추고 있어, 상시 휴대성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동영상 촬영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파일을 각자의 기기에 저장해두고 감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양한 소셜 미디어가 빠르게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콘텐츠의 이용행태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냅챗(Snapchat)’, ‘바인(Vine)’ 등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는 한편 그 성장속도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떠오르는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그 예로 페이스북은 작년 4월 온라인 사진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Instagram)’을 10억 달러에 인수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CEO 교체 이후 재건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야후는 지난 5월 이미지 큐레이션 서비스 ‘텀블러(Tumblr)’를 11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바탕으로 OTT 동영상 서비스인 ‘훌루(Hulu)’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트위터는 6초짜리 동영상 공유 SNS로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바인(Vine)’을 지난해 말 인수하여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 앱을 출시했다.
[그림 1] 미국인의 소셜 미디어 이용 비율 비교 (2011년 vs 2012년)
※ 출처 : KPCB (2013), ‘Internet Trends‘
이와 같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것은 2011년 이후 이미지/동영상 기반 서비스의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이미지 기반 서비스가 두각을 나타낸 데 이어, 최근에는 바인을 필두로 한 동영상 SNS가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월 말 iOS를 통해 출시된 바인의 가입자수는 5개월만에 1,300만명을 넘었고, 6월초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6초짜리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바인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인스타그램은 15초 동영상 기능을 급히 추가하며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발표회장에 직접 나서서 “페이스북 모바일 전략에 인스타그램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야후의 CEO 마리사 마이어 역시 최근 공개석상에서 “향후 동영상 서비스로 전략의 중심축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등 동영상이 모바일 이용 경험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바인(Vine) [그림 3] 인스타그램(Instagram)
※ 출처 : Vine ※ 출처 : Instagram
이들과 더불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는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Snapchat)’이다. 10대와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앱의 특징은 상대방이 보낸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 지정된 시간(1~10초) 후 자동으로 삭제된다는 점이다. 이는 영구적 기록을 근간으로 하는 디지털 미디어의 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역설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시스템적으로 안도감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소통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2명의 스탠포드 학생에 의해 수업 과제로 제작된 이 간단한 메신저 앱은 애초 개발자조차 큰 확산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개발자의 사촌동생이 다니던 캘리포니아 지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널리 알려졌다. 작년 하반기 이후 엄청난 속도로 이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려 하루 2억 건에 달하는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챗은 최근 8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1억3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 2월의 기업평가액이 7천만 달러였었던 것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그림 4] 스냅챗 일일 이용량 추이 / 시간설정 화면
※ 출처 : KPCB (2013), ‘Internet Trends‘
유튜브 이용량의 상승추세 역시 모바일과 결합하며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2013년 3월 기준으로 7천만 명의 미국인이 유튜브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미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이다. 모바일 이용의 증가세에 힘입어 유튜브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지난 6개월간 무려 3배나 늘어나며 구글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2006년 구글이 유튜브를 16억 달러에 인수할 때만 해도 너무 비싼 값을 치뤘다는 평이 많았지만, 불과 7년 후인 2013년에만 50억 달러의 광고 매출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로 유튜브의 성장은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부상으로 인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동영상의 생산 및 이용량 증가 추이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저명한 IT산업 분석가인 메리 미커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개의 주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매일 5억 장 이상의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고, 1분마다 100시간 이상의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다.
[그림 5] 주요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되는 이미지 개수 (단위: 백만개/일) [그림 6] 유튜브 1분당 업로드 영상 추이 (단위: 시간)
※ 출처 : KPCB (2013), ‘Internet Trends‘ ※ 출처: KPCB (2013), ‘Internet Trends‘
이미지/동영상의 이용량 증가는 이러한 소셜 미디어와 더불어 OTT 서비스(인터넷으로 스포츠,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를 통해서도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는 작년 7월 말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푹(pooq)’이 올해 5월 18만 명의 유료 이용자를 확보하며 조기에 흑자 전환했고, SKTㆍKTㆍLG U+ 등 주요 통신 사업자들도 최근 모바일 IPTV 서비스 강화를 통해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모바일 IPTV는 LTE의 보급과 기존 IPTV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아프리카TV’와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도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특유의 BJ(Broadcasting Jockey) 시스템에 기반하여 이용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그간 강세를 보인게임 중계와 더불어,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 등으로 이용자수가 치솟으며 모바일앱의 다운로드가 1,800만건을 넘어섰고, UV(일 평균 이용자수)는 최근 16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웹을 포함한 동시시청자수는 최고 3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TvN, OCN 등 인기 케이블 채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림 7] 아프리카TV PC, 모바일 일이용자 추이 (단위: 만명) [그림 8] 아프리카TV 최고 동시시청자수 (단위: 만명)
※ 출처 : 아프리카TV, 유화증권 ※ 출처 : 아프리카TV, 유화증권
미국에서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거듭하며 컴캐스트, 타임워너와 같은 굴지의 케이블 사업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미국에서만 300만명의 신규가입자를 추가 확보하며 2,900만명의 유료가입자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최대 유료방송 채널인 HBO의 가입자수를 넘어선 것으로 의미가 크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1억 달러 제작비를 들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과 드림웍스와의 독점 공급 계약 등 자체 콘텐츠 강화를 통한 시청자 충성도 확보가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그 기반에는 노트북ㆍ태블릿PCㆍ스마트폰ㆍ애플TVㆍ엑스박스ㆍPS3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자 기반을 급격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2017년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66.5%를 동영상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또한 급격히 증가하여 2017년에는 월 11.2엑사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Cisco, 2013).
[그림 9] 데이터 유형별 모바일 트래픽 추이 (단위: 엑사바이트/1개월) [그림 10] 통신방식별 모바일 트래픽 추이 (단위: 엑사바이트/1개월)
※ 출처 : Cisco (2013), ‘Global Mobile Data Traffic Forecast Update, 2012-2017‘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고속 네트워크의 보급과 모바일기기의 성능 향상으로 인해 콘텐츠의 생산 및 이용 패턴이 이전과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은 콘텐츠 소비도구일 뿐만 아니라 생산도구로서도 기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많은 콘텐츠의 즉각적인 생산, 공유, 소비패턴이 가속화되고 있다. 고품질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며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주체가 대부분 미국 기업이라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이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메신저 서비스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SNS 분야에서는 바인이나 스냅챗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140자 미만의 단문 메시지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트위터가 6초짜리 동영상을 공유하는 바인과 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고자 시도하고 있고 페이스북이 이미지/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결합하는 것처럼, 국내 서비스 역시 새로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일반 기업으로서는 타깃형 광고, 동영상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다 가속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아래에 원본 PDF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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